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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취재] 끈질기게 만나자던 '4km 48세 남성'.txt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랜덤채팅 앱과 그 안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일어나는 성범죄. 참 오래된 얘기입니다. 10년 전에도 그런 기사가 있었으니까요.



[기동취재] 끈질기게 만나자던 '4km 48세 남성'.txt

시간이 흐르고 흘러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일부 랜덤채팅앱에 성인인증 절차를 추가했습니다. 눈에 띄는 변화는 가입할 때 휴대폰 인증을 요구한 겁니다. 범죄가 발생하면 적어도 그 상대방이 누군지는 찾아낼 수 있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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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내역을 캡쳐하거나 저장할 수 있어야 하고, 앱 운영자에게 사용자를 신고할 수 있는 기능도 함께 시행됐습니다.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건데 좀 달라졌을까요.



취재진은 지난 1월 중순, 랜덤채팅앱 30개를 다운받았습니다.



◆ 관련 리포트

[밀착카메라] "용돈 줄 테니 만나자"…여전한 랜덤채팅앱

→ 기사 바로 가기 : https://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989085



◆10대로 가입하자마자 "차에서 13만 가능?"



가입하자마자 쪽지가 쏟아졌습니다. 10대라고 해봤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용건은 대부분 용돈을 줄 테니 만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대뜸 내뱉는 성희롱성 말도 참 많았습니다. 취재는 해야겠는데 화면을 쳐다보기 싫을 정도로 거북했습니다. 리포트엔 모자이크 처리해 나간 화면 속에서 펼쳐진 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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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도, 이름도, 사는 곳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대방에 대해 내가 가진 정보는 딱 세 개. 상대방이 설정한 자신의 나이, 성별, 그리고 그와 나의 거리입니다. 고등학생이라는 취재진에게 '남48세 4km'는 나이 많은 남자에겐 관심이 없냐 물었습니다.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제안해온 '남32세 6km'는 본인이 수학선생님이라고 하더군요. 대뜸 13만 원을 줄테니 차에서 만나자고 묻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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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기자 신분을 밝히고 일부 남성을 만나봤습니다. 한 남성은 "왜 남자한테만 뭐라 하느냐"며 "자발적으로 앱을 이용하는 여자애들도 책임은 똑같다"고 했습니다.



◆14세 D양에게 접근한 어른들



정말 아이들에게 똑같이 책임이 있는 걸까. 취재진은 랜덤채팅을 이용해본 적이 있는 여자 청소년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이들에게서 랜덤채팅이 어떤 방식으로 아이들을 현혹하는지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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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D양이 랜덤채팅을 접한 건 1년 전, 14살 때입니다.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했을 시점입니다. 어린 마음에 집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래 남자아이 집에 들어가 지냈습니다. 어느 날 그 친구와 그의 친한 20대 형이 제안을 하나 해 왔습니다. 랜덤채팅 앱을 이용해 돈을 벌어오란 겁니다.



D양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낼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게 무서웠다"는 D양은 결국 랜덤채팅으로 세 번의 만남을 했습니다. 모두 3, 40대 남성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서 총 60만 원을 받았습니다. 그 돈은 20대 오빠가 모두 가져갔습니다. D양은 지금 다시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과 지냅니다.



"그 성인 오빠가 자기가 관리해주겠다면서 (돈을) 다 들고 갔어요. 그때 집 안 나갔으면 그런 일도 없었을 텐데 후회가 돼요. 뭐가 그렇게 잘못된 건지도 모르고선 앱을 사용하는 미성년자들이 있을 거고, 잘못된 걸 알면서도 그 앱을 사용하는 성인들도 있을 거니까요. 최대한 미성년자는 그런 앱을 못 쓰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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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과정에서 만난 다른 아이들이 털어놓은 말도 어두운 현실을 보여줬습니다.



"가출했고 돈이 없으니까. 대체로 10명 중에 한 6명은 쓰죠. 어른들은 솔직히 어린 아이들을 좋아해요. 미성년자인 거 알면서도 그냥 만나요." (B양/ 1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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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앱) 관리를 하면서 학생들을 데리고 그렇게 하기도 하고. 처음엔 밥 사준다는 식으로 접근해서 만나면 스폰 제안을 많이 해요. 가출한 걸 협박으로 잡아서 가출한 거 다 얘기한다 협박도 하고." (C양/ 15세)



부산진구청소년문화센터의 박용성 센터장은 전형적인 '그루밍' 수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성인들이 돈 필요하냐, 잘 곳 필요하냐 이렇게 접근해서 성매매까지 이뤄져요. 아이들이 거기에 쉽게 노출이 되더라고요. 자기한테 잘해주니까 쉽게 넘어가는 거죠. 거리로 내몰리는 아이들에게 지역사회가 보호막이 되어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인 겁니다."



◆"말씀드릴 게 없다"는 채팅앱



랜덤채팅을 운영하는 업체는 어떤 입장일까. 이용자가 많은 앱 사무실을 찾아가 봤습니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 유인이 발생하면 어떻게 조치하는지 물었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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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이 만들고 운영하는 랜덤채팅 앱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지만, 이에 대해 설명할 순 없다는 겁니다.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제안하는 쪽지가 숱하게 오가는 또 다른 앱 사무실도 찾아갔지만 주소지에 없었습니다. 집으로 추정돼 찾아갈 수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9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이 조건만남을 하는 주요 경로는 채팅 앱(46.2%), 랜덤채팅 앱(33.3%), 채팅 사이트(7.7%) 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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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랜덤채팅앱이 유해한 건 아닙니다. 앱 운영자가 애초에 성매매 관련 대화는 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기도 하고, 건전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조치하기도 합니다. 성매매 유인을 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경고문을 눈에 띄게 걸어두는 곳도 있습니다. 이렇게 철저하게 앱 환경을 관리하는 운영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든 대화를 현실적으로 모니터링 할 순 없지만, 신고가 오고 불법행위가 판단되면 영구 정지해요. 경각심을 갖지 않을까요. (방치하는 앱은) 아무래도 돈 때문일 거예요. 대화방을 열기 위해 돈을 쓰는 사람들을 그냥 풀어놓는 거죠."



◆"촘촘한 안전망 갖춰야 할 때"



경찰은 올해 첫 과제 중 하나로 랜덤채팅앱을 이용한 성범죄를 단속해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겠다고 했습니다. 여성가족부도 청소년 유해 매체물 판정을 받고도 계속 성인인증 절차나 신고 기능 등을 갖추지 않은 앱을 형사고발 하는 등 관리에 나섰습니다.



아동·청소년상담소 탁틴내일의 이현숙 대표는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아동과 관련해선 여러 가지 안전망이 촘촘하게 짜여 있어야 합니다. 플랫폼 사업자들의 자체적인 관리도 필요하고, 아이들이 대화 중 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기술적인 조치도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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