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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표 구두약 통에 초콜릿 담아 출시…선 넘은 FUN 마케팅

편의점 CU가 말표 구두약 제조사와 내놓은 ‘대왕 말표 구두약 팩’과 ‘말표 초코빈’ 등 협업 상품 6종(왼쪽)과 GS25가 문구 기업 모나미와 함께 출시한 ‘유어스 모나미 매직스파클링’ 음료 2종(오른쪽). [사진 CU·GS25]

편의점 CU가 말표 구두약 제조사와 내놓은 ‘대왕 말표 구두약 팩’과 ‘말표 초코빈’ 등 협업 상품 6종(왼쪽)과 GS25가 문구 기업 모나미와 함께 출시한 ‘유어스 모나미 매직스파클링’ 음료 2종(오른쪽). [사진 CU·GS25]

 

“아이들이 구두약을 초콜릿인 줄 알고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겉만 놓고 보면 나도 헷갈린다.”

 
유통업계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펀(fun·재미) 마케팅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두약이나 필기구 같은 비식품 제품 디자인을 본뜬 식음료가 잇따라 인기를 끌면서다. 일각에선 이 같은 식품 디자인이 아이들에게 혼란을 줘 비식품 섭취 등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말표 구두약과 말표 초콜릿 통 크기 비교 사진.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지난달 2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말표 구두약과 말표 초콜릿 통 크기 비교 사진.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편의점 CU는 지난달 말표 구두약 제조사인 말표산업과 손잡고 ‘대왕 말표 구두약 팩’과 ‘말표 초코빈’ 등 협업 상품 6종을 선보였다. 실제 말표 구두약 양철 케이스에 초콜릿과 과자를 담은 것이다. 지난해 출시한 말표 립밤·핸드크림 등이 호응이 좋자 후속으로 내놓은 상품이다.
 
GS25도 문구 기업 모나미와 함께 ‘유어스 모나미 매직 스파클링’ 음료 두 종을 공동 개발해 출시했다. 매직펜 ‘모나미 매직’의 외형을 살린 음료병에 유사한 디자인을 입힌 상품이다. 내용물도 빨간색과 검은색으로 잉크색과 유사하게 표현해냈다. 세븐일레븐 역시 고체풀인 ‘딱풀’과 유사한 모양의 ‘딱붙캔디’를 내놓기도 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판단이 미숙한 영유아의 경우 기존 제품과 식품을 혼동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아이들끼리 장난으로라도 구두약과 초콜릿 통을 바꿔놓기라도 하면 어떡하냐” “이렇게까지 유사하게 만들 필요가 있냐”는 등 비판적인 반응이 다수였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의 어린이 안전사고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가 이물질을 삼키거나 흡인하는 사고는 2016년 1293건에서 2019년 1915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딱붙캔디'. 고체풀 딱풀과 모양이 유사하다.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딱붙캔디'. 고체풀 딱풀과 모양이 유사하다.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현행법상 이 같은 식품 디자인을 막을 방법은 없다. 식품 용기나 포장 표시 기준을 규정한 식품의약안전처 행정규칙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도 관련 규정은 나와 있지 않다. 식약처 관계자는 “관련 부서 검토 결과 규정상 어린이 정서 저해 식품으로 사행심을 조장하거나 성적인 호기심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식품이나 그런 문구 등이 포함된 식품은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비식품 제품 디자인을 착용해 만든 식품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들 “기업들 귀 기울이고 반영해야” 

다만 전문가들은 규제보다는 업체 스스로 제품에 주의 문구를 추가로 삽입하는 등 자율적인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경옥 성신여대 교수(생활문화소비자학)는 “광고의 경우 보통 과장되더라도 그 정도가 너무 뻔해서 일반 소비자가 인식할 수 있는 정도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 경우에도 일반인이 누구나 차이를 인지할 수 있다면 괜찮지만, 어린이의 시각을 고려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소비자가 우려한다는 건 그 상품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이라며 “무조건 규제를 하기보다는 기업들이 이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제품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장지에 주의나 경고 문구를 넣고, 기존 제품과 색깔이나 크기를 다르게 해 별도의 상품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방법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기존 제품과 오인 가능성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알고 있다”며 “앞으로 상품 기획과 개발 단계에서부터 세심하게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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