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이날 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발사체(누리호·KSLV-Ⅱ)의 최하단인 1단 로켓 성능을 검증했다. “연소시험 결과가 성공적이다”고 항우연은 발표했다. 내년으로 예정한 실제 발사와 동일한 자동발사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100초 동안 연소 테스트를 했더니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는 뜻이다. 한국형 발사체가 우주를 누빌 시간이 성큼 다가온 것이다.
![1단 인증모델 종합연소시험을 진행 중인 누리호의 1단 로켓 모습.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2/25/1a6a570b-5693-454a-8006-6102db0b24b8.jpg)
1단 인증모델 종합연소시험을 진행 중인 누리호의 1단 로켓 모습.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 1단 로켓 100초 연소시험 성공
문제는 가장 큰 추력(무게를 밀어서 들어 올리는 힘)을 내는 1단 로켓이었다. 한 개의 엔진만 사용하는 2단(75t급)·3단(7t급)과 달리 1단 로켓은 75t급 액체엔진 4개가 묶여 있다. 엔진 4개가 마치 한 몸처럼 동시에 점화하고 출력·성능까지 거의 같아야 발사체를 제어할 수 있다.
이처럼 까다로운 기술이 필요해 누리호 발사 자체가 연기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항우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1단 로켓의 후방동체를 제작하는 기업의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한국화이바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국가우주위원회가 이달 발사 예정이었던 누리호 발사를 1년 연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발사체 1단부 개발이 일정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5일 실시한 누리호 1단 로켓 인증모델 종합연소시험.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2/25/da2d626b-d07c-479b-8b2d-3195bedd08ae.jpg)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5일 실시한 누리호 1단 로켓 인증모델 종합연소시험.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날 화염을 내뿜은 75t급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조립 업무를 총괄했다. 주요 엔진부품 역시 100% 국내 기업이 제조했다. 불꽃을 점화하는 데 사용하는 부품(파이로 시동기)은 ㈜한화 화약부문에서 공급했다. 누리호가 공중으로 떠오르는 동력은 액체산소와 등유(케로신)다. 산화제탱크에 들어있는 액체산소와 연료탱크에 들어있는 등유를 터보펌프가 빨아들이는데, 이 터보펌프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에스엔에이치가 제작했다.
터보펌프가 빨아들인 연료와 산화제는 자동차의 실린더 역할을 하는 연소기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연소기를 만든 건 비츠로넥스텍이다. 또 밸브·점화기·배관 등 엔진에 동력·산화제를 공급하는 각종 부품이 모인 엔진 공급계는 스페이스솔루션과 하이록코리아·엔케이·삼양화학 등 국내 6개 기업의 합작품이다.
이렇게 연소기에서 폭발한 연료는 추력을 발생시켜 로켓을 공중으로 띄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100초간 연소시험에 성공했다는 건 국내 기업의 고온내열 소재 기술과 정밀가공 기술, 엔진 기술 등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리호 추력 능 확인…“최대 난관 통과”
![25일 오후 3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누리호 1단로켓의 발사 성능을 검증했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2/25/cd54549c-3bfe-409e-a203-8296ed9d46cf.jpg)
25일 오후 3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누리호 1단로켓의 발사 성능을 검증했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2단 로켓이 1단 로켓과 쉽게 분리될 수 있도록 로켓이 떨어져 나가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밀어주는 역추진 모터는 ㈜한화가, 발사대에서 로켓을 발사하기 전까지 로켓을 잡아주는 거푸집 모양의 지지대는 현대중공업이 만들었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공개된 제1발사대(사진 오른쪽)와 제2발사대(사진 왼쪽) 모습.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2/25/f8c6c40d-17b5-4f50-87e6-caeece4271c3.jpg)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공개된 제1발사대(사진 오른쪽)와 제2발사대(사진 왼쪽) 모습. [연합뉴스]
1단 로켓 개발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누리호는 올 10월 시험 발사된다. 시험 발사는 1.5t 무게의 탑재체를 궤도에 올릴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위성(탑재체)을 빼고 발사체만 발사해 성능을 검증하는 작업이다.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 누리호는 내년 5월 시험위성을 날려보낸다. 이것까지 성공하면 누리호는 추후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싣고 우주로 날아갈 예정이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연소시험은 누리호 발사 전에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것”이라며 “향후 개발 과정에 최선을 다해 누리호를 차질 없이 발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