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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코피 자주 터지는 사람이 먹으면 좋은 봄나물

기자
강병욱 사진 강병욱

[더,오래] 강병욱의 우리 식재료 이야기(13)  

몸을 휘감던 추위는 점점 약해지고, 코끝으로 전해지는 들판의 파릇한 봄 내음이 조금씩 올라오는 3월이다. 푸르른 들판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식욕이 당기는 느낌을 받는다. 봄이 오고 있다는 건 무수히 많은 봄나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많은 봄나물 중에 오늘은 냉이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냉이는 대표적인 봄나물로, ‘나생이’ 또는 ‘나숭개’ 라고도 한다. 겨자과에 속하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과 북반구의 온대 지역에 널리 분포되어 있고, 논 밭둑이나 들판에서 잘 자란다. 냉이는 ‘초하루에서 보름까지 한 잎씩 돋고 열엿새부터 그믐까지 한 잎씩 진다’고 해 ‘달력풀’이라고도 한다. 잎이 크고 부리가 작은 ‘황새냉이’와 잎이 작고 뿌리가 굵은 ‘참냉이’ 두 가지가 있으며, 3월경 잎이 시들기 전에 뿌리째 캔다.
 
냉이는 봄나물 가운데 단백질이 가장 많고, 칼슘과 철분이 풍부한 식품으로, 비타민A와 비타민C의 함량이 풍부하다. [중앙포토]

냉이는 봄나물 가운데 단백질이 가장 많고, 칼슘과 철분이 풍부한 식품으로, 비타민A와 비타민C의 함량이 풍부하다. [중앙포토]

 
냉이는 생명력이 매우 강하고 번식력 또한 다른 나물에 비해 매우 강하다. 자랄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그 지역을 온통 냉이로 뒤덮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아무 곳에서나 자란 냉이를 먹으면 위험하다. 환경오염이 심한 곳이나 토양이 오염된 곳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공장이나 차량의 이동이 많은 도로 주변에서 자라는 냉이를 채취하여 검사한 결과, 다량의 오염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럼 냉이는 어떤 성분이 함유되어 있을까? 냉이는 봄나물 가운데 단백질이 가장 많고, 칼슘과 철분이 풍부한 식품으로, 비타민A와 비타민C의 함량이 풍부하다. 비타민A는 춘곤증을 극복하는 데 효과가 좋아 하루 100g만 먹으면 비타민A 하루 필요량의 3분의 1을 보충할 수 있다. 또한 냉이에 함유된 무기질은 끓여도 파괴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런 냉이의 효과로 오래전부터 몸을 보하고 치료하는데 사용됐다. 냉이는 위궤양이나 치질, 폐결핵 등의 치료제로 사용됐다. 지혈제나 월경 과다 치료제로도 쓰인다. 중국 한라나의 문헌인 『명의별록』에는 잎으로 김치나 죽을 만들면 맛이 좋다고 했고, 『본초강목』에서는 혈압을 내리는 성분이 있어 고혈압에 좋으며, 감기몸살 등의 피로를 푸는 데 좋다고 했다.
 
또한 『동의보감』에는 냉이로 국을 끓여 먹으면 피를 끌어다 간에 들어가게 하고 눈을 맑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문헌의 기록에 나와 있듯이 위와 장에 좋을 뿐만 아니라 몸의 해독을 돕기도 했다. 생리 불순이 있거나 코피가 자주 나는 사람, 간 기능이 떨어져 피로가 심한 사람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특히 냉잇국은 술독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증보산림경제』에서는 “냉이는 성질이 따뜻해 오장을 이롭게 하는데, 죽을 끓여 먹으면 간에 이롭고 눈을 밝게 하여, 씨앗을 씹으면 배고픔을 잊게 한다”고 했다. 그래서 흉년이면 냉이씨를 훑으러 다니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동의보감』에는 냉이로 국을 끓여 먹으면 피를 끌어다 간에 들어가게 하고 눈을 맑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중앙포토]

『동의보감』에는 냉이로 국을 끓여 먹으면 피를 끌어다 간에 들어가게 하고 눈을 맑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중앙포토]

 
그럼 냉이를 고르는 방법과 요리 과정에서 다양한 팁을 알아보자. 우선 냉이는 잎과 줄기가 작고 뿌리가 너무 단단하지 않으며 잔털이 많이 나 있지 않은 것이 맛있다. 뿌리가 곧고 하얀 것이 신선하며, 뿌리가 누르스름한 것은 캔 지 오래된 것이다. 냉이는 뿌리까지 캐기 때문에 흙이 많이 묻어 있다. 그러므로 다듬을 때는 칼로 뿌리에 묻은 흙과 잔털을 먼저 긁어낸 뒤 누렇게 뜬 떡잎을 떼고 잎과 줄기 사이를 꼼꼼하게 긁어 흐르는 물에 조금씩 나누어 씻어야 한다. 제대로 씻어내지 않으면 흙냄새가 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큰 소쿠리에 물을 받아놓고 빨래 헹구듯 첨벙거리며 여러 번 씻어야 비로소 흙이 떨어져 나간다.
 
삶을 때는 소금을 약간 넣고 뿌리부터 푹 삶은 뒤 잎을 넣어 데쳐 찬물에 헹구면 된다. 연한 냉이는 날것 그대로 양념에 묻혀도 좋고, 약간 억센 것은 잎과 뿌리를 나누어 따로 데치고, 양념에 묻혀 함께 담으면 두 가지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냉이를 활용한 요리는 된장국에 냉이를 넣어 끓이는 냉이 된장국이다. 된장의 향과 봄 향 가득한 냉이 향이 입안 전체에 퍼지는 느낌은 표현할 수 없는 행복감은 선사한다. 된장국에 개운한 맛을 내고 싶으면 멸치 육수나 조개를 넣어 끓이면 맛이 더 깊어진다. 만들어진 육수에 파, 고추 등 다양한 야채를 넣고 마른 새우도 넣어 감칠맛을 더해준다. 된장과 고추장을 풀어 끓인 된장국에 손질한 냉이와 마늘을 넣어 마무리해준다. 겨우내 시들해진 입맛을 깨우기에 충분한 맛이라고 생각한다.
 
나물을 싫어하는 나에게도 냉이는 어릴 적부터 굉장히 친숙한 나물이다. 몸이 약해 항상 코피를 달고 살던 누나를 위해 봄에는 냉이로 만들어진 다양한 반찬과 냉이로 끓인 물이 우리 가족의 주식이었다. 나물보다는 고기반찬을 더 선호했던 어린 시절이었지만 냉이만큼은 별 불만 없이 먹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별생각 없이 먹었지만 냉이의 효능을 공부해보니 부모의 자식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지금은 떨어져 살고 있지만 누나에게 냉이가 나오는 봄이 왔다고 쑥스럽지만 안부 전화 한번 해봐야겠다.
 
넘은봄 셰프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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