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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총알받이냐" 동학개미가 연기금에 분통 터뜨린 이유

"국내 증시의 최대 악재는 국민연금의 '묻지 마 매도'입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을 원망하는 개인투자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올해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어서다.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25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2조742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개인이 26조9508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41거래일 순매도 행렬은 역대 최장 기록이다. 그런데도 연기금의 태도 전환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연합뉴스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연합뉴스

41거래일간 13조원 순매도

연기금은 위탁받은 공공의 자금을 운용하는 곳을 말한다. 국민연금이 대표적이다. 공무원연금·사학연금 같은 연금공단과 교직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도 여기에 들어간다. 흔히 증시 수급의 버팀목으로도 불린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 증시 위기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내는 등 증시를 떠받치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제 몫은커녕 투자자의 원성을 사는 처지가 됐다.  
 
개인투자자는 국민연금의 매도세가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다고 주장한다. 연기금이 많이 판 종목이 주로 대형주여서다. 연기금은 41거래일간 삼성전자를 4조1601억원어치 순매도했고 LG화학(-8500억원), SK하이닉스(-7345억원), 현대차(-6705억원), SK이노베이션(-4859억원) 순으로 많이 팔았다. 
 
반면 이 기간 개인들은 이들 주식을 모두 순매수했다. 특히 삼성전자(13조5417억원)를 12조4317억원어치나 사들였다. 연기금이 많이 판 종목이 개인이 산 종목과 겹치는 셈이다. 
 
개인투자자들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동학 개미가 연기금의 총알받이냐, 감사원은 연기금을 즉각 감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매도에서 연기금으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모양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최근 "국민연금의 대량 매도 이유가 궁금하다" "중시의 대세 상승을 막는 행위를 중단하라" 등의 글이 올라왔다.  
코스피 시장서 누가 주식 사고 팔았나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코스피 시장서 누가 주식 사고 팔았나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국민연금 "자산배분 조정"…매도세 이어질 듯 

개인투자자의 이런 비난 목소리에도 국민연금은 "자산배분 조정 차원일 뿐"이라고 항변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말 19.6%였던 전체 투자 자산 중 국내 주식 비율을 올해 말 16.8%까지 낮춰야 한다. 반대로 해외 투자 비중(지난해 36.1%→2024년 50%)은 늘려나가는 추세다. 
 
국내 주식이 많이 올라 수익률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수익률은 34.66%로 해외주식(10.22%), 국내 채권(1.71%) 등보다 높았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직접 운용 외에 위탁 운용을 한다"며 "위탁한 자산운용사가 수익 실현을 위해 주식을 팔면 이 부분도 연기금으로 잡힌다"고 설명했다. 주가 하락의 주범이란 지적에 대해선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매도 속도와 양을 조절하는데, 그런 평가는 맞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4일 "주가가 2000~3000선일 때 리밸런싱(자산배분 재조정)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기금운용본부에서 검토하고 다음 기금위에 보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연기금의 주식 매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1~2월에 주식을 10조원 넘게 판 만큼 매도 강도는 약해지겠지만, 5~6월까지 순매도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수가 밀리면 연기금의 매도 속도가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최근 채권 가격 하락(채권 금리 상승)으로 주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졌을 가능성도 있어 매도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기금의 주식 순매도 속도를 고려할 때 6월에 목표 비중을 달성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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