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 전체회의가 개막됐다. 리커창 총리의 연설 장면이 나오는 대형 전광판을 배경으로 베이징 시민이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 전체회의 개막식에서 한 정부 업무보고를 했다. 우선 눈에 띄는 건 재정 정책의 점진적 변화다.
리 총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율 목표로 작년의 '3.6% 이상'보다 낮은 '3.2%가량'을 제시했다. 인프라 시설 투자에 주로 쓰이는 지방정부의 특수목적채권 발행 한도도 작년의 3조7500억 위안보다 소폭 낮아진 3조6500만 위안으로 잡혔다. 또 작년 사상 최초로 경기 부양 목적으로 1조 위안 규모의 특별 국채를 발행했는데 올해는 특별 국채가 따로 발행되지 않는다.
전년보다 줄기는 했지만 재작년의재정적자율과 지방정부의 특수목적채권발행 한도보다는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이었던 재작년의 재정 적자율은 2.8%였고, 특수목적채권발행 한도는 2조1500억 위안이었다.
부채 증가와 자산 거품 우려도 중국이 지난해처럼 과감하게 재정정책을 펼치지 않기로 결정하게 된 중요한 배경이다.
사회과학원 산하 싱크탱크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에 따르면 작년 말 중국의 총부채 비율(정부, 비금융 기업, 가계 합산)은 270.1%로 전년 말보다 23.6% 포인트 상승했다. 풍부해진 유동성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부진한 실물 경제와 과열된 증시 사이의 괴리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중국은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6% 이상으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다수의 기구와 투자은행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8%로 예상한 것과 비교하면 보수적인 목표 설정이다.
중국은 이번 전인대를 통해 2025년까지의 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까지의 장기 청사진을 제시했다. 2030년을 전후해 미국을 누르고 세계 경제 1위 국가가 된다는 게 중국의 계획이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