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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연 논설위원이 간다] 오세훈·안철수 단일화에 끼어든 윤석열 변수

서울시장 야권 통합후보 협상, 첩첩산중

논설위원이 간다

논설위원이 간다

선거는 한 달이 안 남았고, 여야의 서울시장 후보도 확정됐지만 대진표는 아직 깜깜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남아 있다. 10년 전 선거가 그랬다. 2011년 서울시장 보선에선 안철수 출마설로 선거판이 요동쳤다. 당시 여당 후보는 나경원, 야당인 민주당 후보는 박영선으로 결정 났지만 ‘안철수 바람’을 탄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야당 후보와 여당 후보를 차례로 따돌렸다. 이번엔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이뤄낼지 여부다. 여론조사만 보면 야권 단일화 없는 다자 구도에선 여당 우세다. 하지만 양자 대결이 되면 다르다. 모두가 해볼 만한 박빙 선거다.
 

김근식 국민의힘 전략실장
“오픈 프라이머리 형식 경선해야
단일화 후보가 본선서 이길 것”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
“단일화는 100% 여론조사 방식
오세훈·나경원도 그렇게 했다”

야권에선 대체로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다고 본다. 전국 선거에서 내리 4연패한 야권 지지층의 압박이 어느 때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대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야권이 경쟁력을 키울 중요한 기회인 데다 만약 단일화에 실패하고 선거에 지면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을 게 뻔하다. 그래도 막상 단일화 협상은 첩첩산중이다. 안 후보 쪽에선 여론조사 경선을 주장한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시민참여 경선과 여론조사 혼합 방식’을 내놨다. 후보 등록 마감일은 19일이다. 열흘 남았다.
 
김근식 국민의힘 전략실장에게 무슨 뜻인지 물었다. 그는 얼마 전 ‘안 후보가 거부 못 할 단일화 방식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전략실장. 임현동 기자

김근식 국민의힘 전략실장. 임현동 기자

거부 못 할 단일화 방식이 뭔가?
“오픈 프라이머리 형식의 완전 시민참여경선이다.”
 
안 후보 쪽은 ‘단일화를 당원 투표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거부하는데.
“전화 받는 고작 1000명의 여론조사 결과에 의존하는 것보다 수십만 명이 참여하는 오픈 프라이머리가 명분이 있다. 단일화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단일화 후보가 본선에서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과정이어야 한다. 원하는 시민이면 누구든 단일화 투표권을 주고 그런 유권자의 지지를 결집해 내는 과정에서 본선 승리 경쟁력이 커진다.”
 
국민의당이 계속 거부하면 어찌 되나.
“명분이 우리에게 있다. 시민참여경선은 안 후보를 불신하거나 배제하는 게 아니다. 본선 경쟁력을 높이자는 단일화 취지에 충실하자는 거다. 많은 시민이 참여해야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어 민주당이 해왔던 방식이다. 10년 전 박원순·박영선 단일화 때도 시민참여경선 40%에 여론조사 30%, TV토론 평가단 30%였다.”
 
후보 단일화가 될까.
“어느 쪽이든 단일화 협상을 깨는 건 쉽지 않다. 다만 우린 여러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자는 거고 국민의당은 여론조사 한 번으로 끝내자는 것이어서 거리가 있다. 또 안 후보는 서두르고 우린 19일이 목표지만 투표 용지 인쇄하는 이달 말까지도 시간이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오세훈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된다.”
 
왜 그런가.
“단일화 방식에 대한 대의명분이 있다. 오픈 프라이머리만이 단일화 후보가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다. 또 시간이 오 후보 편이다. 안 후보 지지율은 정체되거나 떨어진다고 본다. 반대로 오 후보 지지율은 점점 올라간다. 곧 대형 ‘오세훈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린다. 나경원 후보 지지자들은 오 후보로 향할 거다. 우린 느긋하다. 초조한 건 안 후보 쪽이다.”
 
설사 국민의당이 요구하는 100% 여론조사 방식에 합의해도 ‘적합도’와 ‘경쟁력’을 물을 때 다른 결과가 나온다. 질문 방식을 놓고 서로 따질 게 많다는 뜻이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도 이 문제로 다퉜다. 결국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견주어 경쟁력 있는 단일 후보로 노무현·정몽준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십니까’로 결론 났다. 그런데 지금은 ‘탄력받은 오세훈’에, 단일화 협상 조건은 오히려 추가되는 모양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 신인섭 기자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 신인섭 기자

 
오픈 프라이머리를 어떻게 생각하나.
“일고의 가치도 없다. 선거인단 선거는 기본적으로 당원 동원하겠다는 불공정 투표다. 코로나 정국에 누가 얼마나 자발적으로 참여하겠나. 게다가 국민의당도 국민의힘도 100% 여론조사로 당의 후보를 뽑았다. 그래서 오세훈 후보가 선출됐다. 아마도 선거인단 선거였으면 나경원 후보가 이겼을 거다. 이제 와서 자기들도 안 하던 방식을 들고 나온다. 꼼수다.”
 
