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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이 장면] 미나리

김형석 영화평론가

김형석 영화평론가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는 기독교적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제이콥(야곱), 데이빗(다윗), 폴(바울) 같은 캐릭터의 이름뿐만 아니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찾는 제이콥(스티븐 연)의 모습은 가나안을 향하던 이스라엘 민족을 연상시킨다. 폴(윌 패튼)의 모습도 잊을 수 없는데, 독특한 크리스천인 그는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의식을 행하고 일요일엔 “이것이 나의 교회”라며 십자가를 지고 걷는다. 영화 속에 재현된 1980년대 당대의 교회 예배 모습은 감독 자신의 기억을 그대로 재현한 듯 리얼하다.
 
제이콥이 물을 찾아다니는 것이나 순자(윤여정)가 물가에서 미나리 씨를 뿌리는 행위,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뱀 등도 성서적 모티브를 느끼게 한다. ‘미나리’는 한 이민 가족이 미국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담으며, 그 토대엔 종교적 톤이 있다.
 
영화 '미나리'

영화 '미나리'

그런 의미에서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 중 하나는 자연의 모습을 담은 결말부의 장면이다. 제이콥이 그동안 쌓았던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 그날 밤이 지나고 아침이 찾아온다.
 
이때 구름 속에서 퍼져 나오는 태양 빛과 자연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풍경은, 마치 신의 숨결이 깃든 듯한 공간의 울림을 준다. 모든 것이 끝나버린 것 같지만, 해는 다시 뜨고 하루는 다시 시작되며 가족은 계속 살아가는 법. 그리고 제이콥은 순자가 심은 미나리가 있는 물가로 간다. 새로운 희망의 시작이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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