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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포럼] 바이든의 김정은 대처법

차세현 국제외교안보에디터

차세현 국제외교안보에디터

조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리뷰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지난주 성 김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은 수주 내에 검토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오늘부터 시작되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일본·한국 방문을 언급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대북 정책 검토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대북정책에 도깨비방망이 없어
‘핵포기=정권 안전’ 결단하도록
최대 압박과 최적 대화 지속해야

정리하면 바이든 정부는 한국·일본과 대면 협의에 이어 18~19일 앵커리지에서 첫 미·중 고위급 회담을 한 뒤 대북 접근법을 완성할 것으로 보인다. 6개월 정도 걸리던 전례를 볼 때 무척 빠른 페이스다. 북한, 한국, 일본, 중국이 각각 자신의 요구가 얼마나 반영됐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발표를 기다리고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새 대북정책이 북핵 문제를 해결할 도깨비방망이는 아니라는 점이다.
 
어느 나라나 민주주의 지도자는 자신의 임기 내 업적에 목을 맨다. 역사 속을 거니는 신의 옷자락을 움켜쥐고 싶어한다. 30여년에 걸친 북한 핵위기의 역사도 그랬다. 미국은 북·미 제네바 핵 합의(클린턴), 6자회담을 통한 다자적 해결(부시), 전략적 인내(오바마), 최대의 압박과 관여(트럼프) 등 행정부마다 멋진 브랜드를 단 정책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섰다.
 
서소문 포럼 3/16

서소문 포럼 3/16

새 정부가 들어서면 ‘대북정책 리뷰’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전 정부의 대북정책은 책상 아래로 밀쳐버리고 빈 책상 위에 자신만의 ‘신선한’ 그림을 그렸다. 양자 협상이 실패하면 다자 협상을 추진하고, 어설픈 제재로 북한이 두손 들고나오길 기대하다가 돌연 리얼리티 쇼 같은 정상회담을 하는 식이다. 미국 주요 언론엔 ‘ABC(Anything but Clinton)’이나 ‘ABT(Anything but Trump)’ 같은 신조어가 등장하곤 했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수십 년째 세습 독재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북한에 4년 또는 8년짜리 미국의 새 행정부는 아무리 초강대국이라고 해도 오히려 ‘기회’가 됐고 실제 그사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강화됐다.
 
바이든 정부는 조금 다르길 기대해본다.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다. 바이든 정부 외교·안보정책의 수장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3월 10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진전시킬 최선의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특히 ‘다른 압박 지점(the different pressure point)’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압박 지점이 북한 인권이 될지, 추가적인 대중국 압박이 될진 모르지만 트럼프 정부의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 정책은 어떤 형태로든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비친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그동안 미국 행정부를 괴롭혔던 북한 문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일부 외교적 기회는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한의 도발을 막고 협상에 빨리 복귀시키기 위해 일부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문재인 정부로선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대북 협상의 끈은 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예상하건대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은 “최대의 압박과 최적의 관여(대화와 협상)”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 백악관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허버트 맥매스터 스탠포드대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의 조언을 소개한다. 그는 지난 2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의 ‘글로벌 안보 도전’ 청문회에 28페이지짜리 서면 보고서를 냈다. 전임자의 고민을 귀담아듣는 한국에는 없는 전통이기에 부럽기까지 한 보고서에서 맥매스터는 북한 정권을 향한 외교적 노력의 실패 배경으로 김일성 일가 3대 세습 과정에 대한 두 가지 잘못된 가정이 작용했다고 봤다.
 
그는 “때론 ‘햇볕정책’으로 불리는 북한 개방이 정권의 본질을 바꿀 것이라는 허망한 희망”을 품거나 “김씨 일가 정권이 지속 불가능하며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배치하기 전에 붕괴할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해 대북 정책을 펴다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체제가 핵을 가졌을 때보다 핵을 갖지 않을 때 더욱 안전하다’고 결단할 때까지 최대의 압박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기 위한 초기 합의나 보상을 하지 말고, 북한 무역의 95%를 차지하는 중국의 유엔 제재 이행을 설득하고, 필요하면 대북 군사력을 사용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언젠가 신의 옷자락을 움켜쥘 수 있도록 오늘의 민주주의 지도자가 분투하는 데 참고했으면 좋겠다.
 
차세현 국제외교안보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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