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긴급한 경우 간호사에게 코로나 19 백신 접종을 허용해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를 직접 겨냥한 글이다. 의협은 최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는 내용이 핵심인 ‘의료법 개정안’에 반발하며 총파업이라는 강수를 뒀다.
만일 의협 주장대로 전국 의사 총 파업이 이뤄져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차질이 빚지 않도록 간호사가 접종 전단계를 책임지게 한다는 취지다. 이 지사는 “의협의 불법 파업이 현실화되면, 1380만 도민의 생명이 위험에 노출된다”고 적었다. 이 지사 주장대로 백신 접종을 간호사에게 전적으로 맡기는게 가능할까.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의사·간호사 '한팀'으로 움직여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접종자는 15∼30분간 병원 등에 머물게 된다. 이상 반응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만일 접종자가 이상 반응을 보인다면 의사의 응급처치가 이뤄진다. 이 지사의 주장은 예진→진찰→판단→접종→관찰→응급처치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간호사에게만 맡기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지만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문 예방접종 대비 모의훈련이 열린 23일 전북 전주시 평화보건지소에서 관계자들이 예행 연습을 하고 있다. 뉴스1
전문가 "각자 역할, 전문성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23일 충남의 한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방문한 시민들을 분주히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의료법 개정 사안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예진은 환자가 처한 여러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어지럽다’ 할 때도 주사를 놔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한다”며 “이런 판단을 못 해 무책임하게 환자를 다 돌려보내면 비효율적이다. 경험 있는 의사가 해야 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접종 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예진이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의사가 책임진다. 의사-간호사의 책임 분배가 이뤄져 있는 것이다. 더욱이 화이자나 모더나 처럼 새로운 플랫폼의 백신은 전통방식의 백신보다 수배의 알레르기 반응이 보고됐다. 예진이 더욱 중시된다.
의료계에서는 백신 접종이 이 지사 글처럼 ‘경미한’ 의료행위가 결코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를 비판했다. 임 회장은 “그 경미한 의료행위로 (대표 백신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가 와 30분도 안 돼 사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민욱·이우림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