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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인사이드]“비트코인 테슬라 구매” 신흥 종교 ‘데이터 숭배’ 시대 온다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 [중앙포토]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 [중앙포토]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호모 데우스』에서 미래에는 ‘데이터 이즘’(Dataism: 인간보다 데이터를 숭배하는 새로운 신조)이 기존의 종교와 이념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창한다. 
 
이는 종교를 대체한 휴머니즘을 데이터 주의·데이터 교(敎)가 대체한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과 함께 탄생한 가상화폐의 대장 주인 비트코인은 단순한 과학혁명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본질을 관통하는 핵심이다.
 
최근 세계 1위 암호화폐(가상통화) 비트코인이 7만 달러에 육박하면서 투자 열풍이 확산하고 있는 추세가 말해주고 있다. 테슬라가 15억 달러(약 1조 6726억 원)어치 비트코인을 매입한 데 이어 미국의 대형 금융사인 마스터카드와 뉴욕멜론은행이 비트코인에 투자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차량 결제 수단으로 받기 시작했다. 지난 24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부터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_비트코인_결제

테슬라_비트코인_결제

 
그러나 인터넷으로만 거래되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특성은 새로운 테러 자금원으로 활용되고 있어 주의보가 울리고 있다. 자금 세탁, 재산은닉, 테러 자금 모금, 사이버 범죄 등 악용 가능성이다.
 
비트코인은 2009년에 정체불명의 프로그래머 ‘사토시 나카모토‘에 의해 만들어졌다. 기존의 화폐 체계에 대한 불만이 확산하면서 이상적인 화폐를 구현하려는 동기에서 출발한 ‘가상통화’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화폐는 실물이 존재하지만, 가상화폐는 사이버상에서만 존재하는, 실체가 없고 직접 만질 수도 없다. 가상화폐는 컴퓨터로 암호를 풀어냄으로써 생성할 수 있다.. 시스템상 최대로 생산 가능한 비트코인의 수는 2100만 개로 한정되어 있다.
 
암호 화폐는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을 활용한다. 데이터를 블록에 담아 체인 형태로 연결한 다음 수많은 컴퓨터에 동시에 복제·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정보를 어느 한 기관이 독점하지 않고 여러 이용자의 컴퓨터에 분산돼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리플,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로이터=연합]

리플,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로이터=연합]

 
우리가 사용하는 실물 화폐는 중앙은행이 직접 찍어내고 유통을 관리하기 때문에 믿고 거래할 수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별도의 중앙통제기관이 없다. 일종의 “탈중앙화, 탈 신용화 방식으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집단으로 보호할 수 있는 기술”이다.
 
새로운 비트코인 거래는 ‘블록’에 기록되는데, 이 블록의 정보가 모든 네트워크 이용자로부터 서로의 거래를 검증을 받아야 기존 블록에 연결된다. 이렇게 연결된 블록들이 일종의 거대한 금융거래 장부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블록체인은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불린다. 말 그대로 거래 장부를 공개해두고 관리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 화폐는 금융 서비스가 조직이나 계약이 아니라 플랫폼을 통해 직접 처리된다. 그래서 금융기관의 통제 없이 경제거래의 편의성과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암호 화폐의 보안성과 익명성은 도리어 범죄나 테러 자금 조달원이 될 수 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길 14 2층에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의 고객센터 전광판에 4천만원을 훌쩍 넘긴 비트코인 가격이 보이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길 14 2층에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의 고객센터 전광판에 4천만원을 훌쩍 넘긴 비트코인 가격이 보이고 있다. [중앙포토]

 
2020년 미국 뉴저지주 ‘국토안보대응준비청((New Jersey Office of Homeland Security and Preparedness)의 경고가 말해준다. 
 
암호 화폐 기술이 보편화하고 사용이 쉬워질수록 미국 내 테러리스트들과 극단주의자들에게 활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아주 유용한 방법으로 악용 사례가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암호 화폐의 보안성과 익명성을 교묘하게 이용해 자금을 세탁하고 흔적을 없앤다는 것이다.
 
미국의 블록체인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지난해 발간한 『글로벌 암호 화폐 이용 지표(Global Cryptocurrency Adoption Index)』도 암호 화폐의 테러 자금원 가능성을 우려했다. 
 
지금까지는 이슬람 국가(ISIS) 등 테러단체들의 암호 화폐 모금 규모는 1만 달러 이하였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미국이 이란과 시리아를 추가 제재하면서 테러단체의 관심이 암호 화폐에 쏠리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 보수 매체 Hayom(Israel Hayom)은 최근 중동에서 벌어질 수 있는 불법 행위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이란이 헤즈볼라에 비트코인 지원을 들고 있다. 미국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등이 테러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확보하는 양상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북한의 가상화폐 해킹도 국제적인 문제다. 북한은 전 세계에서 해킹을 통해 외화와 비트코인을 훔치고 있다. 
 
지난 2월 로이터통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연례보고서를 근거로 “북한 해커들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할 수익 창출을 위해 금융기관이나 가상화폐 거래소를 계속 공격했다”며 “2019년∼2020년 11월 사이 북한의 가상화폐 해킹 규모는 미화 3억 1640만 달러(3504억 1300달러)로 추정된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대북제재와 코로나 19로 무역이 중단되고 외화벌이가 대폭 감소하자 해킹이 더 심해지는 추세다. 
 
우리 국정원이 최근 관계 기관과 공유한 『2021년도 사이버 위협』 보고서도 올해는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를 겨냥한 북한의 해킹이 성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의 시스템을 마비시키거나 핵심 데이터를 통째로 삭제한 뒤 원상 복구를 조건으로 비트코인 같은 가상 자산을 받아내는 수법도 있다.  
 
불법자금은 테러의 젖줄이다. 인터넷은행 등 새로운 금융업의 등장, 비대면 방식 금융거래 확대 등으로 자금 세탁의 통로와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테러집단 및 지원세력의 자금 등 자산의 이동을 탐지·방지·추적하는 것은 대테러 활동의 핵심이다. 2019년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 자산의 범죄 악용과 테러 자금 조달 방지를 위한 국제기준을 발표한 이유다.  
 
국내에서도 올 3월 25일부터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개정 시행했다. 가상 자산이라는 법적 지위가 생기면서 제도권에 진입하는 것이다. 그동안 규제의 회색 지대에 있던 국내 암호 화폐 산업이 제도권 진입이란 해석도 가능하겠지만, 곧 규제 영역으로 들어와 관리, 감독을 받게 된다.
 
가상 자산 서비스 제공자(암호 화폐 거래소)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영업 신고를 하고.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획득과 자금세탁방지(AML) 의무 준수, 실명 입출금 계정(실명계좌) 발급 등의 요건을 갖춰야만 정상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둔 비트코인이 실제 어느 정도까지 발전할지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가상 자산은 머지않아 전체 금융권의 변화를 도모할 것이란 점은 명백하다. 따라서 한국의 ‘특금법’은 ‘공중 협박 자금 조달법’(2008년 시행)과 함께 국가적 대테러 대응역량을 강화하도록 효율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암호 화폐 운영은 이용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식이어야 하지만, 국가를 보호하기 위한 절차와 감시 활동도 유지돼야 한다. 데이터 보안 관리 역시 더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기술, 법률제도, 윤리 등 다양한 측면에서도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구해야 한다.
 
이만종 한국테러학회 회장·호원대 법 경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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