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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애의 시시각각] 김종인의 공진단

고정애 논설위원

고정애 논설위원

지난달 중순 자양강장제 공진단을 받았다면 그저 설 선물이겠거니 할 수 있다. 하지만 냉랭했던 사람이 보낸 것이라면? 달리 해석할 수도 있겠다.
 

“힘내라”며 안철수에게도 선물
근래 “오세훈으로 단일화 될 것”
잡음 덜한 야권 후보 만들어낼까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후자를 택했다. 그는 최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주 ‘디스(깎아내리기)’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곤 “그렇지 않다”며 공진단 건을 공개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건강을 잘 챙기라면서 공진단을 보내줘서 받았다”고 했다. 그러곤 “이겨야만 야권에 미래가 있다는 것을 (김 위원장도 나도) 똑같이 알고 있다”며 “그런 방법을 찾기 위해 김 위원장에게 부탁드릴 일도 많고, 제가 단일후보가 되면 김 위원장이 누구보다도 열심히 도와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안 대표에게만 보낸 건 아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오세훈·나경원·조은희·오신환, 부산시장 경선 후보인 박형준·이언주·박성훈, 그리고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도였다. “야권 후보들이니까 힘내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이 중 안 대표가 적극적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그럴 만하다고, 또 그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오랫동안 껄끄러운 사이인 걸 고려하면 말이다.
 
대체로 안 대표가 정계 입문 때 “국회의원 먼저 하라”는 김 위원장의 조언을 뿌리쳤던 일이 알려져 있다. 실제론 그 뒤로도 몇 차례 굴곡이 있었다. 2016년 총선 무렵엔 김 위원장이 안 대표의 민주당 탈당을 만류했다고 한다. 이후엔 “안철수가 이끄는 국민의당으로 가는 편이 훨씬 수월한 선택이었지만 최악의 선택지였던 민주당으로 향했고”(『영원한 권력은 없다』),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했다. 탈당설이 돌던 박영선 당시 의원을 설득해, 민주당에 잔류시킨 것도 김 위원장이었다. 민주당이 원내 1당이 된 토대였다. 하지만 자신이 공들여 공천한 호남에선 안 대표에게 완패했다. 두 사람은 2017년 대선 국면에서도 엇갈렸다. 김 위원장이 ‘빅텐트’를 치며 대선에 나서려 했을 때 한마디로 뿌리친 게 안 대표였다. 김 위원장에게 감정이 있다는 게 주변의 관찰이다.
 
이러던 와중 공진단 건이 있었던 게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더 좋아한다니 다행”이라고 했다.
 
그렇더라도 둘 사이의 긴장이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 오세훈·안철수 또는 안철수·오세훈 사이의 단일화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만 의외로 기호 문제, 즉 안 대표로 단일화될 경우 4번(국민의당)이 아닌 2번(국민의힘) 후보로 나설 거냐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로 인해 단일화가 안 될 수도 있다고까지 보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맞물려서다. 김 위원장은 “제3지대는 없다”고 여기지만 안 대표는 ‘철석(안철수·윤석열) 연대’를 말한다. 윤 전 총장의 호응 여부와 별개로 말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국민의힘 중진은 “김 위원장이 얼마 전 자기 사람에게 안 대표가 수용하지 않을 법한 방안을 제시하지 말라고 했다더라”면서도 기호 문제는 다른 차원이라고 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대표직을 내놓으며 “개인적으로 박원순 후보가 (민주당 입당) 문제에 대해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할 수 있었던 상황보단 미묘하다는 주장이다.
 
당시 박원순 후보는 무소속의 10번 후보였다. 이번엔 2번이어야 하는 이유는 뭔가.
“2번은 통합한단 의미다. 안 대표가 4번을 고집하면 또 다른 분열의 씨앗이 된다고 본다. 제3지대의 모색일 수 있다.”
 
불안한 단일화라는 의미인가.
“윤 전 총장이 있어 더 그런 것이다.”
 
7일 김 위원장에게 “안 대표로 단일화되면 어찌하나”라고 물었더니 “내가 보기에 단일화는 오세훈으로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면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된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없다. 정치권에선 이런 김 위원장을 두고 “마음을 비웠지만, 또 마음을 비우지 않았다”고 평하는 이가 있다.  
 
고정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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