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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분명 호재인데…입당이냐, 3지대냐 셈법 복잡한 野

4일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윤 전 총장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김경록 기자

4일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윤 전 총장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김경록 기자

 
4일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두고 야권은 호평 일색이다.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며 반문(反文)의 상징으로 떠오른 윤 전 총장이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일 거란 기대가 크다. “넓게는 정권 교체 측면에서, 좁게는 4월 7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어떤 식으로든 호재”(국민의힘 3선 의원)라는 평가가 많다.
 
이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모두 윤 전 총장을 “같은 편”이라고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재진에게 “(윤 전 총장은) 이 정부와 정면충돌해서 나온 사람 아니냐. 그러니 야(野)편에 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라디오에서 “야권 지지자의 기대가 모인 만큼 (윤 전 총장이) 정권 교체에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꺼풀만 더 들어가보면 야권 내부에선 득실 계산이 한창이다. 아직 정치 참여 선언을 하지 않은 윤 전 총장의 향후 행보에 따라 야권 제 세력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어서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선택지를 크게 제1야당인 국민의힘 입당 혹은 제3지대 ‘깃발 꽂기’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尹 합류, 일거양득인데…바로 입당하겠나”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왼쪽 두 번째)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오른쪽 두 번째)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종택 기자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왼쪽 두 번째)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오른쪽 두 번째)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만약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면, 당으로서는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 합류로 유력 대선주자와 당 구심점을 한 번에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이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데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당내에서 “치고 나가는 유력 주자가 없으니, 당 의원들을 뭉치게 할 구심점도 없다”(영남지역 초선 의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윤 총장이 당장 입당할 가능성이 적은 데다가, 향후 제3지대에서 정치 행보를 시작할 거란 관측도 있어 당 일각에선 “신중해야 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검사 출신 권영세 의원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으로서 정권에 맞선 건 사실이지만, 벌써 ‘같은 편’이라고 환영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전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행보에 대해 너무 많은 해석과 관측이 엇갈린다”고 말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 국민의힘 3선 의원은 “뒤집어 보면 윤 전 총장이 외곽에서 제1야당의 존재감을 누를 수도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연일 尹 띄우는 安…운명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부당한 정권 폭력에 직을 걸고 민주주의를 지키려 나섰다"고 호평했다. 오종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부당한 정권 폭력에 직을 걸고 민주주의를 지키려 나섰다"고 호평했다. 오종택 기자

 
계산이 복잡한 국민의힘과 달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연일 윤 전 총장을 치켜세우고 있다. 이날도 “부당한 정권 폭력에 직을 걸고 민주주의를 지키려 나섰다”고 호평했다. 실제로 국민의당 내부에는 윤 전 총장을 같은 제3지대 인사로 보는 인식이 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서울시장 안철수, 대통령 윤석열론’이 여의도 정가에서 회자하지 않느냐”며 “두 사람이 제3지대에서 야권을 재편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표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결합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안 대표와 윤 총장 간에는 개인적 인연과 같은 접점이 적은 데다,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의 결합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당세가 약한 안 대표가 소외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안 대표가 서울시장 당선으로 체급을 키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정치권에선 결국 윤 전 총장과 안 대표, 국민의힘의 운명을 결정지을 1차 분기점으로 4월 7일 보궐선거를 꼽는다. 한 야권 인사는 “여당 후보에게 패할 경우 국민의힘과 안 대표 모두 입지가 급격히 축소될 것이고, 윤 전 총장의 정치 기세도 꺾일 것”이라며 “야권이 승리한다고 해도 오 전 시장이냐 안 대표냐에 따라 윤 전 총장의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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