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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무상 원조 역사 30년, 이제 보편적 국익 추구해야

손혁상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

손혁상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

30년 전 한국 외교에 큰 변화가 있었다. 1991년 9월 17일 한국은 유엔 회원국이 됐고, 그해 4월 1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설립됐다. 대외무상원조 전담기관이 처음 만들어진 것이다. 유엔 진출이 외교영역 확장의 전환점이었다면, KOICA 출범은 국제사회 기여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1991년 무상원조 전담기관 설립
한국국제협력단, 외교 영역 확장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좌표 기대

1988년 서울올림픽 성공 개최,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1990년 한·소 수교라는 시대 흐름 속에서 당시 정부는 KOICA 활동을 통해 한국이 ‘선발 개도국으로서 선진국과 개도국을 연결하고 협력하는 교량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1991년 예산 174억 원, 6개 해외사무소 체제로 출발한 KOICA는 올해 예산 9722억 원, 44개국 해외사무소를 갖춘 조직으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한국 공적 개발원조(ODA)는 연평균 증가율이 11.9%로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30개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다.
 
국민의 지지가 없었다면 이런 성장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실제로 2019년 국민 인지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이 개도국에 ODA를 제공한다는 걸 안다”는 응답자가 62%였고, 이 중 81%가 “정부의 ODA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국제사회를 돕자’는 인도적 시민 정신은 코로나19 속에서도 유니세프·유엔난민기구 등 국제기구나 해외 개발 협력 시민단체에 대한 우리 국민의 개인 기부가 줄지 않고 있는 데서도 확인된다.
 
우리가 어렵더라도 더 어려운 개도국을 돕는다는 개발 협력의 면모는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와중에 더 빛났다. KOICA는 정부를 대신해 마스크, 진단키트, 음압 캐리어, 워크스루 진단기 등 1억 5000만 달러어치 물자를 지원했다. 수혜자는 3000만 명이 넘는다. 특히 한국 질병관리청을 벤치마킹해 방역본부를 설립한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코로나19 감염률이 인접국의 18% 수준으로 낮아지는 성과를 보였다. 이런 과정에서 500억 원 이상의 방역 관련 제품 수출 효과도 거뒀다.
 
KOICA는 또 감염병 전문 국제기구인 세계 백신 연합(GAVI), 글로벌펀드,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 감염병 혁신 연합(CEPI)을 지원해왔다. 이들은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 등과 함께 글로벌 백신 공동 구매 협의체(COVAX) 설립을 주도했다. COVAX는 재정 여력이 없는 개도국에 무상으로 백신을 공급한다. 지난해 말 백신 쟁탈전을 벌어졌을 때 한국이 처음 백신을 확보했던 창구도 COVAX였다. 이처럼 남을 돕는 개발 협력은 우리에게도 직·간접으로 도움이 된다.
 
여기서 “국제 개발 협력을 왜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개발 협력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한다’라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원칙처럼 지구상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누리게 하자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하지만 현실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정부가 하는 개발 협력은 외교 수단의 성격을 띤다. 자선 단체의 기부와 다르고 또 달라야 한다. 정책으로서 지향점을 갖고 대외전략과 정합성을 가져야 한다. 개발 협력과 대외전략 관계는 미국의 국가안보 3대 축인 3D 정책에 잘 나타난다. 외교(Diplomacy)·국방(Defence)과 함께 개발 협력(Development)이 당당히 3D에 포함된다.
 
올해 정부는 ‘2021~25 국제 개발 협력 기본계획’에서 개발 협력의 목표를 ‘상생의 국익’으로 명시했다. 일방적인 이익이나 시혜가 아니라 호혜적 차원에서 ‘상생하는 국익’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보편적 국익’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보편적 국익에 기반을 둔 개발 원조가 무상 원조 30년 역사에서 새롭게 좌표를 잡아가길 기대한다.
 
손혁상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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