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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다를수 있다"…마클 폭로에, 英여왕 대응은 세 문장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의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처음 공식 입장을 냈다.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왕실인 버킹엄 궁은 여왕을 대신해 낸 성명을 통해 "제기된 문제들, 특히 인종에 관한 문제는 우려된다"며 "일부 기억은 다를 수 있지만 그 사안은 매우 심각하게 다뤄질 것이며 가족 내에서 사적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왕실은 이어 "지난 몇 년간 해리 왕자와 메건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알게 돼 온 가족이 슬퍼했다"며 "해리, 메건, 아치는 언제나 사랑받는 가족"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방영 이후 이틀 만에 나온 왕실의 입장문은 모두 61자, 3문장이었다. 해리 왕자와 배우자 메건 마클이 직접 왕실을 향해 인종차별 문제까지 제기하며 큰 파문이 일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간략했다.
 
하지만 표현 하나하나를 놓고 수위 조절에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나 화이트록 런던대 역사학과 교수는 AP통신에 "성명이 길지는 않지만, 의도는 매우 명확해 보인다"며 "이번 사안을 가족 문제로 한정해 왕실에 대한 비판이나 논란으로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명 내용 중 여왕이 "일부 기억은 다를 수 있다"고 한 언급과 관련, 영국 텔레그래프는 "왕가가 해리 왕자 부부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고 동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 언급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두고 한 말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해리 왕자 부부가 주장한 '아들의 피부색'과 관련한 내용을 언급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할리우드 배우 출신으로 흑백 혼혈인 마클은 7일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왕실과 영국 언론으로부터 차별적 대우를 받아왔다고 폭로했다. 특히 그가 2019년 아들인 아치를 임신했을 때 왕실 사람들이 아이의 피부색이 어두울 것을 우려했고,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말해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여왕의 입장 발표에도 후폭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인터뷰가 단순한 왕실의 가십거리를 넘어 과거 관례만 고집하는 전근대적 왕실에 '폭탄'(Bombshell)을 떨궜다는 이유에서다. '왕실 폐지론'에 다시 불이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NN은 "인터뷰에서 드러난 사건들은 왕실이 21세기를 사는 대다수 보통사람이 겪는 문제조차 수용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ABC방송도 "해리 왕자 부부는 한때 왕실 현대화와 쇄신의 해답처럼 여겨졌지만 결국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축시를 읊었던 아만다고먼을 비롯해 흑인 인권 운동가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딸인 버니스 킹,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 등이 SNS를 통해 마클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았다.
 
하지만 영국 언론이 전하는 여론은 온도 차가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 여론조사기관 JL파트너스가 8일 저녁 10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이번 인터뷰가 부적절했다'는 응답이 53%로 절반이 넘었다. 적절했다는 응답(33%)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또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정식 명칭 에든버러 공작)이 입원한 상황에서 인터뷰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54%로 적절했다는 응답(30%)을 크게 앞질렀다.
 
주요 인사들도 사안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관련 질문을 받고 구체적인 답변은 내놓지 않은 채 "국가와 영연방을 통합하는 여왕의 역할을 최고로 존경해왔다"라고만 답했다.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는 9일까지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명이 시청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시청자만 1780만명에 달하고, 현재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계속 늘어나고 있다. CBS는 이들 부부의 인터뷰를 12일 오후 8시(현지시간)에 재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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