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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애플처럼"…구광모의 LG, '팬덤'에 빠지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 1월 온라인 신년사를 통해 ″고객 감동을 완성해 고객을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 그룹 제공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 1월 온라인 신년사를 통해 ″고객 감동을 완성해 고객을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 그룹 제공

 
올해 LG의 핵심 전략은 충성고객(찐팬) 확보다. 취임 4년차 구광모 회장의 의지는 전 계열사로 퍼졌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혁신과 도전보다 내실 다지기가 더욱 절실하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고객과의 '감성적 유착' 강조


 
21일 LG전자 관계자는 "한 번 빠지면 다른 상품, 서비스에도 눈 돌릴 수 있는 LG의 '팬덤'을 만들자는 기조는 계속 이어가고 있다. 회사의 다양한 사업을 전부 아우르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구광모 회장은 새해 시작부터 팬덤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 1월 신년사 영상에서 "오늘의 LG를 만들어 준 근간이자 LG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고객"이라며 "고객을 세밀히 이해하고 감동을 완성해 LG의 팬으로 만드는 일, 2021년은 고객과 더 공감하고 고객을 열광시키는 한 해를 만들자"고 말했다.
 
구 회장이 고객 가치 제고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6월 취임 후 있었던 3번의 신년사에서 '고객'이라는 단어는 빠짐없이 등장했다.

 
 
2019년 신년사에서는 LG가 업계에서 처음으로 '소비자'의 개념을 '고객'으로 바꿨던 사례를 들며 남보다 앞서 고객에서 감동을 줄 것을 임직원들에게 요구했다. 2020년에는 고객 관점에서 '페인 포인트(불편함)'부터 해결할 것을 당부했다. 올해는 고객에 대한 '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세분화)'을 과제로 내세웠다. 해마다 고객 확보 전략을 구체화한 것인데, 최근에는 '팬덤'과 '찐팬'이라는 단어를 반복해 언급하며 고객에 대한 감성적 접근까지 주문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의 외침에 LG의 핵심 계열사들도 곧바로 응답했다. LG전자 CEO 권봉석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전략 과제와 관련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가운데 고객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LG의 팬덤을 만들 수 있는 미래 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주주총회에서 대표로 공식 데뷔한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도 충성고객 확보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황 사장은 "뼛속까지 고객 중심을 앞장서 실천함으로써 당사의 상품과 서비스에 만족해 열광하고, 이를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찐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신년사에서 '고객에 미쳐야 한다'는 파격적인 발언도 마다치 않았다. 5G 상용화 2년을 코앞에 두고 가입자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충성고객 확보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LG 계열사들은 팬덤 확산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도 보인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촬영감독 홍경표,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영표, 뮤지컬 배우 김소현, 카레이서 권봄이, 공간 디자이너 김치호, 뮤지컬 배우 마이클리가 LG 올레드 TV 팬덤 광고에 출연했다. LG전자 제공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촬영감독 홍경표,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영표, 뮤지컬 배우 김소현, 카레이서 권봄이, 공간 디자이너 김치호, 뮤지컬 배우 마이클리가 LG 올레드 TV 팬덤 광고에 출연했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이달 자사 올레드 TV 광고 영상을 공개했는데, 여기에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영표, 영화 '기생충' 제작에 참여한 홍경표 촬영감독 등 전문가 6인의 인터뷰를 실었다. 영향력 있는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소비자들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올레드 TV 팬덤에 함께 할 것을 권유했다.
 
LG유플러스는 연간 고객 감사 프로젝트 'Thank U+'를 운영하고 있다. 등급제로 구성한 멤버십 프로그램과 달리 자사 고객을 위한 별도의 이벤트를 마련해 정서적 유대감을 강화한다. 복잡한 통신 용어를 우리말로 순화해 고객 불편을 없애는 언어 혁신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팬덤 마케팅으로 다수의 충성고객을 확보한 대표적인 기업은 애플이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마다 기능, 디자인 측면에서 비아냥 섞인 목소리가 쏟아지지만, 판매량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아이폰12' 시리즈의 경우, 미니 모델의 터치 불량과 충전기 개별 구매 정책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역대급으로 흥행하며 지난해 4분기 애플이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데 일조했다. 애플의 충성고객들(애플빠 혹은 앱등이)은 스마트폰은 물론 PC '맥'과 태블릿 '아이패드' 등 사과 로고가 박힌 기기를 구매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연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국내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은 대체로 미시적이다. 신제품에 적용한 혁신 기능을 소개하기보다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신발의 재질, 무게 대신 기록 단축에 성공한 마라토너의 모습으로 가치를 표현한 나이키가 좋은 사례다"고 말했다.
 
지난해 LG전자는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63조2620억원, 3조195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도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29.1%) 성장했다. 주력 사업의 선전으로 지금까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스마트폰 사업 재편과 경쟁사 추격 등 불확실성이 공존한다. 이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고객 이탈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브랜드와 고객 간 '감성적 유착'을 실현해야 한다. 디자인 혁신이 우선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데이터를 통해 누가 찐팬인지 구분할 수 있는 시대다. 고객의 수를 늘리는 것보다 객단가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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