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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시 “하루 8만명 더 이용” GTX 왕십리역 신설 요구

안양·의왕·구리 등 지방자치단체에 이어 서울시도 중앙정부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3개 환승역 추가 신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 내 환승 거점이 추가되면 수도권 시민의 서울 접근성, 편리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이유지만 우후죽순으로 중간역이 생길 경우 ‘수도권-서울 도심 30분 내 도달’이라는 급행열차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역당 3000억원이 넘는 건설비용을 들여 수도권 집중만 강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GTX 왕십리역, 3097억원들지만…성동구, “경제성 있다”

서울시 GTX 역 추가 신설 제안.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서울시 GTX 역 추가 신설 제안.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5일 본지가 입수한 ‘GTX-C 왕십리역 정차 사전타당성조사 연구용역 요약’에 따르면 왕십리역을 신설할 경우 GTX-C 이용객은 하루 약 7만3000명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양주시 덕정역 수원을 잇는 GTX-C 노선은 당초 10개 역 하루 이용객 68만9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서울지하철 2·5호선과 분당선, 경의·중앙선 등 환승이 편리한 왕십리역이 생길 경우 이용객이 하루 76만2000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건설 비용이 만만치 않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토목설계 전문업체인 ㈜이산 등의 재무성 분석에 따르면 왕십리역 신설에 따른 총비용은 3096억6000만원이다. 이중 공사비는 1954억4000만원, 부대비와 예비비는 401억8000만원이었다. 여기에는 30년간 운영할 경우를 가정해 운영비 740억4000만원도 포함됐다.
GTX-C노선 하행(덕정~수원) 열차운전시뮬레이션(TPS) 분석. [자료제공=성동구]

GTX-C노선 하행(덕정~수원) 열차운전시뮬레이션(TPS) 분석. [자료제공=성동구]

 
열차 속도도 다소 느려진다. 청량리에서 삼성역으로 직행할 경우의 속도는 (하행기준) 시속 100.71㎞이지만, 왕십리역을 거칠 경우 운행속도는 청량리~왕십리역이 시속 64.78㎞, 왕십리역~삼성역이 시속 91.34㎞다. 이에 따라 정차시간을 포함한 전체 표정속도는 시속 91.07㎞→시속 88.91㎞로 약 2.16㎞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전체 운행 시간은 1분 12초 길어진다.
 
다만 향후 30년간 운행 시 운임수입이 5947억1000만원으로 예상돼 투자 타당성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1.0이 넘으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 편익비용비(B/C)가 1.10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GTX-C 이용 증가에 따른 교통사고 감소, 환경비용 절감 등 사회적 영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경제성 분석’에서도 편익비용비는 1.05로 나왔다.
 

“광화문·동대문·의왕·인덕원·갈매역도 지어달라”

재구조화 공사가 진행중인 광화문 광장. 서울시는 GTX-A 광화문역 신설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연합뉵스]

재구조화 공사가 진행중인 광화문 광장. 서울시는 GTX-A 광화문역 신설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연합뉵스]

 
문제는 각 지자체가 요구하는 신설 역이 한 두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날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에 공문을 보내 GTX-A 광화문역, GTX-B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신설을 건의했다”고 발표했다. 안양시와 의왕시는 GTX-C노선에 각각 인덕원역과 의왕역을 설치해줄 것을 요구했다. GTX-C노선을 남쪽으로는 수원→평택, 북쪽으로는 양주→동두천·연천까지 연장해야 하는 요구도 있다. 구리시는 경춘선 갈매역에 GTX-B 노선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각 지자체는 “더 많은 시민이 서울 도심에 속속들이 통행하기 위해서는 거점역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GTX 노선별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GTX-A노선을 이용하는 승객 중 서울역에서 하차하는 승객의 91%가 다른 대중교통으로 환승했다. 최종 목적지가 서울역이 아니어서 다른 교통 수단을 추가 이용해야 하고, 이에 따라 더 많은 이동시간이 소요된다는 의미다. GTX-B의 경우 창동역에서 하차하는 승객의 85%가 환승을 택했다.
 

‘수도권→서울 30분’ 취지 무색…비용 늘고 속도 저하

지난 2018년 12월 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분당선 왕십리역에서 청량리역까지 연장 운행하는 첫 열차가 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8년 12월 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분당선 왕십리역에서 청량리역까지 연장 운행하는 첫 열차가 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속도 저하 등 당초 급행철도의 취지를 무색케 할 수 있는 데다 ‘서울집중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장 서울시가 추산한 광화문역 건설 비용만 3474억원에 달한다. GTX-A 전체 사업비(2조9000억원)의 약 12%에 해당하는 비용이 역 하나에 투입되는 셈이다. GTX-A의 경우 민간사업자가 자기자본으로 시설을 건설하고 운영을 통해 비용을 회수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이지만 기존 계획에 없는 사업인 만큼 비용의 상당부분을 재정으로 감당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경실련)는 “서울역과 광화문역을 잇는 수많은 대중교통이 있는데 역 한 곳에 3500억원 가까운 비용을 투입하는 건 무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서울 내 역 3개를 추가해 시내 이동을 편리하게 하자는 건 서울 중심적 사고”라며 “수도권→서울 뿐만 아니라 서울→수도권으로의 접근성을 개선해 베드타운이 된 경기도의 기능을 개선하는 목적을 잊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장창석 국토교통부 수도권광역철도팀장은 “열차 운행 속도가 떨어지더라도 시민 편익 등이 충분하다면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도 “지자체가 요구한 신설 역만 10여개가 되는 상황이어서 모든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본다. 사업성과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방행정연구원에 맡긴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는 3월 중으로 나올 예정이다. 동대문역에 대한 편익비용비 분석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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