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증세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막대한 재정이 소요된다는 명분이다. 어느 때보다 적재적소에 재정을 풀어야하지만 여당은 특정 지역 표를 노리는 '선심 입법' 폭주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이후 한산한 서울 명동 거리.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3/01/e48d51b0-b263-49a5-84e8-51fe06e9d1bd.jpg)
여당이 증세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막대한 재정이 소요된다는 명분이다. 어느 때보다 적재적소에 재정을 풀어야하지만 여당은 특정 지역 표를 노리는 '선심 입법' 폭주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이후 한산한 서울 명동 거리. [뉴스1]
4·3특별법, 아특법 등 수조원 드는 입법 강행
증세 공론화 앞서 재정 효율화부터 노력해야
코로나19 사태 이후 1~3차로도 모자라 또다시 20조원 안팎의 재난지원금을 적자국채 발행으로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서 여당이 당장 시급하지도 않은 “망국 입법”(경실련)을 밀어붙이는 건 코앞에 닥친 4·7 재·보선과 1년여 뒤 대통령선거를 염두에 둔 포퓰리즘 행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지난 총선에서 확인됐듯이 공짜 돈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재원 조달 방법이다. 이 정부 들어 씀씀이는 날로 커져만 가는데 정작 세수는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줄어들면서 재정 압박과 관련한 경고음이 거세게 울리고 있다. 여당에서 증세론의 군불을 때는 이유다.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고소득자와 100대 기업에만 연 3조~5조원을 더 걷는 부자 증세인 사회연대특별세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윤후덕 국회 기재위원장도 “증세를 공론화해야 한다”며 지도부 차원에서 증세 논의를 확대하는 모양새다.
국회가 그나마 재원 조달 방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런 식의 증세 논의는 적잖은 문제가 있다. 비단 한 국가 재정이 아니라 한 가정 살림살이도 불필요한 씀씀이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는 게 우선이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 사태로 재정 지출이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거나 미뤄야 한다. 하지만 여당은 정반대로 선거용 선심 입법을 무더기로 통과시켜 놓고는 세금을 올리자고 한다.
내용도 문제다. 근로소득자 가운데 세금 안 내는 비율이 37%인데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조세의 기본 원칙을 지킬 생각보다 고소득자들에게만 지속적으로 세 부담을 높이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여당은 증세가 정말 필요하다면 정교하게 설계한 후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부터 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