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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 대신 카메라로 사람을 그린 예술가, 문선호 회고전

김창열 화백, 1970년대. 문선호 촬영 [사진 가나아트센터]

김창열 화백, 1970년대. 문선호 촬영 [사진 가나아트센터]

장욱진 화백. 문선호 촬영. [사진 가나아트센터]

장욱진 화백. 문선호 촬영. [사진 가나아트센터]

1975년 천경자 화백. [사진 가나아트센터]

1975년 천경자 화백. [사진 가나아트센터]

'인물 사진의 거장' 문선호(1923~1998) 사진가의 개인전  '문선호 사진, 사람을 그리다'가 24일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문선호는 김환기, 권옥연, 윤형근, 김창열, 유영국, 천경자, 장욱진 등 한국의 대표 미술가를 비롯해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포착해온 작가다. 1970년대부터 98년 작고하기까지 ‘한국인’ 이라는 주제로 꾸준히 사진 작업을 해오며 미술인 뿐만 아니라 대중의 관심을 받은 문인(文人), 방송인, 성악가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과 정치인들의 모습을 작품으로 남겼다. 이번 전시는 그의 인물 사진 180점과 순수 사진 20점을 한 자리에서 조명한다. 
 

인사아트센터 문선호 회고전
인물 초상 넘어 시대의 초상

문선호는 사진작가 이전에 화가였다. 1944년 일본 가와바다 미술학교를 졸업했으며, 일제 강점기에 열린 조선미술전람회에서 박수근, 장리석 등과 함께 입선한 바 있다. 그러다가 1950년대 중반 무렵 사진가로 진로를 바꾼 후 75세를 일기로 타계하기까지 사진 작업에 매진했다. 미술에 대한 각별한 애정은 많은 미술인들과의 친분과 우정으로 이어졌고, 이는 후에『한국현대미술대표작가 100인선집』을 기획, 출판하는 결실을 맺었다. 
 
전시작 중 먼저 눈에 띄는 건 지난 1월 타계한 김창열(1929~2021) 화백의 모습이다. 문선호의 카메라는 붓을 든 김 화백의 손을 포착하는 대신 뒤에 걸린 물방울 그림과 작가의 얼굴, 그리고 옆의 붓이 빼곡히 꽂힌 통을 팽팽한 균형으로 담아냈다. 작가가 세상을 떠나자마자 떠들썩해진 그의 그림값 얘기가 무색하게 작업에 임한 작가의 표정은 도인처럼 평온하다. 
 
뒷짐 지고 서서 겨울나무와 마주한 장욱진(1917~1990)화백의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편의 그림이라 할 만하다. 잎을 거의 떨군 수수한 나무와 나이 든 화가는 탄성을 자아낼 만큼 닮았다.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된 풍경이다. 머리 위에 꽃을 흩뿌리고 이국적 무늬의 스카프로 얼굴 절반을 가린 천경자(1924~2015) 화백, 작업실에서 담배를 입에 물고 있는 박서보(90)화백도 보인다. 
 
영화배우 윤정희. [사진 가나아트센터]

영화배우 윤정희. [사진 가나아트센터]

문희. [사진 가나아트센터]

문희. [사진 가나아트센터]

문선호 사진가가 찍은 배우 이순재. [사진 가나아트센터]

문선호 사진가가 찍은 배우 이순재. [사진 가나아트센터]

성악가 조수미. [사진 가나아트센터]

성악가 조수미. [사진 가나아트센터]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문희(74), 윤정희(77)와 이순재(81)의 젊은 시절 모습도 눈길을 붙든다. 눈부시고 도도한 청춘의 한 장면이다. 이밖에도 전시에선 오지호·이대원·김기창·박래현(화가), 김종영(조각가)김수근( 건축가), 조병화 (시인), 이매방 (무용가)를 비롯해 김대중·김영삼(전대통령)),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한경직(목사) 등의 사진도 볼 수 있다.
 
문선호는 왜 이토록 인물 사진에 매달렸던 것일까. 그는 스스로에 대해 카메라로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로서의 자부심이 강했다. 한국 리얼리즘 사진에 한 획을 그은 사진가 임응식(1912~2001)은 생전에 "문선호의 본래 타고난 예술가적인 자질은 사진작가로 전향하고서 더욱 찬란히 빛났다"고 썼다. 김승곤 사진평론가는 "문선호는 (사진의) 회화적인 표현 가능성에 관심이 많은 작가였다"면서 "그는 자신의 조형의지를 실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진을 구사했지만, 그 사진은 시간이 지나며 역사성의 가치까지 갖게 됐다"고 했다. 
 
가나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인물 사진 180여 점(1층), 문선호의 강한 예술의지가 투영된 순수 작업 20여 점과 도록, 그가 생전에 사용했던 카메라 등(2층)으로 나뉘어 소개한다. 
 
 
군동(아이들), 1964년, 제3회 신인예술상 최고상 수상. [사진 가나아트센터]

군동(아이들), 1964년, 제3회 신인예술상 최고상 수상. [사진 가나아트센터]

'결투B', 1966, 호주 멜본 국제사진전 최고상. [사진 가나아트센터]

'결투B', 1966, 호주 멜본 국제사진전 최고상. [사진 가나아트센터]

 
문선호 작가의 장녀 문현심씨는 "2023년에 서울사진미술관(시립)이 개관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버지의 작품을 기증하기로 가족들이 뜻을 모았다"며 "올해가 돌아가신 지 23주년이 되는 해다. 아버지께서 평생 열정을 바치신 작품이 부디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호재 가나아트 회장은 "국내에서 인물 사진은 초상화라 하여 냉대를 받아왔다"며 "그러나 인물 사진만큼 시대상까지 풍부하게 드러내는 것은 없다. 이번 전시가 문선호의 예술로서의 사진, 기록으로서의 사진을 만나보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4월 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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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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