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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던졌는데 이낙연 나온셈"…LH사태에 조롱받는 '우연론'

문재인 대통령이 엄정 조사를 지시하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둘러싼 정치적 파장은 커지고 있다. 우연의 일치라는 취지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해명이 여론에 불을 지르면서 여권이 조기 진화에 애를 먹는 모양새다. “(직원들이)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건 아닌 것 같다. 신도시 개발이 안 될 거로 알고 샀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는 변 장관의 말(지난 4일 MBC 인터뷰)은 7일까지도 야권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7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권 실세인 변 장관이 '개발정보 알고 산 것 아니다'고 직원들을 변호하는데 누가 감히 수사의 칼날을 제대로 들이대겠느냐”고 말했고,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들은 “감사원과 검찰이 나서라”고 거듭 요구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세 번째)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 발표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세 번째)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 발표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국토부는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LH를 비호하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는 방송이 보도되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방송이 문제라는 취지로 맞서다 변 장관은 6일에야 “LH 직원들의 토지 매입 이유를 설명함으로써 투기 행위를 두둔한 것처럼 비친 점은 제 불찰”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농부 위장’, ‘맹지(盲地ㆍ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전혀 없는 토지) 매입’ 정황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태도를 바꾼 것이다. 
 
 
그러나 사과 후에도 온라인에선 변 장관의 ‘우연론’에 대한 패러디가 쏟아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강원 춘천을 방문했다 날계란을 맞은 것을 두고 “계란을 던졌는데 이낙연이 갑자기 나온 것”이라고 비꼬는 식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강원 춘천을 방문했다 날계란을 맞은 것을 두고, 온라인에선 “계란을 던졌는데 이낙연이 갑자기 나온 것”이란 패러디가 나왔다. 이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직원들은 몰랐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같다″는 해명에서 따온 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강원 춘천을 방문했다 날계란을 맞은 것을 두고, 온라인에선 “계란을 던졌는데 이낙연이 갑자기 나온 것”이란 패러디가 나왔다. 이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직원들은 몰랐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같다″는 해명에서 따온 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어떤 의혹이 우연의 일치라는 여권의 해명은 이번뿐이 아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도 청와대는 ‘우연’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김기현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울산시장 후보에 대한 울산지방경찰청(당시 청장 황운하) 비리 수사가 ‘청와대 하명’이었다는 의혹이 뒤늦게 제기된 2019년 하반기 때다.
 
‘청와대 관계자와 의혹의 제보자가 짜고 친 것 아니냐’는 야권 공세가 계속되자 그해 12월 4일 청와대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제보를 받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문모씨)과 제보자는 캠핑장에서 우연히 만나 알게 된 사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그런데 ‘우연히 만났다는 제보자’가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당선된 송철호 현 시장의 핵심 측근인 송병기 현 울산 경제부시장이었다는 사실이 곧바로 드러났다. 야권에선 “고래가 캠핑 가는 소리를 멈추라”(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는 비판이 나왔고 같은 달 검찰은 본격 수사에 나섰다.
 
비슷한 시기 ‘조국 사태’ 때도 우연의 일치는 해명의 핵심 줄기였다. 조국 전 법무장관의 딸 조민씨가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 입학 후 두 학기 연속 받은 장학금 총 802만원 ▶부산대 의전원에서 6학기(2016~2018년) 연속으로 받은 총 1200만원 장학금 등 지급 과정에서 “조민 맞춤형 예외 규정이 있었다”는 논란이 있었다. 그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어떻게 이렇게 굉장한 우연과 행운이 후보자 따님에게만 계속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합리적 의심을 해소해야 하는데, 저도 해소를 못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같은 달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어떻게 문재인 정권 사람들에게는 행운이 넝쿨째 들어오는지 참 의아하다. 아주 모든 우연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최연혜 한국당 의원)는 말이 나왔다. 한 후보자가 2018년 내부 정보를 이용해 비상장 주식을 대량 매입했고, 이후 해당 회사의 상장설이 돌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이에 한 후보자는 의혹을 부인하며 “아직까지 행운이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특혜 의혹에 우연이라는 말을 들이댔다가 화를 키운 일이 있다. 2016년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의혹 때다. 그해 9월 28일 이화여대 현장조사에서 정씨가 입학한 2015학년도에 때마침 승마가 체육 특기 종목에 포함된 이유를 묻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화여대 측은 “우연의 일치”라고 맞섰다. 이 말에 이대생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검찰의 대대적 수사로 이어졌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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