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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의 까칠한 축구]기성용 성폭력 의혹 폭로자의 '내로남불'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기성용(32·FC 서울)의 성폭력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K리그를 뒤흔들고 있다.
 
폭로자들은 초등학교 시절이던 2000년 축구부에서 기성용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기성용은 "자비는 없다.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하게 대응했고, 이에 대해 폭로자 측은 "빨리 소송을 진행하라. 증거는 법정에서 꺼내겠다"고 받아 쳤다.  
 
진실은 여전히 알 수 없다. 법정에서 싸움이 이어진다면 길고 지루한 공방이 계속될 것이다. 누가 진실을 말 하고, 누가 거짓을 말 하는지 가려내기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폭로자들이 2004년 중학교에 다닐 때 축구부 후배들에게 성폭력을 행했던 가해자였다는 점이다.
 
폭로자 측이 중학교 때 가해자였기에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 폭력 피해자가 다른 이들에게는 가해자로 돌변하는 경우가 수없이 많다. 폭로자들이 피해자임을 주장한 사건과 이들이 가해자가 됐던 사건은 별개다.
 
폭로자들은 "그 사건(성폭력 사건)을 겪은 뒤 하루도 끔찍한 악몽으로부터 벗어난 적이 없다. 지금 바라는 것은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절실함을 담아 공개했다. 
 
정작 그들은 자신들이 피해를 줬던 이들에게 그만큼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 이건 또 다른 문제다.
 
만일 폭로자들이 피해자로서 끔찍한 고통을 느꼈다면 피해자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을까. 그들은 기성용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당한 피해자에게는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았다.
 
2004년 모 중학교 축구부에서 성폭력 사건이 터진 이후 17년이 지난 지금 이 사태가 공론화되고, 자신들의 과거가 거론되기 전까지 그들은 어떤 사과와 반성의 행동을 하지 않았다. 이제 와서 보도자료나 인터뷰를 통해 '문서로 된 사과문'을 전했을 뿐이다. 여론에 떠밀린 게 아니었나 하는 인상까지 준다.
 
폭로자들과 중학교를 함께 다녔다는 이의 제보가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폭로자들이 트라우마가 있다고 하는데 그들에게 당한 후배들도 마찬가지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 살았다. 그런데 지금 다시 그 일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직장도 있고, 가정도 있는 이들이다. 2차 가해를 당하고 있다. 얼마나 고통스럽겠나. 폭로자들은 2004년 이후 사과 한 번 없었다. 이번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미안한 마음을 가졌을까.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폭로자가 아팠다면 그들에게 당한 피해자들도 아팠다. 자신들은 중학교 때 전학을 가는 등 벌을 받았으니 끝난 일이라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폭로자들은 자신들에게 피해를 당한 피해자를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받은 다음, 이번 건을 폭로하는 게 올바른 순서였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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