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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수첩서 네 이름 봤다" 조폭 폭행 신고자 아찔했던 순간

폭력 이미지. [일러스트 강일구]

폭력 이미지. [일러스트 강일구]

형사 수첩에서 발견한 '신고자 이름'

'선배 알기를 하늘같이 한다', '직계 선배에게는 머리를 90도로 숙여 조직의 위계나 세력을 과시토록 한다', '경쟁 세력을 제압해 폭력계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사건추적]
전주지법 군산지원, 징역 2년 선고
면담강요·공동폭행 등 5개 혐의 유죄

폭력조직 후배를 위협했다가 기소된 A씨(23)가 속한 전북 군산의 한 폭력조직 행동강령이다. A씨는 조직을 탈퇴하려는 조직원들을 폭행한 사건을 경찰에 신고한 후배에게 신고 사실을 자백하게 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경찰에 붙잡힌 다른 조직원이 형사 수첩에서 신고자의 이름을 본 게 사건의 발단이 됐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1부(부장 김동혁)는 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면담강요) 등의 혐의로 군산 모 폭력조직 조직원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11일 오전 0시45분쯤 군산의 한 장례식장 인근에서 조직원 B씨(21)를 차에 태운 뒤 경찰에 신고한 사실을 자백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당시 조직에서 탈퇴하려는 조직원들을 감금·폭행한 사건을 신고했다가 A씨에게 위협을 받았다.
 
재판부는 A씨와 함께 B씨에게 신고 사실을 시인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조직원 C씨(23)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공동폭행죄 등으로 기소된 나머지 조직원 2명에게는 각각 징역 10개월~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특가법상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해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면담을 강요하거나 위력을 행사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전북 군산시 조촌동 전주지법 군산지원 전경. 김준희 기자

전북 군산시 조촌동 전주지법 군산지원 전경. 김준희 기자

"폭력계 주도권 잡아야" 그들의 행동강령

판결문에 따르면 A씨가 속한 조직은 1986년 군산 지역 폭력계의 주도권을 잡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범죄단체다. 도대체 A씨는 무슨 범행을 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걸까.
 
조사 결과 A씨의 동료 조직원 9명은 지난해 2월 10일 오후 11시19분쯤 군산의 한 건물 지하주차장과 야산에서 "조직을 탈퇴하겠다"고 말한 조직원 2명을 집단으로 폭행했다. 이를 목격한 B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폭행에 가담한 조직원 6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도주한 나머지 3명은 이튿날 군산의 모 학교 앞에서 A씨를 만나 "누군가 경찰에 신고해 동료들이 경찰에 붙잡혔고, B씨가 제보자로 의심된다"고 했다.
 
이에 A씨는 B씨를 차에 태운 뒤 "네가 신고했냐"라고 추궁했다. 곁에 있던 조직원 C씨도 "네가 거짓말하면 맞아 죽는다. (A씨) 성격 알지 않느냐"고 협박했지만, B씨는 부인했다.
 
하지만 A씨가 동료 조직원이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며 "내가 너 같았으면 솔직하게 말하고 도망 가겠다"고 압박하자 B씨는 신고 사실을 털어놨다.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던 조직원 한 명이 책상 위에 펼쳐진 수사관 수첩에서 B씨의 이름을 확인한 뒤 A씨에게 '신고자는 B'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판사봉. [중앙포토]

판사봉. [중앙포토]

재판부 "국가 형벌권 행사 방해"

재판부는 면담강요 혐의 외에 A씨가 경찰의 추적을 피해 숨어 있던 조직원 3명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 인터넷 사설 도박을 할 수 있는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도박장소개설), 다른 조직원과 함께 시비가 붙은 시민을 바닥에 넘어뜨리고 폭행한 혐의(공동폭행) 등을 모두 유죄로 보고 형량을 정했다. 
 
재판부는 "범죄단체 탈퇴 조직원들에 대한 상해 사건의 범인들을 도피하게 하고 이 사실을 알고 있는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한 사안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사사건의 수사 관련자에 대해 위력을 행사한 범행은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의 실체적 진실 발견을 저해하고,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크다는 점에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군산=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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