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더오래]“사람이 먼저다”외친 마두라의 베네수엘라가 가는 길

기자
강정영 사진 강정영

[더,오래]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72)

“사람이 먼저다. 부는 동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부자들로부터 빼앗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우고 차베스의 연설에 인민들은 환호했다. 돈을 퍼주기 시작한다. 돈이 모자라자, 돈을 찍어내기 시작한다. 인플레가 1000만%까지 치솟았다. 정부는 석유회사를 포함, 수천 개 사기업을 빼앗았다. 국민들은 마침내 정의의 사도가 나타났다고 손뼉을 쳤다. 기업을 국유화하고 가격을 통제하자, 거의 모든 분야에서 생필품 부족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쓰레기통을 뒤져도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하자 해외 탈출이 시작된다. “세상 종말이 온 것 같았다. 먹을 것도 약품도 없었다”고 탈출자들은 울부짖었다.
 
이것이 기본소득제와 무상복지를 화끈하게 시행했던 베네수엘라의 실상이다. 이를 강력하게 추진해 지지율이 한때 99%까지 치솟았던 차베스는 사라졌지만, 이후 폭동이 일어나고 나라는 순식간에 벼락 거지가 되었다.
 
요새 재정을 화끈하게 풀어 코로나 피해를 전폭 지원하고, 한발 더 나가 전 국민대상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정치인들이 있다. 이를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나 되는 듯, 억지 논리를 끌어대기도 한다. 그들의 노골적인 압박에 국고 관련 부처에서는 재정건전성과 미래세대의 과중한 부담을 우려, 한계를 지킬 것을 호소하고 있다. 댐이 터져 강물이 마을을 덮치는 참사를 예방하자는 절규다.
 
표를 얻기 위한 위정자의 거짓 눈물을 악어의 눈물에 빗댄다. 기본소득 제도는 표를 의식한 '악어의 트릭'보다 더 나쁘다. [사진 pixabay]

표를 얻기 위한 위정자의 거짓 눈물을 악어의 눈물에 빗댄다. 기본소득 제도는 표를 의식한 '악어의 트릭'보다 더 나쁘다. [사진 pixabay]

 
기본소득은 재산이나 소득, 고용 여부에 상관없이 국민 모두에게 똑같이 지급하는 돈이다. 대상을 특정해 지원하는 통상적인 복지제도와 큰 차이가 있다. 가구가 아니라 개인에게 지급되며, 인공지능(AI)이나 자동화로 생기는 고용불안과 소득 양극화 현상을 바로 잡자는 데 있다. 또 생존 때문에 노예처럼 억지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을 막자는 것이다. 유토피아가 도래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를 실제로 실험한 국가가 핀란드이다. 2017년부터 2년간 실업자 2000명을 무작위로 선발, 조건 없이 월 약 71만 원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그 결과는 실패였다. 취업률에 차이가 없었고, 근로의욕만 상실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스위스에서는 기본소득제를 국민투표에 부쳤더니 77%가 반대했다. 재원 마련과 사회적 부작용이 더 크다는 이유였다. 지구상 유일하게 인구 70만명의 알래스카만 이를 시행하고 있다. 북극에 가까운 혹독한 생존 여건을 감안해 풍부한 석유자원으로 기금을 조성, 연간 240만 원 정도를 지급한다.
 
기본소득제를 시행하려면, 어디선가 또 누구인가는 그 돈을 대야 한다. 세금을 더 걷거나 다른 복지 혜택을 축소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노동하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환상적인가. 그런데 그 부족한 노동은 어떻게 할 것이며, 누가 땀 흘려 일하려 하겠는가. 과거 공산국가는 근로의욕이 상실되자 강제노동을 동원했다.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방법도 없다.
 
표를 얻기 위한 위정자들의 거짓 눈물을 악어의 눈물에 빗댄다. 기본소득 제도는 표를 의식한 ‘악어의 트릭’보다 더 나쁘다. 독일의 명재상 비스마르크는 정치의 핵심은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했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고 한다. 선심정책이 도를 넘으면 국가 재정 파탄을 초래한다. 베네수엘라를 보라. 아르헨티나도 엄청난 국가채무로 8차례나 디폴트를 선언하고 수렁에 빠져 있다. 그 시발점은 ‘아르헨티나여, 날 위해 울지 마오'를 노래한 에바 페론의 남편 후안 페론이 촉발한 복지정책이 70년간 반복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 탓이다.
 
한국의 국부는 세계 11위 수준이다. 한국 앞에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인도, 이탈리아, 캐나다, 스페인이 있다. 이만큼 국부를 쌓은 것은 수출로 번 돈을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절약한 덕분이었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무상복지 정책을 이어받은 마두라(사진)가 등장, 나라가 더 엉망이 되고 국민들의 해외 탈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사람이 먼저다' 구호를 만들고, 무상복지와 반미를 외쳤다. [AP=연합뉴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무상복지 정책을 이어받은 마두라(사진)가 등장, 나라가 더 엉망이 되고 국민들의 해외 탈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사람이 먼저다' 구호를 만들고, 무상복지와 반미를 외쳤다. [AP=연합뉴스]

 
이런 한국이 저들처럼 되어서야 되겠는가. 무서운 것은 국민들이 무상복지에 익숙해지면 근로의욕이 감퇴하고 더 큰 무상복지를 요구하게 된다. 정치인들은 표를 위해 '내일은 모르겠고 일단 퍼주자’는 식으로 나가게 된다. 그러면 돌이킬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깊은 수렁에 빠진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무상복지 정책을 이어받은 마두라가 등장, 나라가 더 엉망이 되고 국민들 해외 탈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차베스와 마두라 둘 다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를 추종하는 공산주의자였다. '사람이 먼저다' 구호를 만들고, 무상복지와 반미를 외쳤다. 그 결과, 열광하던 국민들을 고통의 수렁에 빠지게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다. 세금을 퍼부어서 지원하는 것은 일시적 앰풀 주사일 뿐 나중에 부작용이 크다. 통계청은 노동시장 붕괴로 작년 4분기 저소득층 소득이 10% 이상 줄고 있다고 한다. 기본소득제를 마치 유토피아처럼 선동하면 안 된다. 한국인은 부지런하다. 이런 국민들을 복지나 무상 지원을 공짜로 인식하게 만들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면 안 된다. 그러면 나라가 파탄 난다. 공짜 점심은 없다. 반드시 그 대가가 따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책임지지 않는다. 부담은 결국 국민 몫이다.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면 순식간에 나라 곳간을 털어먹는다. 나중에 후손들이 더 큰 고통을 받는다. 이런 어리석은 짓 하지 않기를 바란다.
 
청강투자자문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