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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도전인터뷰 | 윤건영 민주당 의원, 문재인 정부의 마무리를 말하다

LH 투기 사건, ‘이해충돌방지법’이 공직과 사회 전반 업그레이드 계기 될 것
‘윤석열 현상’은 후보 못 키운 국민의힘에도 원인, 현재 지지율 큰 의미 없어

“美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설계에 영향력 행사해야”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북한을 상대로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가는 과제”를 문 정부의 소임이라고 봤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북한을 상대로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가는 과제”를 문 정부의 소임이라고 봤다.

 
산은 등반할 때보다 하산할 때 더 위험하다. 문재인 정부는 레임덕을 돌파하며 막판 스퍼트를 펼쳐야 할 구간에 돌입했다. 임기를 채 1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여건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못하다. 4월 7일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LH 사태’가 터졌다. 코로나19로 실물경제나 취업 시장은 얼어붙었지만, 부동산 등 자산가치 상승은 진정 기미가 안 보인다. 부의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대북관계는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 정부가 추구하는 검찰개혁은 ‘선출된 권력의 민주적 통제’의 적합성에 관한 의문과 마주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여론조사에서 1위로 떠오른 현상이 이를 반증한다.
 
3월 12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윤건영(52) 민주당 의원과 만났다. 월간지 최초 인터뷰였다. 그를 통해 문 정부의 생각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세상은 생각한다. 윤 의원은 단어 하나를 고를 때도 신중했다. 태도와 언변은 온건했지만, 메시지는 간명했다.
 
문 대통령 임기 초나 남북 화해 무드 때와 비교하면 지지율이 크게 꺾였다. 어떤 부분이 미흡했을까?
 
“5년 단임제 대통령이 초기의 높은 국정 지지도를 (계속) 유지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저런 실수나 과오가 생기며 국민의 실망이 축적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나름 선방해왔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건 야당이 고사 지내듯 대통령 레임덕을 주문하고 있다. 그런 주술로 정치적 이득을 얻을 순 있겠지만, 국민에게 좋겠는가?”
 
여론조사를 보면, 문 대통령에게 아쉬운 점으로 경제를 많이 꼽는다.
 
“문재인 정부가 모든 걸 잘했다고 얘기할 순 없지만, 혁신성장·규제개혁·균형발전 등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이 IT 강국의 초석을 깔았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형 뉴딜을 통해 디지털 강국의 초석을 놓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부동산 정책에 관해 국민의 실망이 큰 것 같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서민이 받는 고통을 떠올리면 많이 아프다. 특히 최근 LH 사건은 도저히 있어선 안 될 비리다. 엄정하게 진실을 밝혀 지구 끝까지 쫓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뿌리를 뽑으려면 제도적 접근이 가장 중요한데, 이해충돌방지법이 계속 공전하고 있다. 야당이 응하지 않았다. 그리고 LH 문제와 주택 공급을 (국민이) 따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2·4 대책은 차질 없이 나가는 게 필요하다.”
 
드러난 LH 투기에 대한 처벌과 환수가 제대로 될 것인지에 대해 적잖은 국민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소급은 어렵지 않나?
 
“소급은 국회 입법 과정에서 따져봐야 할 법률적 문제가 있다. 김영란법(청탁금지법)처럼 이해충돌방지법이 공직 기관이나 사회 전반의 업그레이드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단기적으로 이번 비리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책임을 묻는 것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 근원적 해법을 만드는 걸 놓치지 말아야 한다.”
 
3월 10일 원내대표단 초청간담회에 등장한 문 대통령 얼굴이 일련의 악재 탓인지 초췌해 보이더라.
 
“꽤 오랜 시간 대통령을 뵈어왔지만, 지금 모습을 보면 국정 운영에 대한 무게를 온전히 지고 계시는 것이 보여서 안타깝다.”
 
