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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기적 되어줬다" 장기기증자 15세 아들의 깨달음

“죽음은 슬픔만이 아닌 감사와 희망으로 기억되는 것 같아요.”

 
중학생 김민준(15)군이 7살 때 겪은 아버지와의 이별은 남다른 의미로 남아 있다. 아버지는 밤에 누나와 함께 집을 나서 운동을 하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뇌사 상태에 빠진 김군의 아버지 김일영씨는 간과 신장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40대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아버지는 다정하고 따뜻했던 모습에 더해 뿌듯함으로 김군의 기억에 자리하고 있다. 2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군은 “어머니가 아버지는 마지막까지 새 생명을 주고 가셨다는 말을 했는데 당시에는 너무 어려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지금은 장기기증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생명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뜻깊은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고 했다. 김군은 이어 “누군가에게 기적이 되어준 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최근 5년간 뇌사 장기기증인 중 30·40대가 35%

고(故) 김일영씨의 사례처럼 최근 5년간(2015~2019년) 경제적 지원이 필수적인 미성년 자녀를 둔 많은 가장이 뇌사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이 기간 뇌사 장기기증인 2488명 가운데 30·40대가 874명으로 약 35%에 달했다. 어린 나이에 부모와 이별한 자녀들은 상당수가 심리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나이가 어렸던 김군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진 않다. 그는 “아버지랑 더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해 아쉽다”며 “어머니가 혼자 남매를 키우다 보니 힘든 부분이 있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미용실도 코로나19로 장사가 안돼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늘도 김군을 마음을 다잡는다. 비행기와 조립을 좋아해 항공정비사라는 꿈을 키워가고 있는 김군은 "아버지처럼 베푸는 삶을 살고 싶어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고 했다.
 

심리적 어려움…"힘든 결정했다" 위로받기도

지난 2019년 3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고(故) 김혁수씨의 딸 김예림씨.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지난 2019년 3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고(故) 김혁수씨의 딸 김예림씨.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대학생 김예림(24)씨는 지난 2019년 장기기증을 통해 3명의 생명을 살린 고(故) 김혁수씨의 딸이다. 김씨는 평소 건강했던 아버지가 갑자기 사고로 세상을 떠나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김씨는 "아빠의 장기기증을 결정하기까지 가족들과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버지의 장기기증 결정 이후에도 심리적 부담이 컸다고 했다. SNS에 올라온 누군가의 가족사진을 보면 울적함을 느꼈다고 한다. 
 
장기기증 결정에 대한 주변의 반응도 걱정됐다. 하지만 김씨는 뜻밖의 위로를 받았다. 그는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오신 분들이 '힘든 결정 했다. 수고했다'고 말해줘서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아버지의 간, 신장 등 3곳만 장기기증을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아쉽다"며 "평소에 미리 장기기증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면 결정도 쉽게 했을 것이다. 장기기증이 보편화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뇌사 장기기증인 예우…유자녀 장학금 지원  

장기기증 유자녀에게 힘을 보태는 곳도 생겼다. D.F(도너패밀리) 장학회다. 지난해 세워진 D.F 장학회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예우사업' 중 하나로 유자녀에게 장학금을 지원한다. 뇌사 장기기증인의 유자녀 가운데 중·고등학교, 대학교 교육과정을 이수 중인 학생이 대상자다. 기증인의 생명 나눔 정신을 기리며, 유가족이 장기기증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예우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올해는 총 10명이 선발됐으며 지난 22일 장학증서 전달식이 진행됐다. 김씨와 김군도 이번에 장학증서를 받았다. 김군은 "어머니가 많이 좋아하셨다. 조금이나마 가계에 보탬이 돼 좋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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