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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요한 "'션샤인' 갑부, '자산어보' 청년어부 공통점은 뜨거움"

31일 개봉하는 영화 '자산어보'(감독 이준익)는 흑산도로 유배간 조선 학자 정약전(설경구)과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가 동명의 바다 생물 도감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흑백 영상에 담았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31일 개봉하는 영화 '자산어보'(감독 이준익)는 흑산도로 유배간 조선 학자 정약전(설경구)과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가 동명의 바다 생물 도감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흑백 영상에 담았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강한 햇살이 너무 좋았습니다. 나중엔 메이크업을 안 할 정도로 비슷하게 얼굴이 탔어요. 그런 자연스러움이 작품에 묻어나 준다면 ‘피부 따위’라 생각했죠. 수영은 워낙 좋아해서 숙제 하나 덜고 갔죠.”
31일 개봉하는 흑백 사극영화 ‘자산어보’(감독 이준익)에서 조선 시대 어부 창대가 된 배우 변요한(35)은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촬영 당시를 돌이켰다. 18일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완성된 영화를 처음 보고 눈물까지 내비친 그다. 닷새 뒤 화상 인터뷰에서도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감사함의 눈물이었어요. 그 현장에서 뜨거웠던 기억, 모든 인물들의 마음이 보여서….”  

31일 개봉 영화 '자산어보' 어부 창대
정약전 바다생물도감 서문 실존 인물
'육룡이…''…션샤인' 이어 사극 출연
변요한 "짚신발 굳은살, 나중엔 편했죠"

그가 맡은 창대는 순조 1년, 신유박해로 외딴 섬 흑산도로 유배된 학자 정약전(설경구)이 어류도감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이 책을 함께 궁리했다고 서문에 남긴 동명의 실존 인물이 토대다. ‘섬 안에 덕순 장창대라는 사람이 있었으니, 문을 닫고 손님을 사절하면서 독실하게 옛 서적을 좋아했다….’ 이런 구절에 허구적 상상을 보태 영화에선 정약전과 신분, 나이를 초월한 서로의 스승이자 벗으로 그렸다. 이준익 감독의 전작 ‘동주’에서 윤동주 시인의 평생지기 송몽규 열사, ‘박열’에서 독립투사 박열의 연인이자 동지 가네코에 빗댈 만하다. 신분을 딛고 권세를 잡아 세상을 바로잡으려는 인물이기도 하다.  
 

육룡이·션샤인…사극 매력? 발전하는 느낌 

영화 '자산어보'의 청년 어부 창대를 연기한 배우 변요한을 23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영화 '자산어보'의 청년 어부 창대를 연기한 배우 변요한을 23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변요한에겐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SBS‧2015~2016)의 고려 검객 땅새, ‘미스터 션샤인’(tvN‧2018)의 구한말 룸펜 김희성을 잇는 사극 영화다. 사극의 매력으론 “배워야 할 게 많다고 생각하는데 사극은 인물에 집중해서 들어가다 보면 역사적인 것들도 공부할 수 있어 작품이 끝나면 발전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정약용 선생님은 알아도 형인 정약전 선생님은 이번 영화로 새롭게 알게 됐다”면서다.  
 
창대 캐릭터의 매력이라면.  
“용기다. 누구나 꿈이 있고 벽이 있고 현실을 마주할 때 두려움이 쌓이는데 그것을 뚫고 나가는 창대의 용기를 보며 저 또한 그런 마음을 알려고 더 많이 노력했다.”
 
시대를 고민하는 모습은 ‘미스터 션샤인’의 희성과도 닮았다.  
“희성은 조선 최대 갑부, 창대는 어부다. 공통점은 뜨거움이었다.”
 
'자산어보' 촬영 현장에서 주연 배우 변요한(왼쪽부터)과 설경구가 함께 시나리오를 보고 있다. 이준익 감독의 '동주'를 잇는 이 흑백 사극 영화는 2019년 8월부터 10월까지 전남 신안 일대 섬에서 촬영했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자산어보' 촬영 현장에서 주연 배우 변요한(왼쪽부터)과 설경구가 함께 시나리오를 보고 있다. 이준익 감독의 '동주'를 잇는 이 흑백 사극 영화는 2019년 8월부터 10월까지 전남 신안 일대 섬에서 촬영했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영화에서 가장 뜨거웠던 순간은.  
“전체다. 창대로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뜨겁고 찬란했다. 이준익 감독님은 특별한 디렉션은 주지 않았다. 다만 약속은 카메라 앞에서 거짓말하지 않기. 그것만 지키면 맘대로 숨 쉬고 뛰놀 수 있었다. 계산적인 변주 없이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마지막까지 갈 수 있게 해주셨다.”
 
전라도 억양도 능숙하게 구사했다.  
“출연 계약하고 바로 전라도분들을 남녀노소 많이 만나 기준점을 찾았다. 사투리를 창대의 언어로 만들었다.”
 

