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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앞에선 ‘수베로 시프트’ 소용 없었다

이정후는 5년 차 최고 연봉을 넘어 7년 차 최고액까지 예약했다. 시프트마저 뚫는 그의 타격 능력도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뉴스1]

이정후는 5년 차 최고 연봉을 넘어 7년 차 최고액까지 예약했다. 시프트마저 뚫는 그의 타격 능력도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뉴스1]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3)는 기량만큼이나 독보적인 ‘연봉 인상’ 기록을 쓰고 있다. 프로 5년 차인 올해 연봉이 5억5000만원으로, KBO리그 5년 차 역대 최고다.
 

연습경기서 시프트 뚫고 3안타
연봉 5억5000만원 5년차 역대 최고
“7시즌 채우면 MLB 도전할 수도”

지난해까지는 팀 선배였던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기록 보유자였다. 김하성은 5년 차인 2018년 3억2000만원을 받았다. 이정후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4년 차였던 지난해 연봉이 3억9000만원. 김하성의 5년 차 연봉을 이미 넘었다.
 
KBO리그 시절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현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그랬듯, 이정후도 연차별 최고 연봉을 매년 경신하고 있다. 2년 차 최고 연봉 기록만 1년 후배 강백호(KT 위즈)에게 내줬다. 3년 차(2억3000만원)부터 5년 차까지 모두 역대 1위다.
 
부상 등 돌발 변수가 없는 한, 6~7년 차 최고 연봉도 사실상 예약했다. 6년 차는 2011년 류현진의 4억원, 7년 차는 지난해 김하성의 5억5000만원이 역대 최고액이다. 이정후는 올해 연봉으로 7년 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8년 차 최고 연봉은 2019년 NC 나성범의 5억5000만원. 이정후는 이미 그 고지에 올라있다.
 
다만 최고 연봉 행진이 7년 차 이후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프로 선수로 7시즌을 채우면, 이정후도 김하성처럼 해외에 진출할 자격을 얻는다. 키움 구단은 지금까지 선수가 원할 경우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야구계에서 2024년 이정후의 해외 진출을 예상하는 배경이다.
 
이정후도 마음의 준비는 돼 있다. 해외 진출 의지를 굳힌 건 아니지만, “3년 뒤 스스로 (MLB에서 뛸) 준비가 됐다는 확신이 든다면 도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력은 더는 걱정거리가 아니다. 야구 기술의 진화와 치솟는 연봉이 정비례한다. 이정후는 6일 한화와 대전 연습경기에서도 ‘수베로 시프트’를 뚫어 버리는 타격 재능을 뽐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신임 감독은 최근 상대 타자의 타구 방향과 속도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프트를 테스트하고 있다. 주로 1루와 3루를 완전히 비우고 내야수를 반대쪽에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유격수와 2루수가 반대편 외야까지 물러서는 파격적인 시프트도 시도했다.
 
그동안 적중률이 무척 높았다. 자리를 옮긴 야수들 글러브에 상대 타자의 안타성 타구가 족족 걸려들었다. 그런데 이정후에게는 이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 한화는 6일 이정후 첫 타석 때 유격수까지 1~2루 사이로 이동하는 극단적인 시프트를 시도했다. 지난해 이정후 타구의 절반 가까이(43.4%) 우측으로 향한 걸 고려했다. 이정후는 중전 안타로 시프트를 무력화했다.
 
다음 두 타석에선 유격수가 우익수 앞까지 후진해 강력한 방어망을 쳤다. 이정후는 흔들림 없는 폴로 스루(follow through)로 빈 곳을 공략해 연속 안타를 만들어냈다. 상대 야수 움직임과 관계없이 자신의 기술과 밸런스를 유지했다. 홍원기 키움 신임 감독은 “가장 잘 치는 타자가 3번을 친다. 그래서 이정후가 3번 타자”라고 말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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