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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세뇌 당해" 5살 아이 굶겨 죽인 日 엄마

일본에서 다섯살 아들에게 주는 음식을 조금씩 줄여 결국 굶어 죽게 한 엄마가 경찰에 체포됐다. 특히 이 여성이 지인에게 '세뇌'당해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일본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 후쿠오카시 5세 남아 사망 사건
엄마와 지인이 유기치사 혐의로 체포
아이 엄마 정신적으로 세뇌, 돈 가로채
"아이들에게 음식 주지 말라" 지시도

지난해 숨진 당시 5세 쇼지로군과 용의자인 엄마 이카리. [사진 니혼테레비 뉴스 화면캡처]

지난해 숨진 당시 5세 쇼지로군과 용의자인 엄마 이카리. [사진 니혼테레비 뉴스 화면캡처]

3일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쿠오카(福岡) 경찰은 2일 후쿠오카 현 사사구리(篠栗)에 사는 이카리 리에(碇利恵·39)와 그의 지인인 아카호리 에미코(赤堀恵美子·48)를 보호 책임자 유기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이카리의 5세 아들 쇼지로(翔士郎)에게 수개월 동안 제대로 된 음식을 주지 않아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쇼지로는 지난해 4월 엄마와 형, 누나 등 4명이 함께 살던 맨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아이의 몸무게는 10kg 정도로 또래 아이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사인은 영양부족으로 인한 아사(餓死)로 판명됐고 어머니 이카리가 용의 선상에 올랐다. 
 

"정신적·경제적으로 지배…CCTV로 감시"

수사 과정에서 이카리와 그의 지인 아카호리의 이상한 관계가 드러났다. 두 사람은 5년 전 같은 유치원의 학부모로 만나 친해졌다. 이후 이카리는 아카호리에게 생활의 모든 것을 의지하며 통제를 받는 관계로 변해갔다고 한다. 
 
아카호리는 이혼하고 싱글맘으로 세 아이를 키우던 이카리에게 "이혼한 남편의 여자 관계를 조사해주겠다"며 통장과 현금 등을 건네받은 후 사실상 자기 뜻대로 썼다. 2019년 여름쯤에는 "위자료 소송에서 이기려면 돈을 모아야 한다"면서 가족의 식사량을 줄이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이카리 가족은 이후 아카호리가 가져다준 식료품으로 곤궁한 생활을 이어갔다고 경찰은 밝혔다. 아카호리는 이카리 용의자의 집 안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내가 감시하고 있으니 아이들을 너무 많이 먹이지 말라" 고 지시하기도 했다. 쇼지로 등 세 남매는 지난해 8월부터 영양 결핍 상태에 빠졌고, 쇼지로는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경찰은 아카호리가 이카리를 경제적·정신적으로 지배해 금전을 빼앗으려 했던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아카호리는 유기치사 외에 사기와 절도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해 일본 아동학대 통보 10만 7000건  

엄마 이카리는 "죽을지는 몰랐다"면서도 뒤늦게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아카호리는 "친하게 지낸 것은 맞지만, 식사량을 지시하거나 관리한 적은 없다"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아동보호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이카리 가족의 이웃이 아이들이 너무 심하게 여윈 것을 이상하게 생각해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은 이카리의 집을 방문해 아이들의 상태를 파악하고 육아 포기 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아동상담소에 통보했으나 이후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경찰이 학대 의심 혐의로 아동상담소에 통고한 사건은 10만 6960건으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10만건을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정 내 학대가 증가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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