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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백신 접종 시작됐지만 방역 경각심 유지해야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첫 접종이 어제 시작됐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402일 만이다. 백신 접종은 집단면역 형성을 통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은 접종 순위 세계 105번째로 ‘지각 접종국’이다. 접종이 늦게 시작된만큼 백신 접종 대장정 와중에 길을 잃지 않도록 정부가 길라잡이 역할을 제대로 하길 바란다.
 

첫 확진 402일 만에 어제 첫 AZ백신 접종
접종률 최대한 올리는 노력 계속하고
집단면역 형성 때까지 거리두기 지켜야

백신 접종은 어제 오전 9시 전국 213개 요양시설의 입소자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됐다. 오늘부터는 의료진에게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접종 첫날 일부 부작용 호소가 있었지만 큰 사고는 없어 일단 다행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마포구 보건소를 찾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함께 접종 현장을 지켜봤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나온 정 청장과의 대화가 논란을 낳고 있다. 문 대통령이 정 청장을 가리키며 “우리 청장님은 언제 접종하냐”고 말한 뒤 “대통령은 언제 맞지요”라고 물었다. 동행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청장님이 대답을 잘하셔야 할 것 같다”고 말하자, 정 청장은 “순서가 좀 늦게 오시기를…”이라고 했다. 대통령은 늦게 맞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어제 접종이 시작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둘러싸고 65세 이상 유효성 논란이 제기되는 등 불신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마당에 대통령이 AZ 백신 접종을 피하려는 듯한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은 적절치 못했다.
 
68세인 문 대통령은 계획대로라면 4월 이후 접종이 가능하다. 따라서 ‘대통령은 정해진 순서대로 맞으면 된다’는 취지라는 설명이지만, 국민들의 백신 불안을 잠재우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발언이다.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 올리려면 백신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솔선수범해야 하는 이유다.
 
그제 제주에 운송된 백신의 배송 트럭 온도 이상으로 해당 백신을 전량 회수하는 소동이 있었다. 따라서 백신 접종이 정상적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질병관리청은 콜드체인 점검 등 진행 상황을 정밀하게 모니터링해서 문제점이 포착되면 신속히 보완해야 한다.
 
무엇보다 백신 물량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 국민 4355만명에게 접종할 백신 7900만명분을 확보한 상태다. 정부는 9월까지 국민의 70%에 백신을 접종해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2022년 중반이 돼야 가능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있는 만큼 물량 확보는 꾸준히 고민해야 할 숙제다.
 
백신 병목 현상에 대해서도 대비가 필요하다. 2분기 말부터 3분기 중에 국내 도입 백신 5종의 물량이 집중될 전망이어서 접종 인력 확보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와중에 의사면허 취소 관련 의료법 개정을 놓고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갈등을 빚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감염병 전문가들에 따르면 백신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자 코로나 극복의 성급한 기대감이 넘친 나머지 방심하면 4차 유행을 초래할 수 있다. 백신 접종과는 별개로 기존의 거리두기 경각심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기존 거리두기를 3월 14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은 오후 10시까지 식당 등의 영업이 제한되고, 전국 공통으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지침도 유지된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여전히 400명 선을 웃돌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로 초래된 위기의 한복판에 있다. 흔들림 없는 방역 정책과 성공적인 백신 접종이 이뤄져야 일상의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 지금은 백신 접종에 동참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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