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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사건 뒤집으려다…되레 '비밀누설' 고발 당한 임은정

2019년 9월 20일 임은정 검사. 뉴스1

2019년 9월 20일 임은정 검사. 뉴스1

‘한명숙 정치자금 수수’ 검찰 수사팀의 강압수사·모해위증교사 의혹에 대해 감찰을 진행해온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이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됐다. 무리하게 감찰을 펼치다 ‘선’을 넘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는 8일 대검찰청에 임 연구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했다.
 

감찰 결론 전 SNS에 “난 기소 의견”

임 연구관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나는 검찰 측 재소자 재판 증인들을 형사 입건하여 공소 제기하겠다고 했지만, 허정수 대검 감찰3과장은 불입건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대검이 2일 감찰 사건의 주임검사를 허 감찰3과장으로 지정해 임 연구관을 사건에서 배제한 데 이어 3일 한명숙 사건 감찰에 관여한 검사들로부터 사건 처리 방향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받은 일과 관련해 임 연구관이 내막을 전한 것이다. 
 
임 연구관은 이어 “내일 총장님(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차장님(조남관 대검 차장), 감찰3과장의 뜻대로 사건은 덮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대검은 5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고발인 측은 임 연구관이 검사들의 형사 입건 관련 의견을 공개한 건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2007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는 도중 수사책임자가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등의 정보는 누설되어서는 안 될 수사기관 내부의 비밀에 해당한다.
 

박철완 검사 “공수처가 임은정 수사해야”

검찰 내부에서도 임 연구관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박철완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은 지난 5일 검찰 내부망을 통해 임 부장검사의 공무상 비밀누설죄가 성립한다는 7쪽 분량의 법리검토 의견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박 지청장은 “임 연구관의 행위는 엄중한 범죄에 해당하고 그 행위에 상응하는 형사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검사의 직무상 범죄를 다루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수처법 제2조와 제8조에 따르면 검사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는 고위공직자범죄에 속하고, 공수처 검사는 고위공직자범죄 혐의가 있다고 사료할 때에는 수사에 나서야 한다.
2020년 12월 15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중앙포토

2020년 12월 15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중앙포토

 

“형사 처벌과 별도로 징계도 해야”

박 지청장은 형사처벌과 별개로 감찰과 징계, 직무배제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그는 “만약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검사로서 무엇을 더 해야 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임 연구관은 지난해 9월 현재 직책으로 발령받으며 이 사건 감찰을 주도해왔는데, 그 전부터 “사건에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인 전력도 있다. 
 
지난해 6월 29일 당시 울산지검 부장검사였던 임 연구관은 경향신문 기고를 통해 윤석열 당시 총장이 모해위증교사 의혹 관련 진정 사건을 대검 감찰부가 아닌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에 배당한 것을 두고 “배당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가 얼마나 절실한 문제인지 온 국민이 깨닫게 되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임은정, "선을 넘은 발언은 한 적 없다”

임 연구관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명숙 사건 감찰에 대해 윤석열 전 총장이 무리한 지휘권을 발동했고 무혐의 처분이 난 것”이라며 “공수처가 생기면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라고 밝혔다. 
 
그는 8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요청에 “인터뷰는 하지 않는다”라며 거부했다. 다만 그는 “선을 넘은 발언은 한 적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임 연구관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임 연구관을 배제하고 무혐의 처분을 내린 대검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다. 
 
박 장관은 지난해 4월 한명숙 사건 수사팀을 둘러싼 모해위증교사 등의 의혹이 불거진 이후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기까지 문제점이 없었는지 들여다보는 중이다. 추후 박 장관이 수사 지휘권을 발동해 무혐의 처분을 무효화하고 다른 판단을 하게 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 검찰 간부는 “그럴 경우 법무부와 검찰 간의 갈등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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