2·4 대책은 주택 공급 정책이다. 그러나 ‘시장이 원하는 공급이 아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은 살펴야 할 요인이 대단히 복합적이다. 공공영역, 민간영역에 대한 부분은 크리티컬한 지점인 것 같다. 크게는 적정하게 공급이 돼서 시장이 안정되는 게 중요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갈 것이냐를 놓고 첨예하게 갈등이 있었다. 나는 가급적 공공개발을 통한 도심재개발로 인한 여러 문제를 최소화하는, 원주민 정착률이 10%대에 머무르는 모순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공공개발이 갖는 장점을 많이 차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정책 부실, 인수위 없었던 아쉬움 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했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했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주택 공급에는 시간이 걸린다. 수요와 공급이 일치되지 않으면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더 인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공급은 일정하게 쭉 되어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장에 어떤 시그널을 줬느냐는 다른 문제고…. 종합적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세계 각국이 확장정책을 쓰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재정 당국에서는 이자율 등을 통해 고전적 방식으로 조정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었다. 부동산 시장을 관리·통제할 수 있는 기제들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급등은 유동성도 원인이었겠지만, 정책 실패 탓이 더 컸다는 비판도 비등하다. 자성하는 부분이 있다면?
 
“문재인 정부가 2017년 5월 10일 시작됐다. 인수위가 없었다. 전임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탄핵으로 바로 (정부 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전임 정부가 취했던 여러 주요 정책에 대한 리뷰 과정이 없었다. 대표적인 게 부동산 정책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최경환 부총리가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며 부동산 규제를 풀었다. 그 정책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게 아니라 문 정부가 출범하면서 ‘박근혜 정부 때 풀었던 규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리뷰를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2020년 11월 한 세미나에서 ‘확장 재정으로 뿌린 돈을 언제 거둘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 ‘언제’는 언제일까?
 
“아직은 전혀 그럴 시기가 아니다. 코로나19 국난에 고통받는 국민이 많다. 다만 재정 당국은 고민을 해야 한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풀 때마다 선거 앞두고 나오는 포퓰리즘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코로나19 국난으로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모른 척하고 넘어가라는 말이냐? 무엇이 포퓰리즘인지 되묻고 싶다. 포퓰리즘은 인기에 영합해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것이다. 전 세계가 처음 맞는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다. 거기에 합당한 재정정책을 펴는 게 당연하다. 일례로 IMF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재정지출은 주요 20개국 중에서 15위였다. 다른 주요 선진국에 비해 많지 않다. 내가 생각할 땐, 야당의 주장이야말로 포퓰리즘적이다.”
 
야당 쪽 얘기를 들어보면, ‘형편이 어려운 서민이나 소상공인을 돕자는 걸 반대한 적 없다. 그러나 부유층까지 포함하는 전 국민 보편지원 형태로 주는 게 과연 합당한 것인가, 그리고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위로금으로 전 국민에게 지급하겠다는 으쌰으쌰 지원금이 타당한 것인가’라고 묻는다.
 
“대통령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해 두텁게, 깊게 지원하자’고 하셨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 민주당과 청와대가 정리한 게 있다. 코로나19가 안정되는 상황이 오면, 경제에 다시 활력을 일으켜야 하지 않겠나? 마중물 역할을 할 추경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게 무슨 포퓰리즘인가? 작년에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지급됐을 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어떤 도움을 줬는지 정확한 자료로 검증해봐야 한다. 온당함은 따져야겠지만,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포퓰리즘이다.”
 

“윤석열은 국민의힘의 용병일 뿐”

2018년 6월 싱가포르 회담에서 트럼프(오른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 원칙에 합의했다.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18년 6월 싱가포르 회담에서 트럼프(오른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 원칙에 합의했다.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정치 얘기를 해보자. 윤 의원의 “(이재명 지사, 이낙연 대표 외에도) 제3후보가 열려 있다”는 발언은 여러 각도의 해석을 낳고 있다.
 
“내가 말한 제3후보는 ‘한국 대선에서 항상 제3후보가 등장했고, 15% 정도를 득표했다’는 지점(경험론)을 얘기한 것이다.”
 
일각에선 ‘소위 친문핵심그룹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일정 정도 거리감을 두려 한다’는 함의로 파악한다.
 
