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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라떼' 악습 '시보 떡 돌리기'…지방서도 퇴출 시작

지난해 서울 시내의 한 고등학교에서 열린 국가공무원 7급 공개채용 필기시험에 응시한 응시자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년도 국가공무원 7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은 3만4703명이 응시했다. 뉴스1

지난해 서울 시내의 한 고등학교에서 열린 국가공무원 7급 공개채용 필기시험에 응시한 응시자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년도 국가공무원 7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은 3만4703명이 응시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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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급 이하로, 시청·구청·군청에 근무하는 일반적인 공무원 시험 합격자는 6개월의 '시보(試補)' 기간을 거쳐야 한다. 일종의 수습사원으로 반년을 근무해야 정식 공무원으로 임용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시보가 끝난 공무원은 선배 동료 등에게 찰떡, 망개떡, 백설기 같은 떡을 맞춰서 돌리는 문화가 이어져 왔다. 선배 동료들의 "라떼엔(나 때는) 다했다"는 관행 때문이었다.  
 

경북도는 '시보-락데이(樂 DAY)' 지정하기도

이런 '시보 떡 돌리기'가 점차 사라지는 분위기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보 떡 돌리기 퇴출 목소리를 내면서다. 
 
경북도는 2일 "공무원노동조합과 함께 합리적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시보 떡 돌리기를 퇴출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보 기간이 끝난 신규 공무원을 위한 부서 차원의 축하 다과회 자리를 만든다. 이 자리 자체가 공식적인 행사가 되도록 이름을 '시보-락데이(樂 DAY)'라고 별도로 정했다. 
 
광역자치단체는 보통 시보가 없다. 8급 이상 공무원이 자리를 옮겨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북도는 도청을 이전하면서 신입 공무원을 별도로 뽑고 있다.  
 
퇴출되는 관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국·과장님 모시는 날’도 아예 사라진다. 국·과장님 모시는 날은 부서 또는 팀이 순번을 정하거나, 돈을 거둬서 국장·과장의 점심을 챙기는 관행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간부 공무원과 직원이 식사하는 경우 구내식당 이용을 권장하기로 했다. 또 외부에서 식사할 경우 비용 자체를 평등하게 부담토록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젊은 공무원의 눈높이에 맞춰 공직문화도 변해야 한다"고 했다.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청사 전경. [중앙포토]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청사 전경. [중앙포토]

 
좁은 지역 사회 특성상 조직 문화, 관행을 바꾸기 쉽지 않은 기초 지자체에서도 떡 돌리기 없애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분위기다. 경북 영주시와 성주군은 각각 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직장협의회가 중심이 돼 떡 돌리기 관행을 없애기로 했다. 시보가 끝나는 공무원이 있는 부서에 다과를 제공, 모든 동료가 해당 신규 공무원의 시보 마침을 축하해주는 자연스러운 자리로 만드는 방식으로 다.  
 
충주시도 공무원노동조합이 중심이 돼 축하케이크를 전하는 방식으로 시보 떡 없애기에 힘을 쓰고 있다. 과장 모시는 날은 직원 소통의 날로 이름을 바꾸고, 비용도 과장을 포함해 참석자 전원이 나눠 내기로 했다. 서울 종로구는 시보 떡 돌리기가 없도록, 올해부터 신입 공무원에게 구청장이 보내는 격려 메시지와 ‘다과’를 지급하고 있다.  
 
시보 떡 돌리기 퇴출 변화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일부 공무원도 있다. 대구지역 한 40대 공무원은 "시보 떡 돌리기라고 말하니 마치 신입 공무원에게 부담을 주고, 선배 공무원들이 떡을 얻어먹으려는 분위기가 관공서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냥 공직사회의 작은 '재미' 정도로 봐야 하는 거다. 떡 돌리기라는 말로 포장돼 공무원 직업 자체의 이미지가 저해된다"고 의견을 전했다. 또 다른 50대 공무원은 "떡이 부서에 돌기 시작하는 날은 웃음이 가득하다. 격려하는 모습도 곳곳에 보인다. 떡을 돌린 신입 직원에게 거꾸로 음식을 대접하는 관행이 있는 곳도 있는데, 그런 건 부각되지 않아 아쉽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공무원의 ‘시보 떡 돌리기'에 대한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시보 끝낸 여자 동기가 저렴한 떡을 돌렸는데 나중에 보니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었다” “이번에 시보 떼면 뭘 돌려야 할지 모르겠다”와 같은 내용이다.  
 
시보 떡 돌리기에 드는 비용은 떡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10만원 전후로 알려졌다. 오랫동안 돌리기가 있어서인지, 인터넷 쇼핑몰에 '시보 떡' 이라고 검색하면 세트 상품에 포장까지 된 떡 상품이 나온다.  
 
안동=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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