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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나이키, 뜯기는 H&M…中공청단이 움직이면 이렇다

지난 25일 중국 쓰촨성 청두 시내 쇼핑몰 앞에 붙어 있던 H&M 대형 간판이 강제 철거됐다. [웨이보 캡쳐]

지난 25일 중국 쓰촨성 청두 시내 쇼핑몰 앞에 붙어 있던 H&M 대형 간판이 강제 철거됐다. [웨이보 캡쳐]

중국은 여론을 일사불란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놀랍고도 무서운 나라다. 느닷없이 시작된 서방 의류업체에 대한 보이콧이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이틀 동안 중국 소셜미디어는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로 면화 수입을 중단한 H&M,나이키,아디다스,퓨마,타미힐피거,버버리,유니클로 등 의류업체들에 대한 비난으로 도배됐다. 유럽연합(EU)과 영국,캐나다 등 서방국가가 미국과 함께 신장 위구르 인권 탄압을 이유로 제재를 가한 뒤 나온 반격이었다.  

공청단 “#HM 신장모함” 올리자
SNSㆍ언론 동시에 ‘융단폭격’
H&M 간판 떼이고, 나이키 불타
中 정부 “소비자들이 대응한 것” 뒷짐
사드 사태 여론 몰이와 동일 방식

 
26일 오후 베이징 시내의 H&M 매장. 입장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박성훈 특파원

26일 오후 베이징 시내의 H&M 매장. 입장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박성훈 특파원

실제 분위기는 어느 정도일까. 중국 외교부 맞은편에 있는 한 대형 쇼핑몰. 비를 피해 많은 사람이 쇼핑몰 안에 모여들었다. 하지만 1층 입구 가장 좋은 자리에 위치한 H&M 매장에 들어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20여 분 정도 매장 안에서 관찰했지만 손님은 다섯 명 남짓. 직원에게 한국 기자임을 밝히며 상황을 묻자 “평소에 비해 사람이 거의 없는 편”이란 답이 돌아왔다. 잠시 뒤 점장이 찾아와 “아무것도 말할 게 없으니 나가달라”고 말했다. 
 

인근 아디다스와 나이키 매장도 마찬가지. 지나는 사람들은 많지만 들어가는 사람은 없었다. 30대 직장 여성 왕모씨는 “신장 사람들에게 강제노동을 시킨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을 넘어서겠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데 미국은 중국을 적으로 몰아세우고 모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신장에 살았다는 20대 여성 역시 “신장에서 인권 탄압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영국 BBC나 CNN에서 “주민 강제 수용, 수용소 내 성폭행 등의 증언을 보도하기도 했다”고 하자 “돈을 받고 그런 얘기를 했을 수도 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나이키 신발을 불태우는 영상들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웨이보 캡쳐]

나이키 신발을 불태우는 영상들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웨이보 캡쳐]

사실 H&M이 신장 면화 수입 금지를 발표한 건 지난해 10월이다. 면화 지속 생산을 위한 비영리단체 BCI(Better Cotton Initiative)가 강제노역과 인권탄압을 이유로 신장 면화의 승인을 중단하자 단체에 가입돼 있던 H&M도 수입 중단에 나선 것이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다른 의류업체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아무 반응도 없었다.
 
중국 공청단은 지난 24일 오전 웨이보 계정에 “유언비어로 신장 면화를 제재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번다? 허황된 망상이다”는 글과 함께 지난해 10월 H&M의 성명서를 올렸다. 이어 “화제 검색어 ‘#HM신장모함#’”라는 해시태그를 올렸다. 금세 H&M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웨이보 캡쳐]

중국 공청단은 지난 24일 오전 웨이보 계정에 “유언비어로 신장 면화를 제재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번다? 허황된 망상이다”는 글과 함께 지난해 10월 H&M의 성명서를 올렸다. 이어 “화제 검색어 ‘#HM신장모함#’”라는 해시태그를 올렸다. 금세 H&M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웨이보 캡쳐]

5개월이 지나 갑자기 불매 운동이 시작된 건,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H&M을 ‘공격’ 좌표로 설정하면서다. 지난 24일 오전 공청단 웨이보는 “유언비어로 신장 면화를 제재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번다? 허황된 망상이다”는 글과 함께 H&M의 성명서를 올렸다. 그러면서 “화제 검색어 ‘#HM신장모함#’”라는 해시태그를 올렸고 이때부터 웨이보는 몇 시간 만에 H&M에 대한 비난 글로 도배되기 시작했다.  
 
공청단은 공산당의 이념을 교육하고 전파하는 당 산하 청년 조직이다. 14~28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중국인들은 학교에서 대부분 가입하게 돼 있다. 2017년 기준 8224만 명이 당원이다.  
 
곧바로 언론이 가세했다. 관영 환구시보와 인민일보, CCTV가 신장 면화 사용을 거부한 의류업체들을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소셜미디어에선 H&M 매장 전광판이 뜯겨 나가고, 나이키 운동화를 불태우는가 하면 매장문을 닫으라며 시위하는 사람들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개별 기업들이 거짓 정보로 상업적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중국 소비자들이 실제 행동으로 대응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해당 기업이 잘못을 바로잡기를 바란다. 우리는 각국 기업들이 신장에서 무역ㆍ투자 활동을 벌이는 것을 돕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3월 중국 공청단은 한국의 사드 배치 소식과 롯데 사드 부지 제공 소식 등을 웨이보에 올리며 한국 제품 불매 운동 여론 몰이에 나섰다. [바이두 캡쳐]

지난 2017년 3월 중국 공청단은 한국의 사드 배치 소식과 롯데 사드 부지 제공 소식 등을 웨이보에 올리며 한국 제품 불매 운동 여론 몰이에 나섰다. [바이두 캡쳐]

 
이같은 상황은 지난 2017년 사드 사태의 데자뷔다. 당시 공청단은 한국의 사드 배치 소식과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을 웨이보에 올리며 한국 제품 불매 운동으로 여론몰이를 했다. 결국 롯데는 중국에서 철수했고 삼성 휴대폰 판매는 급락했으며 농심 라면, 한국 화장품 등의 매출이 급락했다.  
 
이날 신장 면화 불매 공세에 못 이겨 휠라차이나는 BCI에서 탈퇴한다는 성명을 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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