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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면담 때 조서 작성자 없었나…김진욱 어긋난 해명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지난 12일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형사3부장)에 재이첩하기 전 주요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만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 가운데, 김 처장이 이 지검장을 어디서, 누구와 만났는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수사보고 허위공문서작성 의혹

17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김 처장이 지난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에 재이첩하면서 다 같이 보냈다”고 밝힌 이 지검장과 면담 관련 ‘수사보고’는 공수처 소속 A 사무관이 작성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법조계 일각에선 A 사무관이 실제 김 처장과 이 지검장의 면담 자리에 동석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 사무관이 실제 동석하지 않았는데도 사후 수사보고를 작성했다면 허위공문서작성 혐의가 적용될 수 있어서다. 이를 김 처장이 지시했다면 허위공문서작성 교사 혐의를 받을 수 있다.
 
김진욱(左)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이성윤(右) 서울중앙지검장. 중앙포토

김진욱(左)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이성윤(右) 서울중앙지검장. 중앙포토

실제 김 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공수처는 수사 인력 채용이 완료되지 않아 검사는 나와 여운국 차장 2명뿐이라 면담 신청이 들어와도 그걸 받아주고 만날 사람이 저희밖에 없다”며 “조서는 수사기관이 문답 형식으로 작성하고 피의자·참고인이 서명 날인하는 정식 문서로, 공수처장과 차장이 직접 조사하고 조서까지 남기는 건 적절치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과의 면담엔 김 처장과 여운국 공수처 차장만 참여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A 사무관은 면담 배석 여부를 묻는 중앙일보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김 처장과 이 지검장의 면담 장소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김 처장은 16, 17일 국회 답변과 취재진 문답 등을 통해 “지난 7일 공수처 3층 공실에서 이 지검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런데 김 처장이 여 차장과 함께 이 지검장을 만났다고 주장한 지난 7일 공수처는 오후 3시, 4시 각각 김 처장 명의로 “처장 추천 인사위원에 이영주 교수를 위촉한다”는 내용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 때문에 법조계 안팎에선 “실제론 다른 날 외부에서 만난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왔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수처 관계자는 이런 의혹에 관한 입장을 요청하자 “김진욱 처장이 국회에서 거짓말을 했겠느냐”고 부인했다. 하지만 한 법조계 관계자는 “정부과천청사엔 방문자와 차량 출입 기록이 남는 만큼 의혹 해소를 위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이 이 지검장을 공수처 안에서 만났다고 하더라도 피의자를 조사실이 아닌 일반 사무실에서 만난 것 자체가 문제 소지가 있단 주장도 제기됐다. 김 처장은 이 지검장과의 만남을 “이 지검장과 변호인 면담 겸 기초조사였다. 면담에 방점이 있고 피의자의 변소 내용 관련 기초조사였다”고 설명했다. 검사의 피의자 조사 행위는 수사의 일환인 만큼 수사기관 출석 시엔 정식 조사실에서 이뤄져야 한다. 단순한 면담 차원이라고 해도 피의자를 조사 전 별도로 면담하는 건 과거 사례에 비춰 극히 드문 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17일부터 오는 24일까지 평검사 지원자 172명을 대상으로 면접전형을 진행한다. 이를 토대로 26일 2차 인사위를 열어 면접결과를 보고한 뒤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17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면접 대상자가 들어가고 있다 .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17일부터 오는 24일까지 평검사 지원자 172명을 대상으로 면접전형을 진행한다. 이를 토대로 26일 2차 인사위를 열어 면접결과를 보고한 뒤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17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면접 대상자가 들어가고 있다 . 뉴스1

과거 대검 중앙수사부나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등에서 진행한 거물급 수사 때도 조사 전 절차를 설명하는 것 외에 수사기관 간부가 직접 면담한 사례는 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때도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면담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서는 특혜 시비를 우려해 담당 차장검사의 조사 전 티타임도 자제하는 추세다.
 
이에 대해 이완규 변호사는 “공수처장이 피의자를 면담한다는 것 자체가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으니 말이 안 된다”며 “무슨 얘기가 있었는지도 기록으로 남기지 않아 의심을 자초한 건 김 처장이 분명히 잘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처장은 지난 12일 검찰에 사건을 재이첩하면서 “공수처 기소 대상이므로 수사 완료 후 공수처로 송치해달라”고 요구했다.
 
정유진·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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