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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1타 강사 '대출이모' 소개"···불법대출로 번진 땅투기 의혹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부동산 경매 '1타 강사’로 활동하면서 불법 대출을 권장한 의혹이 있다는 공익신고가 접수돼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조사에 착수했다. 이 강의에서 나온 수법은 최근 논란이 되는 LH 직원들의 땅 투기와 유사한 대출 방식이어서 사실로 드러날 경우 LH와 금융기관 사이에 구조적인 부패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으로 번질 수 있다.
 
지난 8일 권익위에 접수된 신고 내용에 따르면 LH 1타 강사로 알려진 오모씨는 자신의 강의에서 대출상담사를 소개했다. 이 대출상담사는 수강생에게 투기 지역에 주소를 잠깐 옮기는 방식으로 지역 신협 조합원 자격을 획득하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LH 1타 강사' 오씨의 홍보자료. 사진 독자 제공

'LH 1타 강사' 오씨의 홍보자료. 사진 독자 제공

"조합원 자격 위해 잠시 전입"

직접 강의를 들었다는 신고자는 오씨가 소속됐던 B부동산 교육업체에는 '대출이모'라 불리는 상담사가 있었다고 한다. 오씨 등 강사들은 수업을 하며 "대출 관련 내용은 대출고문(대출이모)과 상담하라"고 유도했다.
 
대출이모는 채팅방에서 한 수강생에게 "조합원 조건을 맞춰야 해 주소 이전을 부탁드린다"면서 "인감·등본만 발급하고 다음날 퇴거하면 된다"고 말했다. 토지담보대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지역신협 조합원 자격을 얻는 방법을 안내한 것이다. 또한 대출이모는 수강생 다수가 참여한 채팅방에서는 "우리 회원 전용 대출상품은 인천시 OOO에 있는 신협에 있다"며 "상품을 만들어주신 은행 관계자와 한 잔 하며 좋은 조건을 약속 받았다"고도 했다.
 
신고자는 "오씨는 B업체 창업 때부터 함께한 핵심 멤버"라며 "B업체가 밀어주는 대출이모와 연관성이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일개 단체의 전용상품이 있다는 것이 불법이 아니냐"며 "만약 단순 홍보성 문구였다고 해도 사기가 된다"고 신고 이유를 설명했다.
오씨등 B부동산 강의업체의 강사, 고문과 수강생들들의 단체 채팅방. 사진 독자 제공

오씨등 B부동산 강의업체의 강사, 고문과 수강생들들의 단체 채팅방. 사진 독자 제공

'무더기 대출' 북시흥농협과 비슷

전문가들은 대출이모의 대출 방식이 LH직원들에 '무더기 대출'을 해준 북시흥농협 사태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북시흥농협은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경기도 시흥시에서 땅을 사려는 LH 직원들에게 전체 토지가액의 60%인 약 58억원을 대출해줬다.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고 대출액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했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돼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농협·신협 등의 2금융권은 토지담보 대출액수가 시중은행보다 크다"며 "외지인이 편법으로 조합원 자격을 얻은 뒤 투기를 했다는 점에서 LH직원들의 북시흥농협 사태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편법 대출을 권유한 오씨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서원석 중앙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LH 직원이던 오씨가 겸직 규정도 위반했을 뿐 아니라 전형적인 기획부동산 수법을 수강생에게 알려준 셈"이라며 "국가기관의 조사로 대출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확인된다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LH 1타 강사' 오씨의 홍보자료 속 커리큘럼 중 토지 보상이 있는 부분. 사진 독자 제공

'LH 1타 강사' 오씨의 홍보자료 속 커리큘럼 중 토지 보상이 있는 부분. 사진 독자 제공

업체 "대출 조직적 모집 없었다"

권익위 조사 대상이 된 B업체는 "해당 대출상담사는 일반 회원 자격으로 다른 회원들과 소통한다"며 "조직적 대출 모집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B업체 측은 "부동산 경매 낙찰자는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상담사와 은행을 선택한다"며 "그러므로 대출을 조직적으로 모집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럴 이유도 없다"고 했다. 이어 "오씨는 토지 강의와 일부 활동만 하고 있을뿐, 대출을 포함한 그외 내용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젊은이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스타트업인데, LH라는 자극적인 키워드로 엮이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LH는 2019년 말부터 부동산 강의를 한 오씨에 대해 지난해 감사를 벌여 경고 처분을 했다. 이후 오씨가 'LH 1타 강사'로 활동했다는 소식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지난 6일 오씨를 파면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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