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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새로운 제안' 요구하는데, 정부 “일본이 호응할 차례”

3ㆍ1절 기념사를 통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화 제안에 일본이 냉담한 반응을 보인 가운데 정부가 “이제는 일본이 호응할 차례”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ㆍ일 관계 해법과 관련 “해결책 논의를 위해서는 대화해야 하고,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며 “대통령께서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어제 이를 다시 전달한 것이고, 따라서 앞으로 한ㆍ일 간 정상적인 외교적 소통은 일본의 몫”이라고 말했다.  

한ㆍ일, 서로 '먼저 움직이라' 교착 상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ㆍ1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ㆍ1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뉴시스

“향후 외교 소통은 일본 몫”

앞서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은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해 “중요한 것은 두 나라 사이의 현안 해결을 위해 한국이 책임지고 구체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고, 현안 해결을 위한 한국 측의 구체적인 제안을 주시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이는 한국이 새로운 제안을 내놔야 한다는 뜻인데, 한국은 일본이 움직일 차례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도 피해자와의 소통 등 필요한 부분은 하겠지만, 고위급 소통이나 기념사 등을 통해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기 때문에 일본에서 호응해야 하는 차례”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과 관련, 한국은 2019년 한ㆍ일 기업이 참여하는 기금으로 피해자에게 보상하는 이른바 ‘1+1’ 제안을 했고 일본은 거부했다. 당국자는 한국의 제안이 여전히 ‘1+1’에 멈춰 있느냐는 질문에 “그 패키지 그대로라고 볼 필요는 없지만, (피해 배상을 위해)한국과 일본이 함께 역할을 하자는 것이 큰 틀에서 저희가 생각하는 형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은 일본 기업의 돈이 배상금으로 쓰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진척이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묻자 “그렇게 보면 전체 그림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日 기업 징용 배상 참여, 양국 평행선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 뉴스1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 뉴스1

실제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하는 한국은 일본 기업이 참여하지 않는 방안은 생각하기 힘들다. 하지만 일본은 어떤 형식으로든 일본 기업의 자산이 배상금으로 집행되는 것을 ‘레드 라인’으로 삼고 있다. 좀처럼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 상대방을 향해 ‘먼저 움직이라’고 요구하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의 적극적인 화해 메시지 발신에도 한ㆍ일관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여기에 지난달 법원이 위안부 피해자에 일본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한 뒤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당국자도 “지금은 위안부 판결 문제가 더 불거져 있고, 일본의 관심도 그 부분에 더 가 있다. 선후관계로 볼 수는 없지만, 위안부 판결 문제가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양쪽 모두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 대안이 필요하다고 해서 우리의 원칙을 거스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日도 위안부 ‘사죄’ 정신 부응해야”

외교부 당국자는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일본에 추가적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위안부 합의가 있는 상황에서 이를 파기하고 새로운 요구를 하진 않겠다는 뜻”이라면서도 “다만 위안부 합의의 작동을 위한 틀에서 중심이 되는 일본의 책임 통감 및 사죄 반성과 관련해 일본이 그런 정신에 부응하는 행동을 했느냐에 대해서는 지적할 것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 위치한 강제징용 노동자상. 뉴스1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 위치한 강제징용 노동자상. 뉴스1

일본 일부 정치 지도자들이 2015년 12ㆍ28 위안부 합의 이후에도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듯한 언행을 거듭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17년 민ㆍ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피해자 중심주의를 위배한 합의의 하자가 명백하다고 결론내리고, 일본이 거출한 10억엔의 사용을 중단한 것은 한국 정부다. 위안부 합의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선언, 합의의 또다른 핵심 요소인 ‘최종적 해결’도 부정했다.  

정의용 장관, 이용수 할머니 면담

한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3일 오후 3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면담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최영삼 대변인은 “이번 면담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할머니의 입장을 청취하고,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 회복, 문제 해결 방향 등에 대해 진솔한 의견을 나누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16일 프레스센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유엔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문을 읽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16일 프레스센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유엔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문을 읽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 할머니가 대표를 맡고 있는 ‘위안부 문제 ICJ(국제사법재판소) 회부 추진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할머니는 정 장관을 만나 한ㆍ일 정부의 위안부 문제 ICJ 회부를 위한 특별협정 초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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