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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때보다 더 줄었다…男女 '인륜지대사' 틀어막은 코로나

지난해 8월 경기도 수원의 한 예식장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8월 경기도 수원의 한 예식장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직장인 이모(36)씨는 지난해 결혼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당초 9월쯤 예식장을 잡으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자 연말로 미뤘다. 이번엔 주변에 청첩도 돌렸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했다. 이씨는 어쩔 수 없이 한 번 더 식을 미뤘다가 결국 지난달 식을 올렸다. 이씨는 “웬만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라도 결혼하려고 했는데 50인 미만 집합 금지까지 지키면서 식을 올리려니 너무 아쉬웠다”며 “결혼부터 신혼여행까지 지난해는 여러모로 신혼부부에게 너무 가혹했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로 불리는 결혼마저 틀어막았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0년 혼인ㆍ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 건수가 전년 대비 역대 최대 폭으로 줄었다. 늘어나던 이혼 건수마저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아니고선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혼인ㆍ이혼 통계 추세를 흔들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결혼 이혼 모두 줄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지난해 결혼 이혼 모두 줄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구체적으로 지난해 결혼 건수는 21만4000건으로 전년 대비 2만6000건(-10.7%) 줄었다. 결혼은 인구 감소 영향으로 2012년부터 연속해 줄었다. 하지만 감소율은 지난해가 역대 최대였다. 1990년 이후 결혼이 전년 대비 10% 이상 줄어든 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불어닥쳤을 당시인 1997년(-10.6%)과 지난해 두 번뿐이었다. 조(粗) 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도 4.2건으로 전년 대비 0.5건 줄었다. 역시 역대 최저다.
 
전통적 성수기인 5월 결혼 건수가 18만1000건으로 전년 대비 21.3% 줄어든 영향이 컸다. 당시는 코로나19 1차 대유행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런 이유로 12월(22만1000건)은 물론 1~3월(19만1000~19만8000건) 결혼 건수에도 못 미쳤다. 역시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과 국제결혼도 전년 대비 35.1% 줄었다.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제가 어려울 때 결혼 감소가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에 따라 물리적으로도 결혼의 장벽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이혼 건수는 10만7000건이었다. 전년 대비 3.9%(-4000건) 줄었다. 건수 기준으로 199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혼은 2000년대 들어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역시 인구 감소 영향으로 큰 틀에서 주는 추세다. 다만 2018년부터 연속해 늘다가 지난해 다시 감소로 반전했다. 김수영 과장은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부부 갈등에 따른 이혼을 일컫는 ‘코비디보스(Covidivorce)’란 신조어까지 생겨났지만 한국에선 정반대 상황이 나타났다”며 “명절 귀성에 따른 갈등이 줄고, 물리적으로 이혼 소송이 번거로워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큰 흐름은 비슷했다. 초혼 연령은 남성 33.2세(전년 대비 -0.1세), 여성 30.8세(0.2세)로 큰 틀에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남녀 모두 초혼 결혼 비중(78.2%)이 가장 높았고 이어 ▶남녀 모두 재혼(11.8%) ▶남성 초혼+여성 재혼(6%) ▶남성 재혼+여성 초혼(3%) 순인 것도 같았다. 전년에 이어 세종(5.3건)ㆍ서울(4.7건)ㆍ제주(4.5건)가 조혼인율이 가장 높은 ‘톱3’ 지역인 추세도 유지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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