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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외국인 79명 감염, 사각지대 방치하다 뒤늦게 "감시 강화"

최근 전국에서 외국인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외국인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생활하는 탓에 한 번 감염자가 발생하면 금세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사각지대로 꼽혀왔는데, 손을 놓고 있다 곳곳서 감염이 터진 뒤에야 대응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질병관리청 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경기 동두천에 거주하는 외국인 등 최소 79명이 집단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국인이 4~5명 정도 포함됐고, 나머지는 외국인으로 보인다고 방대본은 설명했다. 경기도와 동두천시에 따르면 외국인 감염자는 최소 84명에 달한다.  
2일 경기도 동두천시 중앙도심공원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일 경기도 동두천시 중앙도심공원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번 남양주 지역의 외국인 노동자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외국인 노동자를 상대로 한 익명검사와 선제 검사를 강화했다”며 “이번 (집단감염) 발견도 이 같은 선제적 익명검사 중에 발견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아직 검사가 진행 중인 만큼 향후 확진자는 더 늘 수 있다. 이상원 단장은 “(외국인 확진자가) 몇 개 사업장에서 발생했는지는 현재 진행 중인 익명 검사를 실명으로 바꾸고, 확진자에 대한 진술과 조사를 마친 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양주와 남양주에서도 외국인 관련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외국인의 경우 한 번 확진자가 확인되면 관련 생활을 공유하는 집단 내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터와 기숙사 등에서 공동 생활하며 3밀(밀접·밀폐·밀집)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서다.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어 모임 등을 통해 추가 전파가 이뤄질 위험도 있다. 
2일 경기 동두천시 내 중앙도심공원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외국인 가족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뉴스1

2일 경기 동두천시 내 중앙도심공원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외국인 가족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뉴스1

방역당국은 '선제검사'로 걸러냈다고 말하지만 코로나19 초기부터 감염 취약 집단으로 꼽혀온 외국인 근로자와 불법체류자를 방치하다 대규모 감염을 키웠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서는 지난 1월 외국인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했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이 유행했을 초기에 싱가포르에서도 잘 대응하고 있다가, 외국인 노동자 관련한 대유행이 나면서 통제 못 할 정도로 번졌다”며 “외국인 노동자에서 감염이 시작되면 큰 규모로 감염이 나타날 수 있어 감시체계의 사각지대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불법 체류자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도 검사받길 꺼릴 수 있어 방역망에 포착되지 않았다가 감염을 더 확산시킬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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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외국인의 경우 처한 위치에 따라 검사가 잘 안 될 가능성이 있다”며 “언어장벽 등 때문에 각종 방역 수칙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할 수 있다. 정부가 ‘알리고 있다’고만 할 게 아니라, 커뮤니티 리더 등에 먼저 접근해 적극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병철 교수도 “요양시설과 교정시설, 다중이용시설 등 사례에서 봤듯 집단감염이 터지면 그 뒤에야 조치한다”며 “결핵 감시체계처럼 커뮤니티를 통해 외국인 규모를 파악하고 밀집된 곳에 주기적으로 검사해야 유행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남양주보건소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8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남양주보건소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외국인 밀집지역에 대해 방역 점검을 벌여왔고 외국인 커뮤니티와 주한외국대사관 등을 통해 16개 언어로 코로나 관련 정보와 수칙 안내를 하고 있지만 이걸로 부족하단 얘기다. 지난달부터는 서울과 인천, 경기, 충남 등 외국인 근로자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 임시 선별검사소 15곳을 설치해 운영 중이지만, 자발적 검사에 기대야 하는 데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임시 선별검사소를 일부 마련했지만, 의료진이 계속 나가 검사하기엔 한계가 있고, 구석 곳곳에 설치하기 어려운 만큼 한두 달에 한 번씩 정도 주기적으로 검사를 쉽게 받을 수 있게 다른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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