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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LH 사태가 드러낸 검찰 개혁의 허망한 실상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회원들이 8일 경남 진주시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앞에 'LH한국농지투기공사'라는 현수막을 걸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회원들이 8일 경남 진주시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앞에 'LH한국농지투기공사'라는 현수막을 걸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무실과 시흥·광명 신도시 예정지 및 주변의 땅을 산 LH 직원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3기 신도시 지역의 토지 거래 기록 확보에도 착수했을 것이다. 검찰이 예전처럼 주요 사건 수사를 책임지고 있다면, 정권이 정면 돌파를 결심했다면 이미 밟고 있을 수순이다. 그런데 현실은 국토교통부의 자체 조사에 머물러 있다. 사실상 수사는 시작도 안 했다. 경찰의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서 수사를 맡는다는데 1차 조사 자료가 국토부에서 넘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합동수사본부 만든다면서도 검찰은 배제
국민이 피해 보는 엉터리 개혁 실체 탄로

이 시간에도 증거는 속속 사라지고 있을 것이다. 직원들의 스마트폰이 새것으로 바뀌고, 문서들이 하나둘 파쇄기로 들어가고, 관련자들의 ‘입 맞추기’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수사 지연은 증거 은닉·은폐를 부추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 뒤늦게 호들갑을 떨며 여기저기 뒤지고 파헤쳐 본들 헛심 쓰는 꼴이 된다.
 
정부와 여당이 LH 직원 투기를 포함한 3기 신도시 건설 관련 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는 뜻을 정말로 가지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검찰을 투입해야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령 때문에 검찰에 전적으로 수사를 맡기기가 어렵다면 어제 정세균 총리가 만들겠다고 한 특별수사본부에 검사들을 파견 형식으로 넣으면 된다. 헌법에 따라 압수·체포·구속 영장은 검사만이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수사본부 밖에 검사가 있으면 강제 수사가 신속히 이뤄지기 어렵다. 수사 내용을 잘 모르는 검사가 영장 청구에 주저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정 총리는 국수본·국세청·금융위원회로 수사본부를 꾸리겠다며 검찰을 기어이 배제했다.
 
정부의 궁색한 입장이 이해는 된다. 검사를 투입하면 수사 주도권을 그들이 쥐게 되고, 결국 검찰 수사의 효과와 필요성을 입증하는 결과가 된다. 청와대·여당이 바라지 않는 그림이다. 일이 이렇게 꼬인 것은 ‘윤석열 검찰’ 괴롭히기에 매몰된 검찰 개혁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청와대가 제시한 수사권 조정 관련 시행령 초안에는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으면 이른바 6대 범죄에 속하지 않는 중요 사건에도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그런데 보름 뒤 법무부가 이 시행령을 입법 예고할 때는 그 대목이 사라졌다. 추미애 장관 재직 때의 일이다.
 
조국·추미애 전 장관이 앞장섰던 검찰 개혁은 마구잡이로 진행됐다. 제대로 된 설계도가 없었고, 계획이 수시로 변경됐다. 일관성이 있었던 것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식물 만들기라는 방향뿐이었다. 그 결과가 전 국민의 공분을 부른 LH 사태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정부의 모습과 도대체 수사가 되고 있기는 하냐는 시민들의 원성이다. 엉터리 개혁의 실체가 벌써 탄로났다. 그에 따른 피해가 국민에게 고스란히 간다는 것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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