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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선임기자

"분양가 4억 오르는데 전매제한 5년 늘어" 청약규제 역주행

분양가가 4억원 오르는데 팔지도 사지도 못하는 전매제한 기간이 5년 더 늘어난다. 정부가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 공공재개발로 짓는 아파트에서 벌어질 일이다. 앞서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명분으로 도입한 분양가상한제의 기대 효과와 반대로 강남 분양가가 오르고 전매제한이 강화된 터여서 잇단 분양가 상승과 규제 강화에 주택 수요자의 반발이 크다. 
  

[안장원의 부동산노트]
공공재개발 관련 법 국회 통과
분양가상한제 제외 인센티브
분양가 대폭 오를 전망인데
전매제한·거주의무 강화

정부가 지난해 5·6공급대책에서 도입키로 한 공공재개발이 1년 가까이 지나 본궤도에 오르며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4일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는 지난 1월 8곳을 시범사업 후보지로 선정한 데 이어 지난달 29일 16곳을 2차 후보지로 추가했다.
자료: 국토부

자료: 국토부

최장 10년 전매제한, 5년까지 거주의무 

  
공공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참여하는 새로운 사업방식이다. 용적률(사업부지 대비 지상 건축 연면적 비율) 상향 등 규제 완화 혜택을 받는 대신 조합원 몫을 제외한 물량의 절반을 공공임대로 짓는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로, 지난해 7월 본격 시행에 들어간 분양가상한제에서 제외한다. 일반분양분 분양가를 상한제 가격보다 더 높게 받을 수 있어 조합엔 이득이다.
 
하지만 일반 주택 수요자는 분양가 부담이 커진다. 여기다 전매제한 등 청약 규제가 까다로워져 시장이 어리둥절하다.
  
이번에 통과한 공공재개발 법은 공공재개발 일반분양분에 최장 10년간 전매제한을 강화하고 5년까지 거주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세부적인 전매제한·거주의무 기간을 정할 예정인데, 현행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기준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 전매제한 기간이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가 80% 미만이면 10년, 80~100% 8년 100% 초과 5년이다. 거주의무 기간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 이하일 경우 2~3년(80% 미만)이다.
 
현재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단지는 전매제한 기간이 3년이고 거주의무가 없다.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전매제한· 거주의무 기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전매제한· 거주의무 기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주변 시세 90%까지 HUG 분양가 올라
 
그런데 공공재개발 분양가가 대폭 오를 예정이어서 전매제한 등 강화의 이유가 설득려글 잃게 됐다. 법안은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공공재개발 일반분양분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지 않는 대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관리가격 수준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HUG가 분양가 관리를 현실화해 지난 2월 말부터 주변 시세의 85~90% 선까지 허용키로 하면서 분양가가 뛰고 있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서 2019년 5월 이후 3.3㎡당 2050만원에 묶여 있던 분양가가 지난달 2450만원으로 상승했다.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가 있는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에서 개정 HUG 기준에 따르면 분양가가 3.3㎡당 3600만원 정도까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본다. 주변 새 아파트 시세가 3.3㎡당 4200만원 정도다. 이전 HUG 기준으로 받을 수 있는 분양가가 3.3㎡당 2700만원대였다. HUG 기준 변경으로 분양가가 3.3㎡당 900만원 올라가는 셈이다. 30평대인 전용 84㎡ 기준으로 3억원가량이다.  
 
동작구에서 공공재개발로 받을 수 있는 분양가가 이전 3.3㎡당 2900만원 선에서 앞으로 4000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30평대 분양가 상승금액이 4억원이다. 흑석뉴타운 새 아파트 시세가 3.3㎡당 4800만원대까지 나간다.
 
공공재개발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85~90%이면 현행 분양가상한제 기준으론 8년 전매제한과 2년 거주의무 적용을 받게 된다. 전매제한 8년이면 입주 후 5년간 팔지 못한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40대 박모씨는 “분양가가 올라가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전매제한을 강화하고 거주의무까지 부여하는 게 앞뒤가 맞는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잖아도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정부 주장과 달리 분양가상한제로 분양가가 더 오르고 전매제한이 대폭 강화됐다. 
  
지난 1월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 단지(래미안원베일리)의 상한제 분양가가 앞선 HUG 가격보다 3.3㎡당 800만원가량 더 높은 3.3㎡당 5600만원대에 분양승인을 받았다. 전매제한 기간이 이전 3년에서 7년 더 길어진 10년으로 결정됐다.   
재개발 방식별 분양가와 시세.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재개발 방식별 분양가와 시세.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정부는 그동안 분양가 인하에 따른 청약과열을 막기 위한 조치로 전매제한과 거주의무를 강화했다. 지난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등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며 전매제한 기간을 3년에서 10년까지 연장하고 거주의무 기간을 새로 도입했다.  
 
2019년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하기로 했을 때 김현미 당시 국토부 장관은 국회에서 "(분양가 인하로) 최초 분양자에게 막대한 차익을 주지 않느냐는 걱정은 전매제한을 좀 더 길게 한다든가 해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월무 미드미네트웍스 대표는 “분양가가 오르는데도 전매제한을 늘리는 것은 과도한 규제로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조합) 방식이나 지난 2·4대책의 공공 직접시행 사업장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공공재개발보다 분양가가 훨씬 저렴할 전망이다. 특히 공공 직접시행은 용적률 상향으로 분양가가 더 내려간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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