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1주택자도 못 견디는 종부세, 1년 새 분납자 4배 늘었다

[SUNDAY 진단] 종합부동산세 폭탄

서울 강남구에 전용 84㎡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정모(55)씨는 지난해 11월 300만원에서 몇 만원 빠진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았다. 전년에 비해 두 배 정도로 늘어난 금액이다. 집 시세에 비해 큰돈이 아닐 수 있지만 7월(주택)과 9월(토지) 낸 재산세까지 더하면 보유세가 1000만원에 이른다. 웬만한 직장인 세 달치 월급이 사라진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올해는 종부·재산세가 더 큰 폭으로 오른다. 정씨는 “애들 학원비 등 쓸 돈이 많아 지난해 말 분납 신청을 했다”며 “투기꾼도 아니고, 집값을 내가 올린 것도 아닌데 올해부턴 더 큰 폭으로 뛴다고 해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집값·공시가격 올라 종부세 급증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 9억382만원
부과 기준선 넘은 주택 크게 증가

강남 114㎡ 700만원→1230만원
애먼 1주택자들도 세 부담 커져
“다주택자 겨냥 취지와 거리 멀어”

지난해 11월 종부세 고지서 쇼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올해 종부세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정부의 정책 실패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올해부턴 종부세를 비롯한 보유세 부담이 확 늘어나기 때문이다. 조정지역 내 2주택 이상 다주택자나 법인은 물론 1주택자라도 세율 인상 등으로 올해 종부세는 지난해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른다. 그러다 보니 ‘투기’와는 거리가 먼 1주택 실수요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여당은 지난해 4·13 총선에서 1주택자 종부세 완화를 약속했지만 실천하지 않았다. 최근 국회에선 여당과 정부의 반대로 1주택자의 종부세 완화가 무산되기도 했다.
 
작년 종부세 대상자 중 40%가 1주택자  
 
최근 공개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열린 소위에는 14건의 종부세법 개정안이 상정됐지만 단 1건도 통과되지 않았다. 대부분 1주택자나 고령자의 종부세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정부가 종부세를 강화하면서 실거주자인 1주택자의 부담까지 커진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러나 이날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부가 지난해 고령자 공제율을 10%포인트 높였고, 합산 보유 한도도 최대 80%로 10%포인트 높였다”며 “추가적인 공제는 개정 법률의 효과와 시장 동향을 지켜본 후에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개정한 종부세법이 6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미리 뜯어고칠 순 없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1주택자 종부세 부과 기준 상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6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1주택자 종부세 기준인 9억원 상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종부세는 주택·토지를 개인별로 합산해 공시가격이 일정 기준을 넘을 때 초과분에 대해 매겨 진다. 주택은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1주택자는 공시가격 9억원 이상,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6억원 이상에 부과한다. 종부세는 태생 자체가 다주택자를 겨냥한 징벌적 성격이 강하다. 문 정부는 출범 직후 종부세를 강화하면서 다주택자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하지만 집값은 잡지 못하고, 애먼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까지 확 늘리면서 집 가진 사람을 겨냥한 ‘증세’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2019년 종부세 납세자 10명 중 4명(37%)은 1주택자였는데 지난해엔 이 비율이 약 39%로 늘었다.
 
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종부세 납세자나 세액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납세자는 2017년 약 40만 명에서 지난해 74만 명으로 2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세액 역시 같은 기간 1조8000억원에서 4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세금을 나눠내겠다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국세청이 올해 초 발간한 ‘2020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9년 종부세 분납(12월과 이듬해 6월 2회에 걸쳐 납부)을 신청한 개인은 8252명으로 전년(1714명) 대비 381.4% 증가했다. 아직 통계가 나오기 전이지만 지난해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시장에선 내다본다.  
 
진짜 문제는 올해부터다. 종부세 부과 기준선(1주택자 9억원)을 넘어서는 주택이 늘어 과세 대상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전달보다 657만원(0.67%) 올라 9억382만원에 이른다. 집값만 오른 게 아니다. 지난해 0.5~3.2%였던 종부세율이 올해 0.6~6%로 훌쩍 오르는 데다, 공정시장가액비율(종부세 과세표준을 정하기 위해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도 지난해 90%에서 올해 95%로 높아진다. 여기에 공시가격까지 뛴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주택 공시가격을 2028~2035년까지 시세의 90%까지 올리기로 함에 따라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률은 연평균 1.7~4.0%에 이를 전망이다. 박정환 국회예산정책처 추계세제분석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종부세와 재산세의 과세 체계가 초과누진세율임을 감안하면 실제 세수는 평균적으로 공시가격 상승보다 높은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주택자 이상 다주택자나 법인은 세부담상한선까지 늘거나 사라진다.
 
정부·여당 반대로 세 부담 완화안 무산
 
종부세 부담이 느는 건 1주택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700여 만원을 납부한 서울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114㎡ 1주택자는 단순 계산해도 올해 1230여 만원을, 내년엔 2100여 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1주택자는 반드시 필요한 의식주 중 하나를 구매한 것이여서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겨냥한 종부세의 취지와도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여당은 1주택자 종부세 완화와 관련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집값 급등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종부세 대상이 늘자 4·7 재·보궐 선거나 내년 대선·지방선거에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한 일부 의원들이 종부세 이연제(移延)제 등을 주장하는 반면, 여전히 일부 의원은 완화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지난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집값이 너무 상승하면서 (종부세가) 부담스러운 면이 있는데 종부세 이연제 도입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엔 이용우 의원이 이연제를 담은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국회 기재위 소속 윤희숙 의원(국민의힘)은 4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연제는 조삼모사식 대책이긴 하지만 소득이 없는 1주택자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기에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여당 내부에서 조차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시행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국민 61% “집값 오를 것”…부동산 정책 부정 평가 74% 최고
정부가 지난달 4일 대규모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여전히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전국 만 18살 이상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다. 25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도 집값을 잡지 못한 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터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는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74%를 기록했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11%였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긍정적 대답은 현 정부 출범 후 최저치, 부정적 대답은 최고치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40%가 ‘집값 상승·집값이 비쌈’을 꼽았다. ‘효과 없음·근본적 대책 아님’을 꼽은 응답자도 7%였다.
 
‘향후 1년간 집값 전망’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61%가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내릴 것’이라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17%였고, 9%는 의견을 유보했다. 현 정부 들어 집값 상승 전망이 가장 낮았던 시기는 2019년 3월 20%다.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째 집값 상승 전망은 60%대에 머무르고 있다.
 
집값뿐 아니라 전셋값도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1년간 전·월세 임대료에 대해 응답자의 62%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고, 8%만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20%는 ‘변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갤럽 측은 “젊은층과 무주택자 중 향후 1년 간 집값과 임대료가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4%포인트 하락한 32%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지난주보다 1%포인트 상승한 24%였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집 전화 15% 포함)한 뒤 전화조사원 인터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6%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관련기사

선데이 배너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