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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훈의 탁구·공·감] 국제대회 무산 후폭풍, 협회 혼자 뒷감당?

하나은행 로고가 찍힌 유니폼. 그러나 대회 취소로 후원금은 받지 못했다. [사진 대한탁구협회]

하나은행 로고가 찍힌 유니폼. 그러나 대회 취소로 후원금은 받지 못했다. [사진 대한탁구협회]

“탁구협회장 재선 직후 제일 먼저 은행에 가서 20억원 대출 서류에 서명했습니다. 협회가 빚더미라는 걸 알면서 굳이 회장을 다시 맡은 건,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입니다.”
 

코로나로 취소된 부산 세계선수권
뒷처리하려고 협회서 20억 대출
대회 함께 준비한 부산시 모르쇠
보궐선거 출마한 후보들 생각은

15일 만난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협회의 대출금 이자만 매년 5000만원에 이른다. 원금은 손댈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기댈 곳 없는 체육 단체에는 한없이 버거운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활기차던 유 회장 얼굴에 드리운 그늘은 그대로 굳어버린 듯했다.
 
탁구협회가 ‘20억 빚쟁이’가 된 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취소된 ‘하나은행 2020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때문이다. 대회는 당초 지난해 3월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할 예정이었다. 코로나19로 어찌해볼 도리 없이 주저앉았다. 6월로, 다시 9월로, 그리고 올해 2월로, 세 차례나 개막을 미루며 어떻게든 대회를 치러보려 했다. 역부족이었고, 결국 좌초했다. 한국 탁구 100주년(2024년)을 앞두고, 국제대회 유치를 통해 ‘제2의 탁구 붐’을 기대했던 탁구협회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대회 준비 때는 ‘주최 측’을 자처한 이가 넘쳤다. 부산시는 탁구협회와 조직위원회를 공동 구성했다. 하나은행은 20억원 규모의 타이틀 스폰서십을 약속했다. 지난해 2월 부산에서 열린 타이틀 스폰서 협약식 때는 오거돈 당시 부산시장 겸 공동조직위원장이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국제도시 부산’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참석한 이호성 하나은행 부행장은 “단순한 대회 후원 개념을 넘어 탁구팬과 선수단에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회가 취소되자 다들 발 빼기에 바빴다. 정부(26억6000만원)와 부산시(23억원)는 지원금 회수 조치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스폰서십 협약식은 했지만, 계약서는 쓰지 않았다”며 후원금 지급을 거부했다. 후속 조치부터 채무까지, 뒷정리는 오롯이 탁구협회 몫이 됐다.
 
탁구협회는 하나은행이 약정 후원금 중 일부라도 지급하길 바랐다. 유승민 회장은 “사전 제작 유니폼과 기념품을 팔아보려고 노력 중이다. 모든 물품에 후원사(하나은행) 로고가 박혀 있어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하나은행은 대회 준비 과정의 이벤트에도 스폰서십 권리자로 함께했다. 적지 않은 홍보 효과를 누렸다. 그런 만큼 이제라도 탁구협회 짐의 일부라도 나눠 진다면, 코로나 시대 상생 사례라 할 것이다.
 
정부, 그리고 부산시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더구나 정부는 ‘북한 초청’, ‘남북 단일팀’ 등을 거론하며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에 틈나는 대로 대회를 활용했다. 부산시는 더 말해 무엇하겠나. 그런데도 모두가 뒷감당을 탁구협회에 떠넘긴 채 모르쇠로 일관한다.
 
곧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열린다. 여야 후보자가 오거돈 전 부산시장 겸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의 남은 임기를 맡겠다고 나섰다. 가덕도 신공항만 중요한 게 아니다. 대회 무산에 따른 뒤처리는 부산시가 향후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할 만한 자격이 있는 도시인지를 가늠할 잣대가 될 것이다.  
 
송지훈 탁구 담당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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