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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인터넷 시대의 기업 마케팅, Z세대는 답 알고 있다

기자
김현주 사진 김현주

[더,오래] 김현주의 즐거운 갱년기(57)

마케팅 직군에서 일하고 싶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무 교육 프로젝트에 면접관으로 참여했다. “준비된 친구는 너무 많아요. 문제는 그런 친구가 일할 자리가 점점 줄어든다는 거죠”, “코로나 이후 기업들이 기존 사업영역을 축소하면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해 검토하는 상황이니, 신입사원을 뽑는다는 게 쉽지 않죠. 직원이 필요하면 당장 그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경력사원 위주의 채용을 하게 되고요”…. 모의면접을 진행하는 자리에서 만난 기업의 마케팅팀장들은 학생들과 함께한 줌(ZOOM)의 비디오가 꺼지자 이런 상황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밀레니얼에 이어 Z세대를 이해해야 한다. 인터넷 시대에 태어난 이들은 속도감과 방향감이 이전 세대와 확실히 다르다. [사진 unsplash]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면접관으로 참여하겠다고 한 것은 소위 ‘Z세대’들과 직접 만나고 싶어서였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는 현재의 트렌드를 읽는 가장 중요한 코드다. 이들과 소통하고 이들의 관심사를 파악해야 제품이든 콘텐츠든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 소위 30대와 40대 초반까지의 밀레니얼 세대는 회사 생활을 하며 함께했던 후배들이라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무엇을 위해 행동하는지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20대에 들어선 Z세대는 실제로 접한 경우가 거의 없어 기사나 책을 통해 이해해 온 게 전부다. 그러니 이들과 이야기해 보는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나에게는 중학생 딸이 있지 않은가. Z세대의 다음 세대가 될, 10대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최근 관심 있게 보았던 기업이나 브랜드의 마케팅 사례가 있을까요?


“빙그레의 영상과 SNS 콘텐츠요. 빙그레우스와 바나나우유 안녕단지 모두 흥미로운 접근이었어요.” 
“KCC 광고 보셨어요? 성동일 씨가 나오는 무한 루프 광고가 신선해요.” 
“카카오톡에서 얼마 전에 출시한 이모티콘 구독 서비스요. ‘카카오 이모티콘 플러스’라고 월 4500원에 마음껏 이모티콘을 쓸 수 있어요.” 
“오늘의 집 APP이요. 사용자들이 직접 올린 콘텐츠를 보면서 인테리어 감각을 높일 수 있어요.” 
“KT CS 트위터 계정이요. 궁금한 모든 것에 바로바로 답을 해 주는데, 이런 서비스는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크레이지 이니스프리 시스터즈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이요. 컨셉이 재미있어서 자꾸 보게 되더라고요.”

 
노트북, 패드, 핸드폰과 생활하는 Z세대는 언제나 ‘ON’ 상태다. [사진 unsplash]

노트북, 패드, 핸드폰과 생활하는 Z세대는 언제나 ‘ON’ 상태다. [사진 unsplash]

 
역시 인터넷과 함께 자라난 친구들이라 다양한 디지털 채널의 사례를 전방위로 추천하기 시작했다. LG경제연구원의 고승연 연구원이 쓴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북저널리즘)에서는 Z세대를 ‘밀레니얼도 모르는 모바일 네이티브’라고 정리한다.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진 세상에서 태어나 이 둘의 구분을 넘나드는 생활을 자연스럽게 체득한 첫 번째 세대라는 것이다.
 
이들에게 스마트폰과 온라인을 통한 연결은 자연스러운 일상이고, 어떤 상황에서든 자연스럽게 자유롭게 사용한다. 어디에 있더라도 소통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다양한 콘텐트를 접하며, 그러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확실히 알고, 그래서 이것이 표현되는 소비를 하고, 또한 자신의 가치를 표현하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지역과 정체성의 구분이 필요 없는 세상을 살아온 이 세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히 알고, 차별적인 것과 공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어느 세대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해결을 위한 행동에도 나선다. 이날 만난 학생들이 ‘가치지향 마케팅’, ‘미닝 아웃(Meaning out: 정치적·사회적 신념 등 자기만의 의미를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함)’을 선호한다는 대답이 많았던 것도 이 때문이리라.
 
그렇다면 이렇게 독립적이고 자기주장을 펴고 싶은 세대가 조직 내 협업도 잘할 수 있을까? “팀 작업을 하다 보면 의견이 조율되지 않을 때가 생기게 되죠. 그럴 때는 어떻게 하겠어요?”라는 질문을 던졌고 이에 대한 그들의 답을 들으며 괜한 걱정이라는 걸 알게 했다.
 
“갈등이 생기는 건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진행하는 데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갈등이 있고 그것을 해결해 나가면서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고, 더 나은 결과를 얻게 됩니다”, “여러 의견이 있어야 그 문제의 가장 좋은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함께 공동의 목표를 숙지하는 게 필요합니다. 머리를 맞대고 촘촘하게 계획을 세우다 보면 다양한 의견은 큰 줄기 안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될 거에요”, “리더 역할도 중요하지만, 팀 안에 중재를 할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정리가 안 된다면, 팀 외부의 전문가나 선배를 찾아가 조언을 들어 볼 거에요. 그러다 보면 안에서 보지 못한 것을 찾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교에 다니며 수많은 팀플(팀 프로젝트)로 과제를 해 온 이력이 있어서인지, 팀 작업에 관한 태도는 오히려 나보다 더 잘 정리되어 보인다. 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적인 방법도 말이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는 일과 주거에 있어 자유로운 이동을 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사진 unsplash]

 
밀레니얼 세대에 이어 Z세대를 주목해야 하는 때가 왔다. 사회가 변하며 당대의 젊은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그들이 움직이는 방향은 달라진다. 그것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이 주목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판단을 믿어야 한다.
 
이런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아마 내 또래의 부모라면 아이들을 통해 자연스레 경험했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새로운 앱을 시도해 볼 때, 유튜브 채널을 찾다가 문제가 생길 때 내가 도움을 구하는 대상은 남편도 친구도 아닌 10대의 딸이다. 벌어진 문제의 답을 가장 순발력 있게 효율적으로 찾으려 하는 딸의 모습을 든든해 하며 말이다. 멀티태스킹에 능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Z세대 학생들의 똑 떨어진 답을 들으며 그들이 이끌어갈 시간이 기대됐다. 나의 시간, 우리의 시간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말이다.
 
전 코스모폴리탄·우먼센스 편집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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