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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감독 등용문’ 19년 아시아나단편영화제, 코로나·매각 악재에 올해 못 연다

지난해 10월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 극장에서 개막한 제18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AISFF) 공식 포스터. [사진 AISFF]

지난해 10월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 극장에서 개막한 제18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AISFF) 공식 포스터. [사진 AISFF]

‘명량’의 김한민, ‘보건교사 안은영’의 이경미 등을 배출한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가 19회째를 맞는 올해 개최할 수 없게 됐다. 2003년 국내 최초 국제단편영화제로 출범한 이래 영화제가 열리지 않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1회부터 후원해온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코로나19 등 악재가 겹쳤다.  
영화제 사무국은 3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등 여러 사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의 후원이 종료되어 영화제 개최를 이어나가지 못함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추후 새로운 모습으로 여러분과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다. 영화제 관계자는 “타 기업의 후원이 이어진다면 명칭을 변경하여 사업을 이어갈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선 일시 중단”이라고 했다. 그러나 후속 후원처가 없을 경우 “빠르면 연말 또는 내년 초에는 영화제가 청산된다”며 존속이 불투명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영화제 사무국은 현재로선 운영비 등의 이유로 4월까지만 유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해 19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아시아나항공 후원 종료 31일 공지
"올해 미개최…새 후원기업 찾는다"

 

신인 등용문 아시아나단편영화제의 19년

앞서 올해 20주년을 맞는 미쟝센단편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벌 등 그간 한국영화계의 신인감독 등용문으로 꼽혀온 장수 영화제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 속에 잇따라 중단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움츠려온 영화계는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특히 아시아나단편영화제는 한국에서 단편영화 인식이 미비하던 시절부터 국제경쟁영화제로 시작해 단편영화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내상영, 순회상영전 등을 통한 대안 배급 활성화, 사전 제작 지원을 통한 단편영화인 발굴‧지원 등의 성과도 냈다. 1‧2회 심사위원장을 맡은 배우 안성기가 3회부터 집행위원장을, 초대 집행위원장이었던 배우 손숙이 이사장을 맡아 지금껏 영화제를 이끌었다.  
2019년 제17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무대에 선 안성기 집행위원장. [사진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2019년 제17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무대에 선 안성기 집행위원장. [사진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박찬욱·김한민 심사위원장…한국영화 좌표 역할

단편영화는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기성 감독들의 관심도 높았다. 2014년 제12회 아시아나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은 “현재 활동 중인 영화감독 중엔 단편영화를 가장 많이 찍는 감독이 나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018년 제16회 영화제 심사위원장 김한민 감독은 “저도 단편영화를 만든 경험이 영화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제10회 아시아나영화제를 기념해 만든 단편 연출 데뷔작 ‘주리(JURY)’는 이후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아시아나단편영화제 안성기 집행위원장

안성기 집행위원장은 31일“단편이 잘 돼야 장편도 잘 된다고 생각하는데 아시아나영화제가 우리나라 단편 수준이 어디까지 와있는지 보여주는 좌표 역할을 해왔다”면서 “2회 때 중국 지아장커 감독이 심사위원으로 왔을 땐 세계 단편과 우리네 단편 격차가 심했는데 지금은 거의 대등한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이어 “최근엔 1년에 5000편 이상 출품작 신청이 들어왔다”면서 “좋은 데(후원기업)에서 가져가서 계속하면 좋겠다. 19년간 쌓아놓은 역량이 이대로 무너지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1회부터 영화제에 참여해온 집행위원 겸 이사 이춘연(영화사 씨네2000) 대표는 “올해는 쉬어가지만, 이미 몇몇 기업이 후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개막식에서 안성기 집행위원장(가운데)이 영화제를 찾은 박서준 등 후배 배우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개막식에서 안성기 집행위원장(가운데)이 영화제를 찾은 박서준 등 후배 배우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연이은 독립‧단편영화제 폐지가 한국영화 새 피 수혈과 다양성에 타격을 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멀티플렉스에서 잘나가는 영화들만 계속 틀어주기 때문에 기회를 잃는 영화가 많은데 최소한의 상영 기회를 줬던 영화제들마저 없어지게 됐다”면서 “단편은 장편에 비해 대중에게 어필할 기회가 적은데 영화팬 입장에서도 ‘다른’ 영화를 보고 싶은 욕구를 충족할 장이 없어졌다. 다양성 보존의 장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제19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미개최 공지 [전문]
국내 최초 국제경쟁단편영화제로 시작하여 올해 19회를 맞게 될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가 코로나19 등 여러 사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의 후원이 종료되어 영화제 개최를 이어나가지 못함을 알려드립니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는 2003년부터 18년간 단편영화 대중화는 물론, 기내상영, 순회상영전 등을 통한 대안 배급 활성화, 사전제작지원을 통한 단편영화와 단편영화인의 발굴과 지원에 힘써 왔습니다.
 
특히, 출품작 수가 5,000여 편을 넘어갈 정도로 높은 위상을 쌓으며 명실공히 국내외 단편영화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그 동안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를 위해 물심양면 도움을 주셨던 영화인, 언론인, 협찬기업 여러분 그리고 18년간 후원사였던 아시아나항공에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올해 저희 영화제에 출품을 준비하고 계셨던 분들과 든든한 애정으로 함께 해주셨던 관객 여러분들에게도 아쉬운 마음과 함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영화제 개최를 이어나가지 못하게 되어 못내 안타깝지만, 추후 새로운 모습으로 여러분과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사무국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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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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