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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문재인이 호랑이를 키웠다

 
4일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꽃다발을 들고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21.03.04

4일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꽃다발을 들고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21.03.04

 

윤석열 전격사퇴 사실상 정치도전 선언..성공여부는 문재인에 달렸다
윤석열에 대한 문재인의 오해와 짝사랑이 윤석열을 정치검사로 키웠듯

 
 
1.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격 퇴진했습니다.  
 
예상대로 4일 오후 출근길에 사의를 밝히고, 청와대가 바로 수리하고, 퇴임식도 없이 물러나는 반나절의 전광석화였습니다.

윤석열이 정치판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의문은..윤석열은 과연 다음 대권에 도전할까요? 성공할 수 있을까요?

 
2.

그 답은 ‘문재인에 달렸다’입니다.  
윤석열을 키운 것도 문재인이고, 앞으로의 승운을 좌우할 사람도 문재인입니다.

 
문재인은 윤석열을 잘못 키웠습니다. 검사를 정치인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문재인이 윤석열을 잘못 키운 대표적 두 장면을 보면 분명 문재인의 책임입니다.  
 
3.

첫번째 윤석열을 중앙지검장으로 발탁하고, 곧이어 검찰총장으로 수직승진시킨 것입니다.  
 
처음부터 윤석열을 ‘우리 편’으로 오해했습니다.  

윤석열이 민주당과 문재인의 마음 속으로 쏙 들어온 것은 2013년입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이명박정권의 국정원댓글조작사건’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윤석열은 수사팀장이었습니다. 댓글조작은 ‘박근혜 당선용 공작’이었기에..박근혜 정부로부터 ‘살살하라’는 외압을 받았습니다.  
그해 10월 국감에서 윤석열은 ‘외압 있었다’고 폭로했습니다.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우리 편’이라 착각할만 했습니다.  
 
4.

그래서 윤석열은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됩니다.  
 
여기서 절차에 문제가 있습니다.  
지검장급인 윤석열을 앉히기위해 ‘고검장급’인 중앙지검장 자리를 ‘지검장급’으로 낮췄습니다. 고검장급일 경우 다음 자리(검찰총장)를 의식해 정치검사가 된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런 명분이 무색하게도..2019년 윤석열은 중앙지검장에서 두단계 건너 뛰어 바로 검찰총장으로 직행합니다.  
 
5.

문재인이 윤석열을 너무 좋아했습니다.  
 
그러니 문재인 스스로 비판했던 ‘정치검사’코스에 윤석열을 특급대우로 모셨습니다.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우리 총장님’이라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검찰주의자는 위험하다’는 주위의 만류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문재인의 짝사랑이었습니다.  
윤석열은 2013년‘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조직(검찰)에 충성하는 검찰주의자입니다.

 
6.

두번째 조국의 법무장관 임명입니다.  
윤석열이 분명히 반대했는데도 문재인이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2019년 8월 조국 장관내정 직후부터 여러차례에 걸쳐 윤석열은 ‘펀드문제 등 심각하다’며 ‘장관 불가’입장을 문재인에게 전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은 윤석열을 무시합니다. '같은 편'이니까..라고.

문재인이 윤석열을 너무 좋아해 깜빡했습니다. 윤석열이 검찰주의자라는 사실을.

 
7.

윤석열은 거침없이 조국 압수수색에 들어갑니다.  

 
윤석열은 ‘비리를 보면 외면하지 않고’‘심장을 도려내는 압수수색’에 들어가는 특수부 검사니까요..

문재인이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윤석열이 우리 편이 아니라 검사라는 사실을. 하지만 늦었습니다.  
 
8.

이후 윤석열을 내쫓기위한 과정은 무리수의 연속이었습니다.

 
추미애의 칼춤은 윤석열이라는 맹수의 공격성만 키웠습니다.  
검찰이란 조직 자체를 해체하려는 ‘검찰개혁시즌2’는 마침내 윤석열을 우리에서 뛰쳐나가게 만들었습니다.  
 
9.

윤석열은 정치인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 보자면 유력합니다. 그러나 윤석열은 정권의 탄압에 저항할 때 빛나는 존재입니다.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체가 아닙니다.

그동안 윤석열이 빛을 낸 것은 문재인 정권이 찍어눌렀기 때문이며, 그것이 부당하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문재인이 달라지면 윤석열은 빛을 잃을 수 있습니다.

 
10.

문재인은 대권에 도전하면서 쓴 자서전 ‘운명’에 이렇게 썼습니다.  
‘검찰개혁의 출발선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즉 정치검찰을 벗어나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문재인의 검찰개혁은‘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윤석열은 발광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발광하고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20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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