짚신발로 돌밭 누벼…굳은살 적응됐죠

'자산어보'에서 창대(가운데, 변요한)가 심해어 돗돔을 둘러메고 정약전(설경구)의 흑산도 거처를 찾아온 장면이다. 맨왼쪽이 가거댁(이정은), 오른쪽은 정약전이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자산어보'에서 창대(가운데, 변요한)가 심해어 돗돔을 둘러메고 정약전(설경구)의 흑산도 거처를 찾아온 장면이다. 맨왼쪽이 가거댁(이정은), 오른쪽은 정약전이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촬영 전 흑산도 유배지도 직접 다녀왔단다. 흑산도는 제반 여건이 여의치 않아 실제 촬영은 2019년 8월부터 10월까지 인근 도초도‧비금도‧자은도 등 전남 신안 일대 섬에서 진행했다. 사람만 한 돗돔을 잡는 등 물고기 내장 손질까지 전문가한테 직접 배워 소화했단다. 뙤약볕 바다를 얇은 의상, 짚신 발로 누빈 그는 “오히려 수영하긴 편했다”며 “발이 돌에 직접 닿는 부분도 굳은살이 생겨서 나중엔 적응되더라”며 웃었다. “회, 홍어도 많이 먹었다. 태풍이 왔는데 신기하게 촬영에 지장이 없었다”며 “낯선 섬에서 새로운 공기를 마시는 느낌이 특별했다. 앞에서 보면 바다, 뒤엔 산, 위로는 끝없는 하늘. 별이 정말 쏟아질 것 같이 많았다”고 돌이켰다.  
영화에서 창대는 뱃사람들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꿈꾼다. 해외에서 흘러온 지구본을 든 창대를 동네 물질 친구 복례(민도희)가 바라보고 있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영화에서 창대는 뱃사람들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꿈꾼다. 해외에서 흘러온 지구본을 든 창대를 동네 물질 친구 복례(민도희)가 바라보고 있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섬을 떠난 뒤 창대는 썩은 권력, 시대의 비극을 마주한다. 울분에 받친 그의 얼굴 클로즈업이 영화 후반부를 견인한다. 정약용의 한시 ‘애절양(哀絶陽)’에서 따온 장면이 변요한은 “너무 가슴 아파 미쳐버릴 것 같았다.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했다. 창대가 지식을 갈구하는 이유론 “‘사람 노릇하려고’란 대사가 나오는데 뿌리를 파보면 결국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한끗 차이지만 권력이 아니라, 좀 더 나은 어른으로서, 좋은 영향력으로 세상을 바꾸고픈 마음이 공감 갔다”고 했다.  
 

좋은 어른? 이준익 감독, 설경구 형님 

31일 개봉하는 영화 '자산어보' 촬영 당시 현장에서 이준익 감독(맨아래)과 주연 배우들이 모니터를 보고 있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31일 개봉하는 영화 '자산어보' 촬영 당시 현장에서 이준익 감독(맨아래)과 주연 배우들이 모니터를 보고 있다. [사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실제 좋은 어른으론 이번 영화 현장 선배들을 들었다. “이준익 감독님은 원래 좋은 분이란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저는 제가 만나기 전까진 믿지 않거든요. 제가 만난 사람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좋은 어른이셨어요. 창대 딸, 아들 아역들이나 스태프들도 그렇고 모든 연령층과 대화가 되는 편안한 감독님, 어른이셨죠. 설경구 형님은 많은 지혜를 알려주는 너무 좋은 형님이죠. 제가 많이 애정합니다.” 스스로도 “좋은 메시지로 연기해서 영화를 볼, 저보다 세월을 덜 겪은 친구들에게 좋은 영감과 에너지를 주고 싶다”고 했다. 이번 영화의 메시지를 “실패하든 성공하든 결국 자기가 지킬 수 있는 행복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 들며 “저한텐 오래 기억에 남는 ‘자산’ 같은 영화다. 어려운 시기 위로와 위안, 공감이 됐으면 좋겠다” 바라면서다.  
 

'명량' 잇는 '한산'서 이순신에 맞선 왜군적장

그의 차기작은 ‘명량’을 잇는 이순신 3부작 중 ‘한산: 용의 출현’이다. 한산대첩에서 이순신 장군에 맞선 왜군 적장 와키자카를 연기했다. 코로나19 이후 쉼 없이 영화 촬영에 매진했다며 “제 성향이 외곬(외골수) 같은 지점이 있다. 극장이 사라진다고 하니까 지키고 싶은 책임감도 솔직히 컸다”고 했다.  

연기해보고픈 캐릭터론 “제 인격, 그릇이 되는 만큼 표현하고 싶은 연기와 삶은 많다”고 했다. “오래 하신 선배님을 보면 예전엔 존경스럽다, 발자취를 잘 따라가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마저도 어려운 것 같아요. 열심히 한번 갈 데까지 가보려고요.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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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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