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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공채 시즌은 옛말?…수시채용 증가에 두 번 우는 취준생

비어있는 서울시내 한 대학의 취업정보 게시판. 연합뉴스

비어있는 서울시내 한 대학의 취업정보 게시판. 연합뉴스

3월 '공채 시즌'이 다가왔지만, 취업준비생(취준생)의 불안감은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구직난이 이어지는 데다, 대규모 정기 공채로 인재를 선발하던 대기업이 속속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고 있어서다. 취업 시장에서 '을'의 위치일 수밖에 없는 취준생들은 "수시 채용 확대 후 경력자를 우대하는 공고가 많아진 것 같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국내 813개 대기업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의 69.4%가 '수시채용'을 진행한다고 했다. 대기업 중에는 56.8%, 중소기업은 76.9%가 수시채용을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침체하면서 기업들도 점차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공채보다는 수시채용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취업컨설턴트로 활동하는 구호석 가온누리에듀 대표는 "공채는 신입 직원을 뽑아 일을 가르쳐서 쓰는 방법이었다면, 현재 같은 상황에서 공채를 고수하기엔 기업의 리스크가 크다"며 "공채가 입사자의 자부심과 충성심을 키워주는 하나의 방법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 실리가 더 중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공채 기근'에…취준생들은 이중고

취업난 속 이런 흐름은 취업준비생에게 더 가혹하게 다가온다. 실제로 취업준비생들은 채용 방식의 변화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취업준비생 3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시대 구직활동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업이 힘든 이유란 물음에 '기업의 경력직 선호'라는 답변이 47.4%로 가장 많았다. 잡코리아가 신입 수시채용에 지원한 경험이 있는 취준생 9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도 10명 중 7명(74.3%)이 '경력자 우대'를 수시채용의 단점으로 꼽았다.  
 
취업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채 기근'으로 사회초년생의 취업 문이 더 좁아졌다는 경험담이 이어진다. 한 이용자는 "공채에선 신입 합격이 가능하지만, 수시 채용에서는 직무 경험이 있는 경력직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기업이 수시 채용 위주로 인력을 뽑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취준생이 받게 된다"며 "인원이 필요한 직무에 원하는 인재만 소수로 뽑다 보니 구직난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수시 채용 관련 팁이 활발하게 공유되는 추세다. "수시 채용은 무조건 지원서를 일찍 내는 게 유리하다. 사측에서 맘에 드는 지원자가 나오면 공지 없이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라거나 "수시채용 국면에선 '묻지마 지원'식으로 무조건 많이 넣어보는 것도 돌파 방법" 등이다.
 
수시 채용으로 한 대기업 계열사에 취직했다는 A(28)씨는 "수시 채용의 최대 단점은 '언제 채용 공고가 뜨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며 "관심 있는 분야와 회사의 채용 공고를 꾸준히 살펴봐야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7일 통계청은 전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 235만3000명 가운데 대졸자가 48만6000명이며, 이 중 20~30대가 19만3000명이라고 발표했다.뉴시스

지난해 12월 27일 통계청은 전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 235만3000명 가운데 대졸자가 48만6000명이며, 이 중 20~30대가 19만3000명이라고 발표했다.뉴시스

 

"스펙보단 직무 경험 쌓아야"

전문가들은 공채 몰입도를 줄이고 취업 시장 지형도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대기업 HR 관계자는 "현업에 투입할 수 있는 인재가 중요해졌기 때문에 자격증과 같은 스펙 쌓기에 매달리기보다는 직무 이해도를 높이고 관련 경험을 쌓는 방향으로 전문성을 갖춰 채용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호석 대표는 "'직무 지식'과 '직무 역량'은 다르다"라며 "이제는 단순히 직무 지식보다는 직무를 줬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의지와 돌파 능력인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취업 시장에서는 변화에 따른 대처를 잘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현재처럼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손을 놓고 있기보다는, 작은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찾아서 경험을 쌓아 기업에 어필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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