100% 여론조사 방식을 국민의힘이 받아들일까.
“지금은 서로 다른 당 후보가 단일화해 이기는 후보를 뽑자는 거다. 여론조사 외에 어떤 방법이 있나. 당내 경선이 아니다. 적합도를 말할 게 아니다.”
 
여당 지지자의 역선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여론조사 역선택은 없다는 쪽이 다수다. 혹시 있다면 안 후보가 손해 볼 가능성이 가장 높다. 민주당 지지자 입장에선 안 후보보다 오 후보가 좀 더 만만하게 여겨질 거다.”
 
야권 후보는 단일화될까.
“결국엔 된다. 단일화돼도 어려운데 안되면 필패란 게 확실한 조사 결과다. 야권 지지자들의 요구가 높아 누구든 훼방 놓기 힘들다. 다만 빨리 끝나야 하고 아름다운 단일화가 돼야 한다. 투표 용지 인쇄 때까지 가면 누구로 단일화 되든 실패한다. 정권에 대한 분노를 결집시키지 못하고, ‘야당은 또 싸움질이야’란 중도만 늘린다. 그런데도 ‘선거인단 선거하자’ ‘기호 2번 달아라’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박원순 시장도 기호 10번으로 당선됐다.”
 
기호 문제는 좀 다른 얘기다. 만약 국민의힘 후보가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지면 보수 정당은 자당 후보를 못 내는 초유의 사태를 맞는다. 안 후보가 2번 달고 출마한다는 건 선거 전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당대당 통합을 한다는 건데 그럴 가능성은 없다. 그런데 4번으로 출마하면 선거가 끝난 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중도 신당을 만들어 야권 재편에 나설 거란 소문이 야당에 퍼져 있다. 근거는 없다. 다만 당내 대권 주자가 뚜렷하지 않은 국민의힘은 안철수 후보에게 올인했다가 생길지 모를 원심력을 염려한다.
 
정진석 의원. 박종근 기자

정진석 의원. 박종근 기자

그런 원치 않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야권 단일 후보가 누가 되든 ‘2번 출마’란 안전판이 필요하다는 건데, 돌아가지만 크게는 단일화 협상과 연결된다. 정말로 그런 얘기들이 오가는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정진석 의원에게 물었다.
 
2번 출마가 당의 요구 사항인가.
“당의 요구라기보다 ‘우리 당이 후보를 못 내는 경우가 있으면 안된다’는 얘기를 하는 의원들이 많다. 또 만약 안 후보로 단일화된다면 본선에서 이기는 데 2번과 4번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따져볼 필요는 있다. 우리 당 후보가 2번으로 나가면 국민의힘 후보지만 안 후보가 2번으로 나가면 범야권 통합 후보다. 4번으로 나가는 건 야권 분열 이미지를 안고 가는 거다.”
 
윤석열 중도 신당이 정말로 가능할까.
“윤 전 총장은 정치를 할 거라고 보지만 그래도 자기 중심의 새로운 정치 세력과 정치 결사체를 만들 사람은 아니라고 듣고 있다.”
 
투표율이 낮으면 야권 단일 후보라도 힘들다는 주장을 어떻게 보나.
“역대 재·보선 투표율이 낮은 건 맞지만 투표율이 낮다고 여당 지지자만 투표장에 나가는 건 아니다. 정권 심판하겠다며 선거일만 기다리는 야권 지지자도 많다. 명분에서 우리가 우위에 있다. 단일화만 되면 이긴다.”
 
낮은 재보선 투표율, 어느 쪽에 유리할까
다음 달 7일 보궐선거 결과는 내년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하지만 높은 관심이 실제 투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우선 선거일이 공휴일이 아니다. 게다가 통상 재·보궐선거는 투표율이 높지 않았다. 2000년 이후 치러진 역대 광역단체장 재·보선 투표율은 40% 정도를 넘나들었다. 2012년에만 상반기(59.14%)는 19대 총선, 하반기(76.8%)는 21대 대선과 동시에 치러져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1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의 사퇴로 생긴 ‘사상 최대 재·보선’ 투표율이 48.6%로 최고치다. 투표율은 낮아도 대체로 여당의 패배였다. 2012년 하반기 경남지사 보궐선거는 김두관 경남지사가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출마’를 목적으로 사퇴해 발생했다.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가 야권의 권영길 후보를 꺾었는데 2000년 이후 광역단체장 재·보선 중 최초의 여당 승리였다.
 
하지만 지금 여당인 민주당은 과거와 달리 지방 권력을 사실상 독점했다. 서울시 지역구 국회의원 49명 중 41명, 구청장 25명 가운데 24명, 시의원 109명중 101명을 차지한다. 반대로 야당인 국민의힘은 잇단 선거 패배로 조직 기반이 크게 흔들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표율이 현저하게 낮을 경우 조직 선거의 기반이 과거와 전혀 다르다. 2004년 6월 광역단체장 재·보선 투표율은 28.5%에 불과했다.
 
최상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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