“그 부분에 대해 이재명 지사가 ‘지상 최대의 이간질 작전이 시작됐다’고 얘기했다. 민주당은 원팀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현재 지지율은 별로 의미 없다. 검찰총장과 대선후보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평했다.
 
“대선이 1년 남았다. (미국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대부분 예상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전개되면서 바이든이 급부상했고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앞으로 1년 동안 세상이 몇 번은 더 바뀔 것이다. 지금의 지지율로 이런저런 평가와 규정, 의미부여를 하는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는 취지였다.”
 
윤석열 지지율이 이렇게 높은 것은 여권에 뼈아픈 일 아니겠는가? 윤 전 총장을 공정의 상징처럼 바라보고 싶어 하는 바람이 작동한 것 아닐까?
 
“야권에 제대로 된 후보가 없어서 생긴 요인도 있다. 야권에 5% 넘어가는 후보가 없지 않나?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 끊임없이, 한편으로는 비굴할 정도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제 발등 찍는 격이라고 생각한다. 이러면 국민의힘 후보들이 보이지 않게 된다. 윤 전 총장만 보이는 거다. 장수가 전쟁에 나가서 싸우려면 자기 군사를 육성해야지, 용병을 쓰겠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현시점에서 윤석열을 부각시키는 게 야권에 유리하다고 계산했기 때문 아닐까?
 
“그게 자기 발등 스스로 찍는 행위다. 대선의 시간은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어디 있나?”
 
윤석열 현상은 결국 행정부와 의회 권력을 장악한 ‘선출된 권력의 민주적 통제’에 대한 국민의 경계심이 표출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범민주당) 180석의 무게와 책임은 져야 한다. 국민이 그만큼 힘을 주신 것은 민주당이 잘나서라기보다 제대로 일을 하라는 질책이지 않겠나. 그러나 (정치에는) 항상 상대가 있는 법이다. 장관 인사청문회 때도, LH 비리와 관련된 이해충돌방지법 때도, 단 한 번도 국민의힘의 패턴은 달라진 적이 없다. 물론 제1여당이고, 180석의 무게가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벌어지는 책임을 민주당이 당연히 져야 한다. 그러나 내부에서 벌어지는 속살을 들여다보면 국민의힘도 자유롭지 않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추경예산, 재난지원, 외교·안보 이슈는 제발 여야가 없이 했으면 좋겠다. 야당 국회의원이 미국에 가서 ‘우리 정부가 잘못한다’고 고자질하듯 얘기하는 건 정말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
 
국회 상임위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이다. 북한 문제에 관해 커리어를 쌓아왔는데,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대북관계에서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공간이 축소된 듯하다.
 
“지금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대북정책을 리뷰하는 과정이다. 대북정책 담당자를 새롭게 인선하는 과정이다. 통상 미국은 (이 작업이) 5~6개월 걸린다. 차관보급 인사까지 청문회를 거쳐야 하니까 정중동의 과정을 거친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김정은 답방보다 상황 관리가 우선”

2020년 4월 구로을에서 당선된 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석 달에 한 번씩 의정 보고서를 내며 소통하고 있다. / 사진:윤건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2020년 4월 구로을에서 당선된 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석 달에 한 번씩 의정 보고서를 내며 소통하고 있다. / 사진:윤건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는 남·북·미가 한반도 정세를 주도했다면, 바이든 대통령 시대에는 한·미·일 동맹구조로 회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미·일 동맹은 필수적이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도 그랬다. 동북아의 평화안정과 북핵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동의와 협조는 절대적이다. 지금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리뷰하는 과정이지, 판이 바뀌었다고 보진 않는다. 구도가 바뀐 게 아니다. 미국이 대북정책 방향을 어떻게 잡아갈 것이냐가 중요하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 설정에 문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
 
“그게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고, 일을 얼마나 잘하느냐의 관건이다.”
 
윤 의원은 최근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과 문 정부 외교 노선을 두고 장외 논쟁을 벌였다. 전통적 외교론자들은 ‘문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모호한 스탠스를 취하는 듯하다’며 우려한다.
 
