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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2번은 서울 7연패” 단일화 룰 ‘선방’ 날리는 안철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능한 빨리 단일화에 합의해야 하루라도 (유세할) 시간을 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능한 빨리 단일화에 합의해야 하루라도 (유세할) 시간을 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기호 1번과 2번의 대결이면 지금까지 (야권이) 서울에서 7연패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치러진 7차례의 대선, 총선, 지방선거에서 서울 지역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잇따라 패배했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일 “기호 2번으로 나오지 않으면 선거운동을 해주기 힘들다”고 압박하자 기호 4번(국민의당)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 선출이 하루 남은 가운데 안 대표는 잇따라 구체적인 단일화 구상을 내놓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나 나경원 전 의원이 아직까진 단일화 룰에 대해 말을 아끼는 것과 대비된다. 정치권에선 “안 대표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 공백 상태를 파고들어 단일화 이슈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①“무조건 19일 이전” 단일화 속도전

안 대표 측은 “단일화에서 중요한 건 속도”라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 등록일인 19일 이전에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통화에서 “18일에 단일화를 해도 야권이 힘을 합쳐 선거운동을 할 시간이 19일밖에 없다”며 “이르면 15일까지는 단일화를 결정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도 이날 “가능한 빨리 (단일화를) 합의해야 한다. 그래야 하루라도 더 (유세할) 시간을 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 대표가 빠른 단일화를 강조하는 건, 단일화 시기가 늦어질수록 위험 부담도 커진다는 판단에서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결국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의 승부가 핵심인데, 국민의힘 후보와의 난타전을 길게 끌고 갈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해 말 서울시장 출마 선언 이후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정부·여당에 대립각을 세워왔다.
 

②100% 시민여론조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성동구 고산자로 성동구청 내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를 방문해 구청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기호 1번과 2번의 대결이면 서울에서 야권이 7연패를 했다"며 기호 4번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종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성동구 고산자로 성동구청 내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를 방문해 구청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기호 1번과 2번의 대결이면 서울에서 야권이 7연패를 했다"며 기호 4번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종택 기자

안 대표 측은 단일화 방식을 놓곤 100% 시민여론조사를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국민의힘 최종 경선, 안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지대 단일화 모두 시민여론조사가 룰이었다”며 “갑자기 다른 방식을 거론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보다 당세가 약한 국민의당 입장에선, 동원력이 작용하지 않는 무작위 여론조사가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힘 유력주자들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는 것도 시민여론조사를 고수하는 배경이다. PNR리서치가 2일 공개한 야권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는 나 전 의원을 상대로는 42.4%대 26.2%로, 오 전 시장을 상대로는 41.1%대 26.1%로 각각 앞섰다.
 
국민의힘에선 ‘시민 참여 경선’ 카드로 맞불을 놨다.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당 초선 의원 모임 강연에서 “완전 개방형 시민참여형 경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참여 의사가 있는 모든 서울시민이 모바일 등으로 투표하는 방식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말이 시민 참여지 야권 단일화를 당원 투표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③‘노무현-정몽준’식 여론조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당시 이뤄진 경쟁력 조사 방식의 여론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중앙포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당시 이뤄진 경쟁력 조사 방식의 여론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중앙포토

 
안 대표는 여론조사 방식을 놓곤 “경쟁력 조사가 답”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누가 야권 단일후보로 적합합니까’라는 질문 대신,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구입니까’라고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를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을 꺾었던 ‘노무현-정몽준’식 여론조사”라고 설명했다. 당시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여론조사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경쟁할 후보로 누구를 지지합니까’라고 묻는 방식이었다.
 
야권 일각에선 “경쟁력 조사가 이뤄지면 안 대표가 최소 5%p 이상 이득을 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안 대표가 각종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박 전 장관을 앞서고 있기 때문에, 부동층의 선택이 국민의힘 후보가 아닌 안 대표에게 몰릴 것이라는 해석이다.
 

④기호 4번 고수

안 대표가 기호 4번을 고수하는 것을 놓고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단일화 과정은 물론, 선거 이후까지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기호 4번은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안 대표의 정치적 룸(room·공간)을 의미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만약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국민의힘과 윤석열 검찰총장 등을 포함한 ‘야권 재편론’이 불붙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입당을 거부하고 기호 4번을 고수해 자신만의 정치 공간을 유지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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