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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취재]특혜가 된 '공무원 특별공급' 아파트...'세종시'의 딜레마.txt

요즘 다른 부서 공무원들의 부러움을 받는 부서가 있습니다. 바로 중소벤처기업부입니다. 대전시에서 세종으로 옮기는데, 소속 공무원이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 대상이 됐습니다.



[기동취재] 공무원 도시 '세종시'의 딜레마.txt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의 가격상승률은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로 44.97%가 올랐습니다. 세종시 다음으로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대전시 유성구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가 20%대 상승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입니다.



일반 직장인들은 회사를 옮긴다고 아파트 특별공급이라는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공무원들의 이런 특별공급 기회 자체가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요즘 같이 아파트 청약이 로또 당첨만큼 어려운 시대엔 더 그렇습니다.



특히 대전시와 세종시는 같은 권역이라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깝고 중소기업벤처부(이하 중기부)가 위치한 현재 대전청사에서 이전 예상 부지로 고려되는 세종시 국무조정실까지 23km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jtbc 특혜가 된 공무원 특별공급 아파트jtbc 특혜가 된 공무원 특별공급 아파트
세종시 일반 공급 경쟁률은 153.3대 1, 세종시 이전기관 공무원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이전기관 특별 공급에는 7.5대 1입니다. 경쟁률이 20배 차이가 납니다.



사실 중소기업벤처부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습니다. 세종시 특별공급은 주소지를 세종으로 바꾸는 모든 공공기관에 일괄 적용되는 것이고 대전이니 청주니 거리에 특례나 제한을 두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죠.



대전에서 세종에 분원을 낸 충남대병원의 모든 직원도 이 특공 대상이 됩니다. 또 이번에 이전하는 중기부 공무원들의 경우 '다른 부서 공무원 선배'들보다 훨씬 깐깐한 조건을 지켜야 아파트 특별 공급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전매제한도 금지되고, 실거주 기간도 5년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이렇게 제한을 강화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세종시에선 지난 10년간 10명 중 1명의 공무원이 공무원 특별 공급을 받아 차익을 남기고 아파트를 팔았습니다. 소위 딱지라 불리는 분양권을 판매한 이들도 1700명이 넘습니다. 세종시로 이전한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이 딱지 거래를 통해 차익을 실현한 겁니다. 당시엔 전매 제한이 없어서 법적 처벌 대상도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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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아파트 특별공급은 공무원들에게 삶의 최소 요건을 주는 것이 아니라 수억 원의 잉여재산을 주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되었다는 건 공무원 사회 내부에서도 제기되는 문제입니다.



참여정부는 왜, 토지의 공공성 생각하지 못했을까



그럼 이쯤에서 근본적인 의문점이 듭니다. 혁신도시를 만들 때 처음부터 공무원 정착을 위해 공무원 특별공급이라는 유인책보다

공무원 장기임대, 토지는 국가가 소유하고 아파트만 장기로 빌려주는 방식을 선택했으면 어땠을까. 특히 세종시가 부동산값 상승으로 투기 세력과의 전쟁을 치렀던 참여정부가 만든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아쉽습니다.



이에 대해 국토부 소속으로 행복청을 관리하는 한 과장급 공무원은 "만약 그렇게 진행됐다면 지금의 세종시처럼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도시를 발전시키는 추진력 중 하나가 지대와 집값의 상승으로 인한 이익실현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세종시가 국토균형발전, 수도권 과밀을 해결하기 위해서 국가가 토지를 수용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당시에 토지를 공공택지로 바꿔 땅을 강제 수용했는데 거기에 만들어진 아파트는 사유재산을 늘리는 수단이 된 셈입니다. 그 땅에 지어진 아파트를 특정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선택적으로 나눠주는 게 당시 참여정부가 설계한 '공정'일까요.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성달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근본적으로는 균형발전을 제대로 하려면 서울의 집값, 집이 투기 수단이 되지 않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면서 또 한쪽에서는 토지 자체가 개인의 불로소득으로 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도 같이 가야 하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습니다. 김 국장은 공무원 특별 공급제도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언급했습니다. 그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배려해야 할 대상에게 특별공급을 해주는 것인데, 다자녀 가구, 신혼부부, 장애 혹은 저소득 가구이지 공무원들이 우리가 사회적으로 특별하게 배려해줘야 할 대상이 아니거든요"라면서 "국토 균형 발전의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인데 그 방향이 잘못되고 있다는 게 드러난 만큼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 중기부 공무원들 '자존심 상한다'지만 직원 80%가 특공대상



취재가 시작되자 중소기업벤처부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직에 헌신하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자존심 상해한다"라구요. 물론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것입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중소벤처기업부(499명)의 주민등록상 주소지('21.2.8 기준)를 확인해봤습니다. 대전으로 이전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서울에 거주하는 공무원이 32명, 대전이 288명, 세종시와 기타 시도에 거주하는 이들은 107명에 다다랐습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이들을 제외하고 전체 직원의 80%인 427명의 직원이 특별공급의 대상자가 되는 겁니다.



중소기업벤처부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전국의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주는 혜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공무원이 누리는 '명예와 자존심'이 아파트 차익 때문에 훼손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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