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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중수청’ 속도전…윤 총장, 정권 수사 마무리 박차

윤석열 남은 시간 148일

윤석열. [연합뉴스]

윤석열. [연합뉴스]

앞으로 148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남은 임기다. 2019년 7월 23일 취임한 윤 총장은 오는 7월 24일 퇴임이 예정돼 있다. 검찰 안팎에선 다섯 달 남은 윤 총장의 임기 후반도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불거진 검찰수사권 완전 폐지를 위한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 설치 문제는 윤 총장 임기 후반부를 흔들 마지막 정치권발 시한폭탄이다. 여권은 공수처 설치에 이어 검찰개혁 시즌2로 중수청 설치를 예고하고 있다. 올 1월부터 시행된 검찰청법 개정안에 따르면 부패범죄, 경제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공직자 범죄, 대형참사 등 6대 주요 범죄에 대해 검찰이 수사권을 가진다. 하지만 중수청이 설치되면 이러한 범죄 수사 권한도 모두 검찰 손을 떠나게 된다. 여권 측은 중수청 설치가 비로소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를 완성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여, 상반기 내 중수청법 제정 목표
대검, 지방청 대상 의견 수렴 나서
김학의 출금 수사는 윗선 정조준

황운하, 김남국 의원 등 이 법안을 추진 중인 여당 의원들은 3월 초 입법 발의를 하고, 올 상반기(6월 중)에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한다. 법안 통과는 윤 총장 퇴임 불과 한 달여를 앞두고 예고된 상황이다. 이 법안이 처리되면 검찰은 기소와 공소 유지만을 전담하는 기소청 또는 공소청으로 남게 된다. 법 시행 유예기간을 고려하면 당장 검찰의 수사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실질적 권한을 가진 검찰총장은 윤 총장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
  
검찰 조직, 중수청 추진에 반발 가능성
 
26일 대검찰청은 법무부 요청에 따라 중수청 설치 관련 법안에 의견 취합을 요청하는 공문을 일선 검찰청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의견 취합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검찰 내에선 본격적으로 조직적 반발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검찰 안팎에선 윤 총장이 직을 걸고라도 중수청 법안 통과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 상태다. 윤 총장은 입장 표명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 내에서는 부정적 여론이 압도적일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는 윤 총장의 중수청 반대 의사 표명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 다른 변호사도 “윤 총장이 임기를 마치느냐 여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며 “남은 수사 권한까지 박탈하려는 여권에 맞서 검찰 수장으로서 강한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에서 주요 사건 지휘라인 유임이 결정됨에 따라 이들이 진행하는 수사 결과는 청와대·여권과 검찰의 갈등을 불러올 또 다른 불씨가 될 전망이다. 채널A 의혹 사건 수사(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 사건(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권상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2부장) 등이다. 5개월 남은 윤 총장 임기 내에 최대한 빨리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검 관계자는 “윤 총장 임기와는 별개로 남은 수사는 정해진 일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성 원전 수사는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측 고발로 시작됐다. 5개월여 만인 다음 달 9일 기소된 산업부 공무원들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다.  
  
다음 달 9일 ‘월성 원전’ 첫 재판
 
여권-검찰 갈등 예고하는 주요 사건들

여권-검찰 갈등 예고하는 주요 사건들

백운규 전 장관,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 핵심 인물들에 대한 수사가 남아 있다. 백 전 장관은 산업부 공무원들에게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을 직접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9일 법원은 범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청와대 윗선과의 연결고리를 캐기 위해 채 전 비서관 소환 조사가 예정돼 있다. 검찰이 채 전 비서관을 기소하면 결국 대통령 책임론으로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 향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2019년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무마 외압 의혹 수사팀도 남은 기간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윗선’의 개입 정황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수사팀은 이미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남아 있는 복병은 이성윤 지검장이다.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던 이 지검장은 수사팀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고 “불법 출금 수사를 막은 적 없다”는 내용의 서면 진술서를 제출했다. 채널A 사건 수사와 관련,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결론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 지검장의 신병 처리 문제는 향후 검찰 내부 갈등을 유발할 핵심 사안이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수사도 주목된다. 검찰은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기소를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신분으로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의 선거공약 설계에 개입한 혐의(공직선거법위반 등)를 받는다. 수사팀은 지난달 23일 이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고, 이 실장은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 이미 지난해 1월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황운하 의원, 송철호 울산시장,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13명에 대한 재판은 코로나19 여파와 변호인단의 증거목록 수정 문제 등으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여권이 검찰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사건 중 하나지만 윤 총장 퇴임 전까지 1심 재판 선고도 나지 않을 수 있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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