“미국이냐 중국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첫째, 한반도에서 평화만큼 중요한 건 없다. 평화가 무너지면 경제도 흔들린다. 둘째, 국익이다. 경제적으로는 중국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고, 외교·안보적으로는 미국과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처럼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어느 쪽이냐’고 보는 건 부질없다. 그리고 셋째, 가장 근본적인 것은 한·미 동맹이다. 한·미 동맹의 틀 속에서 평화와 국익의 중심축을 가져가야 한다.”
 
남북관계에서 ‘근본적 평화’라는 표현을 썼다. 어떻게 이해하면 되나?
 
“서로가 서로를 적대시하지 않는 것이다. 통일은 멀리 있다. 한민족으로서 통일을 얘기하기 전에 서로를 인정하는 것이 평화라고 생각한다.”
 
실제 문 정부 들어와서 북한의 무력도발이나 핵실험은 없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를 향한 모욕적 발언은 많았다. 북한이 우리를 존중하는 태도가 아니다. 또 우리 정부가 과도하게 인내한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의 그러한 오판 또는 과도한 반응은 분명한 문제가 있다. (그는 이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남북관계의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는 데 결코 도움이 안 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정부도 단호하게 대응을 해왔다. 다만 한반도 평화라는 큰 틀에서 봐줄 필요가 있다.”
 
‘봐준다’는 것은 그런 북한의 막말도 나름 이해할 구석이 있다는 뜻인가?
 
“아니다. 내가 한반도 전체 평화가 중요하다고 말한 건 이런 북한을 상대로 해서 우리가 한반도 평화를 지켜가야 하는 과제와 임무가 있다는 뜻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아직 열려 있는 것인가?
 
“코로나19 상황이 대단히 변수다. 지금은 답방을 얘기하기 보다 미국의 대북정책이나 한반도 주변 국가들의 동의와 협조를 하나하나 밟아가며 상황을 관리하는 게 우선이다.”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설 전제조건은 무엇이라고 보나?
 
“바이든 행정부가 어디에서 출발하느냐가 중요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3번 정상회담을 했다. 비핵화에 관한 프로세스였다. 그러다 미국의 정권이 바뀌었다. 미국이 (트럼프 시절의 히스토리를 무효로 하고) 다시 시작하자고 하면 좀 사리에 안 맞는다. 2018년 북·미 싱가포르 회담은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북·미 관계 정상화가 협의의 핵심이었다. 원칙적으로 바이든 정부도 이를 싫어할 이유가 없다. (북한과 바이든 행정부가) 싱가포르 회담에서 출발하면 여지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노무현은 격정도 있는 바다, 문재인은 늘 그 자리 있는 산”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UN의 경제제재를 풀어주지 않는 한 협상에 응할 메리트가 없지 않나?
 
“그 부분은 협상의 디테일이다. 그런 부분에서 실패했던 게 2019년 하노이 회담이었다. 그런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협상은 상대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단언적으로 ‘길을 이렇게 가야 한다’고 얘기하는 건 조심스럽다.”
 
윤 의원을 두고 ‘대통령의 복심’, ‘문재인의 남자’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우선 ‘복심’이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 때 대통령이 가까운 사람을 내세워서 일하는 행태에서 파생된 용어라고 생각한다. 지금 문 대통령은 청와대라는 시스템 안에서 움직인다.”
 
사방에서 ‘실세’라고 지칭하는데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하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된다. 실세가 아니니까.(웃음) 복심도, 실세도 아니다.”
 
문 대통령의 어떤 면모에서 시대정신을 봤나?
 
“문재인 대통령은 산과 같다. 노무현 대통령은 바다와 같다. 노 대통령은 격정적일 때는 폭풍우가 치지만, 잔잔한 바다일 때도 있다. 문 대통령은 항상 그 자리에 계신다. 높고 깊고 험하기도 하지만 울림이 있고, 항상 포용한다. 지금 와서 2017년의 시대정신을 얘기하면 아무도 동의 안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했는지 돌아보면 시대정신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글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 사진 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 녹취 정리 박남화 월간중앙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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