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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재판기록 기증’ 고교생…독립운동가 후손에 상금 기부

 2019년 4월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조민기 학생. 사진 조민기 제공

2019년 4월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조민기 학생. 사진 조민기 제공

“약속했으니 당연히 지키는 것뿐인걸요.”

조민기(16)군의 목소리에는 쑥스러움이 묻어났다.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그는 최근 한 방송사 퀴즈쇼 프로그램에서 받은 상금 전액을 기부했다. 기부 대상은 독립 운동가 최재형 선생(1860~1920)의 현손(玄孫·4대손) 초이 일리야(19)다. 독립운동 관련 단체에 상금을 전하겠다는 방송에서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앞서 신장이 붓는 수신증으로 수술을 앞둔 초이 일리야가 병원비를 걱정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안중근 기록’ 기증해 청와대 초청받아

조민기군이 청와대를 통해 독립기념관에 기증한 안중근 의사 공판 속기록. 사진 조민기군 제공

조민기군이 청와대를 통해 독립기념관에 기증한 안중근 의사 공판 속기록. 사진 조민기군 제공

조군이 독립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아버지 조규태(60)씨 때문이다. 조씨는 평소 일본 경매 사이트 등에서 대한제국 훈장 등 근대 자료를 찾아 구매해왔다. 그는 힘겹게 구한 독립운동 자료를 모두 조군 방에 전시했다. 아들이 역사책을 넘어 실제 근대 유품을 보며 독립운동가의 숨결을 느끼길 원해서다. 2019년 초 조군은 아버지에게 조심스레 한 가지 제안을 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기증품 중 일부를 기증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가 고른 기증품은 안중근 의사 공판 속기록이었다. 만주에서 출판된 초판본으로 2015년 조씨가 일본 경매사이트에서 750만원을 주고 구한 물품이다. 고민하던 조씨는 기꺼이 아들의 뜻을 따랐다.
 
그해 2월 조씨 부자는 청와대로 공판 속기록 등 기증품 4점을 보냈다. 기증방법을 몰라 청와대행 택배를 선택했다. 다행히 청와대가 나서면서 안중근 의사 속기록은 독립기념관으로 가게 됐다. 당시 조군의 사연을 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조씨 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하기도 했다. 이후로도 조군은 민족대표 33인 권동진·오세창 등의 유묵 4점, 도오툐미 히데요시의 풍공유보도략 등도 기증했다. 지난해 국가보훈처는 조군에게 국가보훈처장 표창장을 수여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지난 4일 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회복중인 초이 일리야. 사진 문영숙 이사장 제공

지난 4일 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회복중인 초이 일리야. 사진 문영숙 이사장 제공

지난해 11월 방송프로그램에서 상금을 받은 뒤 조군은 상금 100만원을 어떻게 할지 고민해왔다. 다른 기증품 기부를 두고 청와대 관계자와 이야기하던 중 우연히 일리야의 사연을 알게 됐다. 아버지와 논의한 끝에 뜻을 같이하는 이들을 모아 함께 일리야를 돕기로 했다. 조씨의 후배와 동네 친구 등이 후원에 동참했다. 조민기, 김서인, 조한이, 한현수, 황지영, 김태림 등 10명 이름으로 일리야를 돌보고 있는 최재형기업사업회에 1000만원을 전달했다. 문영숙 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일리야는 지난 4일 수술이 무사히 끝났고 12일 퇴원 예정”이라며 “인천시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의 도움으로 병원비는 해결했다. 학생들의 후원금은 앞으로 일리야가 공부하는 데 보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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