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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에 발목잡힌 변창흠 사의…"2·4 대책 부도수표로 끝나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2ㆍ4대책의 입법 기초 작업까지 마무리할 것.”
 

입법 기초 작업 마무리한들
실제 시행까지 민관협력 필수
"공공주도 시행 여론 반발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사의를 표명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이런 마지막 숙제를 지시했다. 3기 신도시에 이어 문 정부의 최대 공급대책인, 전국 83만 가구를 공급하는 2ㆍ4대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게 기초작업을 하고 퇴임하라는 주문이다.  
 
변 장관은 구의역 사고 발언 등 임명 전부터 여러 구설수에 휩싸였지만, 공급대책을 둘러싼 마무리 구원 타자로 임명됐다. 폭발하는 집값과 전셋값을 잡기 위해 획기적인 공급대책이 필요했던 터다. 변 장관은 SH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거치면서 현장을 잘 아는 디벨로퍼이자, 공급대책 적임자로 낙찰됐다. 
 
변 장관은 취임 당시 “일부에서는 서울 도심에 더 주택 공급이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있지만, 서울 도심에서도 충분한 양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며 자신했다. 이어서 2ㆍ4공급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표현대로 ‘새로운 모델’이었다. 공공주도로 서울 역세권이나 준공업지 등 저밀도의 땅을 수용해 고밀도로 재개발하겠다는 도심 공공주택복합사업,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 역시 공공주도로 개발하겠다는 공공주도 정비사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주택 공급 부지확보 물량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 합동]

주택 공급 부지확보 물량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 합동]

하지만 기존의 틀을 깨는 2ㆍ4대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기존 법을 많이 개정해야 한다. LH 등이 재개발ㆍ재건축의 사업을 직접 이끄는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 발의), 역세권ㆍ준공업지역과 저층 주거지 등지에서 고밀 개발을 하기 위해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도입하는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김교홍 의원) 등 개정안만 총 9개에 달한다. 
 
당초 정부ㆍ여당은 이달 중으로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었지만, LH 직원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사태로 제동이 걸렸다.하지만  4ㆍ7 재보선 탓에 ‘부동산 3법’처럼 밀어붙이기식 입법을 하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정부 의지가 큰 만큼 곧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LH 해체론'까지 나오는데 민관협력 될까 

1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진보당이 연 'LH 직원 투기 의혹 정부합동조사단 1차 조사결과 발표에 따른 기자회견'에서 송명숙 진보당 서울시장 후보와 김재연 상임대표 등이 '관련자 엄중처벌' 등이 적힌 손피켓을 청사 담장에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진보당이 연 'LH 직원 투기 의혹 정부합동조사단 1차 조사결과 발표에 따른 기자회견'에서 송명숙 진보당 서울시장 후보와 김재연 상임대표 등이 '관련자 엄중처벌' 등이 적힌 손피켓을 청사 담장에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다음이다. 입법이 됐다고 해서 바로 공급될 수 없다. 2ㆍ4대책이 차질없이 추진되려면 민관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부가 공공주도로 공급하겠다는, 도심 땅 대다수가 민간 소유다. 각종 이해관계가 얽혀 개발이 어려웠던 땅을 공공이 수용해 용적률 상향 등 각종 인센티브를 줘서 사업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사업의 시행자는 땅 투기 논란을 겪고 있는 LH 등 공공기관이다. “LH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회복 불능으로 추락했다”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말대로 ‘LH 해체론’까지 나오고 있다. 민간 땅을 수용해 신도시 개발하듯 개발하겠다는 도심 공공주택복합사업의 경우 일부 지자체에서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83만 가구 공급계획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신규택지(26만3000가구) 공급 전망도 불투명하다. 6번째 3기 신도시로 발표한 광명시흥 지구가 땅 투기 논란에 휩싸이면서다. 공공이 주도하는 신도시 정책을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공공주도 부동산 정책에 대한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민간의 역할을 대폭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주도 시행에 대한 여론 반발도 크고, 신규택지 공급을 통한 불신도 커져서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획기적인 공급대책이라는 ‘2ㆍ4공급’은 부도수표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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